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23일 은행연합회 정기이사회 만찬 참석
한은, 은행 주도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강조
비은행 참여에는 외환 관리 혼란 등 우려 표해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이재명 정부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속도를 높이는 가운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이번주 주요 시중은행장과 회동을 갖는다. 한국은행이 비은행 기업들의 코인 발행에 부정적인 입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끄는 만남이다. 통화당국과 은행권이 향후 스테이블코인 시장 육성을 위한 어떤 '공감대'를 찾을지가 관건이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총재는 오는 23일 주요 시중은행장들을 만날 예정이다. 이번 회동은 매월 넷째주 월요일에 열리는 은행연합회 정기이사회 종료 후 저녁 만찬 자리에 이 총재가 참석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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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오후 한국은행 별관 2층 컨퍼런스홀에서 개최된 '2025년 상반기 물가 설명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06.18 yym58@newspim.com |
이재명 정부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통화당국 수장이 은행장들과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대화를 나눈다는 점에서 관심이 뜨겁다. 이 총재는 지난달 26일에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활용 가능성 논의를 위해 6대 시중은행장을 만난바 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직속 디지털자산위원회를 신설해 디지털자산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는 내용의 '디지털자산 기본법'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이미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편입이 시작됐다는 평가다.
한국은행 역시 긍정적이다. 이 총재는 지난 18일 물가안정목표 기자간담회에서 "명확하게 말하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필요하고 발행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달러 스테이블코인 수요 증가시 이로 인한 외환 관리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는 점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사실상 화폐 역할을 한다는 부분에서 기존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이유에서 한국은행은 비은행권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취급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통화당국의 규제와 관리가 가능한 은행기관 발행이 합리적이라는 설명이다.
은행권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나타내고 있다.
전 세계적인 디지털자산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은행이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가 돼야 한다는 공감대는 뚜렷하다. 여기에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으며 코인 시장 자금을 은행으로 유입시키기도 용이하다.
반면 고객들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대거 이동할 경우 은행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이자수익이 급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화폐에 비해 국내는 물론 국가 간 송금 경쟁력이 뛰어나고 수수료도 거의 없기 때문이다.
여기에 달러와 달리 기축통화 기능이 어려운 원화 패킹이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겠냐는 회의론도 존재한다. 결국 달러 스테이블코인을 매매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가 비은행권 기업들의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얼마나 허용할지도 관건이다.
한국은행의 반대와는 달리 여당이 추진중인 디지털자산기본법에서는 5억원 이상 자기자본을 갖춘 국내 기업이면 누구나 발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핀테크업계는 한국은행의 관리 권한을 인정하면서 제도권 내로 진입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생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향을 잡기에는 정해지지 않은 부분들이 너무 많다"며 "정부와 통화당국, 금융당국과의 지속적인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