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키이우 공격...백악관 "불쾌하지만 놀랍지 않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간 회담은 성사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밝혔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메르츠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에 합의됐다고 알려진 것과 달리, 젤렌스키와 푸틴의 회담은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백악관은 푸틴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회담에 동의했으며 준비가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크렘린궁은 이를 공식 확인하지 않았고, 정상회담 일정도 아직까지 잡히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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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왼쪽)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오른쪽)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25일에는 "그들이 실제로 만날지 모르겠다"면서 회담 불확실성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주 초 푸틴 대통령과 대화했다고 밝히며, 젤렌스키에 대한 푸틴의 반감이 양국 정상 간 회담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두 정상은 지난 2019년 단 한 차례 만난 바 있다.
이어 26일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끝내지 않을 경우 러시아에 심각한 경제 제재가 있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향해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
현지 당국은 이날 늦게 러시아의 공습으로 키이우의 한 아파트 건물이 파괴되면서 21명이 숨졌다고 발표했다. 수색·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며, 잔해 속에 더 많은 사상자가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으로 키이우에 위치한 유럽연합(EU) 대표부 건물도 피해를 입었다.
메르츠 총리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공격을 규탄했다. 그는 자신의 X에 "러시아가 또다시 본색을 드러냈다"며 "EU 대표부까지 공격 대상이 된 사실은 러시아 정권의 파렴치함이 점점 더 노골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썼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러시아의 공습에 대해 "불쾌했지만 놀라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들에게 "두 나라는 오랫동안 전쟁을 해왔다"며 "러시아가 이번에 키이우를 공격했고,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도 최근 러시아 정유소를 타격했다. 이는 8월 내내 이어진 공격의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레빗의 발언과 같은 날 오전 키스 켈로그 미 특사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이번 공격은 극도로 악질적이며 평화 노력에 위협이 된다"는 글은 푸틴의 태도에 대한 미국 행정부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유럽·러시아·유라시아 프로그램 선임연구원 마리아 스네고바야는 "푸틴의 목표는 트럼프가 자신이 대화 의지가 있다고 믿게 하는 동시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공세를 이어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금요일에는 안드리 예르막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 등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들이 미국을 방문해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과 전후 안보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전 논의에서의 압박 기류는 약해진 것으로 보인다.
존 허스트 전 우크라이나·우즈베키스탄 주재 미국 대사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푸틴은 젤렌스키를 만날 의지가 전혀 없다. 그의 관심은 제재를 피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이번 공습 직후 우크라이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 회의를 요청했으며, 회의는 29일 오후 뉴욕에서 열릴 예정이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