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때 외국인 선수 구성에서 KBO 리그 최상위 평가를 받았던 kt가 올 시즌 용병 이슈로 깊은 고민에 빠졌다. 팀의 창단 첫 통합 우승을 함께한 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는 최근 작별을 고했고,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 역시 부진으로 퇴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kt가 후반기를 앞두고 큰 결단을 내렸다. 팀의 첫 통합우승을 함께했던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와 이별을 택한 것이다. 함께한 7년, 적지 않은 시간과 추억이 있었지만, 구위 하락과 팀 상황을 고려해 새 투수 패트릭을 영입하며 과감한 변화를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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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kt의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가 13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적시타를 때린 뒤 세리머니 하고 있다. [사진 = kt] 2025.04.13 wcn05002@newspim.com |
kt는 20일 수원 한화전을 앞두고 쿠에바스와 가족을 초청해 고별 행사를 열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고민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외국인 타자 로하스의 부진이 또 다른 고민거리다.
로하스는 kt에서 6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 장수 외국인 선수다. 2020년 정규시즌 MVP를 수상한 뒤 2021년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로 떠난 로하스는 무려 4년 만인 지난해 복귀해 타율 0.329, 32홈런, 112타점이라는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또 최근엔 KBO 역대 외국인 최다 홈런 기록(177개)을 세우며 개인적인 이정표도 달성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타율은 0.250으로 하락했고, 홈런은 13개, 타점도 42개에 그쳤다. 출루율과 장타율도 동반 하락했다. 전반기에는 2군에 내려가기도 했고, 타격 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사설 아카데미까지 찾았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특히 후반기 시작 후 한화와의 3연전에서도 11타수 1안타 1볼넷 3경기 연속 멀티 삼진이라는 아쉬운 기록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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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 로하스 주니어. [사진=kt] |
kt는 현재 주전 포수 장성우가 허리 부상으로 빠진 상황에서 로하스를 4번 타순에 넣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로하스의 타격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자 kt를 상대했던 한화는 에이스인 안현민을 볼넷으로 내보낸 후 로하스를 상대했고, 로하스는 번번이 기회를 놓쳤다. 로하스가 부진하자 팀도 후반기 초반 3연패에 빠졌다.
로하스는 올해 만 35세. 야구 선수로선 황혼기에 접어든 나이다. 그러나 작년 활약이 워낙 뛰어났기에 이렇게 빠르게 에이징 커브가 찾아올 것이라 예측한 이는 많지 않았다. 일부에선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결국 로하스를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하지만 상황은 간단하지 않다. KT는 이미 쿠에바스를 방출하고 새 투수 패트릭을 영입했다. 여기에 180만 달러(약 25억원) 전액 보장으로 계약된 로하스까지 정리하고 새로운 타자를 들이는 건 재정적으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kt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한 명의 교체는 단행했지만, 남은 과제를 해결할 해법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