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문선 기자 =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 유흥식 라자로 추기경(74)은 3일 "이재명 대통령께 올해 중 교황청 방문을 제안드렸고, 대통령 측도 레오 14세 교황을 뵙고 싶다는 뜻을 교황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유 추기경은 "대통령 측에서 교황 선출 이후 두 차례 서신을 보내 왔고, 그 서신을 직접 교황께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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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14세 교황.[사진=로이터 뉴스핌] |
이 대통령과 레오 14세 교황의 만남은 오는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를 앞두고 남북 관계 회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유 추기경은 "남북한 평화는 세계청년대회의 가장 큰 주제가 될 수 있다"며 "교황께 관련 설명을 드렸고, 잘 들으시며 마음에 새긴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문재인 전 대통령도 2018년 교황청을 찾아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북 초청 의사를 전달한 바 있으나, 당시에는 북측의 응답이 없어 성사되지 않았다.
유 추기경은 레오 14세 교황과 교황청에서 함께 일한 인연도 언급했다. 그는 "같은 숙소에 머물며 자주 승강기에서 마주쳤다"며 "가깝게 지낸 사이"라고 말했다. 또 "교황은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기보단 다른 이들의 의견을 잘 듣고 메모하는 스타일"이라고도 전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진취적인 분이었다면, 레오 14세 교황은 조용하지만 경청하는 분"이라며 "그가 미국인이라는 점보다 페루 빈민가에서 20년간 선교한 이력이 큰 인정을 받았다"고 말했다.
추기경은 지난 12·3 불법계엄 사태와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한국에서 어떻게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냐며 기도해주셨다"며 "추기경들도 놀라워했고, 부끄러운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사회를 향해 "한국은 인간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며 "예수를 믿는 이들이 이웃들에게 소금과 누룩 역할을 하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정치인을 위해 기도하지 않으면 비판할 자격도 없다'고 하셨고, 저도 같은 생각"이라며 "정치인들이 어려운 사람을 위해 애를 썼으면 한다"고 전했다.
moonddo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