9월 앞두고 BTC는 11만 달러 박스권, ETH는 업그레이드·기관 수요에 랠리
알트코인 확산…SOL ETF·자산운용사 펀드 모금으로 주목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은 9월 들어서며 뚜렷한 분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BTC)은 거시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헤지 수단'으로 자리매김하는 반면, 이더리움(ETH)과 솔라나(SOL)는 업사이드(상승) 기대가 집중되는 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시간 4일 오후 7시 45분 기준 비트코인(BTC) 가격은 24시간 전에 비해 0.48% 내린 11만92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이더리움(ETF)는 0.9% 상승한 달러를 4411.21달러를 가리키고 있으며, 솔라나(SOL)는 208.39달러로 0.74%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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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이더리움(좌)과 비트코인(우) 일러스트 이미지 [사진=로이터 뉴스핌] |
◆ 비트코인, 11만 달러대 횡보…"거시 헤지 자산"
비트코인은 최근 며칠 11만달러 근방에서 박스권 움직임을 보이며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14년 중 9번 9월에 하락했던 '역사적 약세'가 경계심을 키우고 있다. 옵션 시장에서도 풋(매도) 수요가 늘며 방어 심리가 강화됐다.
싱가포르 기반 트레이딩사 QCP캐피털은 최근 보고서에서 "시장에선 여전히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정치적 압력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는 의구심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불신은 미국 장기금리에 붙는 '기간 프리미엄(term premium)', 즉 추가 위험 보상이 높게 유지되는 배경이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QCP는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미 달러화가 약세 흐름을 보이자, 투자자들이 가치 저장 수단으로 인식하는 자산들—대표적으로 비트코인과 금—이 더 매력적인 헤지 수단으로 부각되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이더리움, 기관 매수·네트워크 업그레이드 기대
반면 이더리움은 4400달러 선에 안착하며 상대적 강세를 이어갔다. 이더리움 기반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자금 유입과 '푸사카(Fusaka) 업그레이드' 기대가 겹치면서 구조적 수요가 커졌다는 평가다. 기술 업그레이드를 통해 네트워크 성능이 개선될 경우, 이더리움의 활용성과 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더리움 옵션 시장에서도 투자 심리가 개선되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보통 옵션 시장에서는 '리스크 리버설(Risk Reversal)'이라는 지표를 통해 콜옵션(상승 베팅)과 풋옵션(하락 베팅) 중 어느 쪽 수요가 더 강한지 확인하는데, 최근 이 지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다시 말해, 하락에 베팅하는 수요보다 상승에 베팅하는 수요가 점차 커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흐름은 예측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암호화폐 기반의 예측 시장 플랫폼인 폴리마켓에서는 다수의 트레이더들이 이더리움 가격이 5000달러 선을 돌파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으며, 이러한 기대감이 실제 시장 심리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 솔라나, 알트코인 랠리의 선두
알트코인 중에서는 솔라나(SOL)가 단연 눈에 띈다. 비트코인은 11만 달러대에 머물며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못했고, 이더리움은 사상 최고가 경신 후 조정 국면에 들어간 반면 솔라나는 8월 초 대비 22% 오르며 지난 한 달간 코인데스크 20 지수 내 최고 성과 종목 중 하나로 꼽혔다.
최근 미국 내 선물기반 ETF 상장에 이어, 반에크·피델리티 등이 현물 ETF를 신청해 대기 중이다. 또한 최소 3개의 솔라나 전용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DATs)가 자금을 모으고 있어 최대 26억 달러 규모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도 언급된다.
여기에 갤럭시 디지털이 자사 주식을 솔라나 블록체인에서 토큰화했고, 알펜글로우 업그레이드로 거래 속도·안정성이 개선될 예정이라 호재가 이어지고 있다.
암호화폐 자산운용사 아르카(Arca)의 제프 도먼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솔라나가 올해 초 이더리움이 보여준 랠리를 재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확산, ETF 자금 유입, DATs의 꾸준한 매수세가 이더리움의 200% 급등을 이끌었다"며 "솔라나도 같은 시나리오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