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대 부총재 간담회…집값→가계부채 증가 "통화정책 더 큰 고려 사항 됐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되면 외환 자유화 등 한은 입장 굉장히 달라질 수 있어"
[서울=뉴스핌] 온종훈 선임기자 =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24일 "경기 흐름만 보면 금리인하 사이클에 있지만 가계부채와 외환시장 등 금융안정 상황 때문에 시기와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부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별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 기준금리는 한은이 추정한 중립금리 범위의 중간 수준"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현재 기준금리(연 2.5%)에 대한 평가와 함께 서울 집값 상승으로 대변되는 금융안정 위험이 향후 통화(금리)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데 있어 중요 고려 요소가 됐다는 점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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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가 24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기자간담회을 열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2025.06.24 photo@newspim.com |
그는 "서울 일부 지역이긴 하지만 주택 가격이 굉장히 빠르게 상승하고 그에 따라 가계부채도 빠르게 오를 수 있다는 측면에서 예의 주시하고 있다"라며 "(집값과 가계부채가) 이전에도 고려 요소였지만 더 큰 고려 사항이 됐다"고 덧붙였다.
유 부총재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하락에 대해 설명하면서도 부동산 부문으로 자금이 몰리는 것이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생산성이 높지 않은 부동산 부문, 특히 수도권 부동산으로 신용이 집중되는 것은 자원의 비효율적인 배분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인구 구조, 지역별 양극화 등 다른 부정적인 구조적 요인과 밀접하게 연관돼 상호 상승 작용을 일으킨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말 계엄 이후 급격히 침체됐던 민간소비에 대해서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 부총재는 "민간소비는 점차 개선 조짐을 보이고 있고, 설비투자는 괜찮은데 건설투자 부진은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 같다"며 "현재 재정쪽에서 내수 침체에 대한 대응이 이뤄지고 있어 전체적으로 (내수가) 미약하나마 나아질 것"이라고 봤다.
유 부총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우려되는 부분이 많다"는 한은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그는 "잠재적인 혁신 가능성에 대해서는 스테이블코인의 도입 취재에 대해 기본적으로 공감한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게 되면 외환 자유화, 원화 국제화에 대한 우리의 기본 입장이 굉장히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스테이블코인 발행이 사실상 내로우뱅킹(대출 없이 지급 기능만 수행하는 제한된 형태의 은행) 허용과 마찬가지인 만큼, 금융산업 재편 논의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이 시중 은행들과 진행 중인 '예금토큰' 활용성 테스트(파일럿) 사업인 '프로젝트 한강'과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연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스테이블코인 관련 정책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것이 먼저라고 답했다.
예금토큰은 각 은행이 보유한 예금(고객이 맡긴 돈)을 기반으로, 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로, 한은이 구축한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네트워크 위에서 유통된다.
ojh11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