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보 후보자 올린 민중기 특검...조은석·이명현 특검은 물색 중
겸직금지 규정..."고수익 실력있는 변호사, 수익포기 어려울것"
[서울=뉴스핌] 김지나 기자 = 지난 12일 '3대 특검'(내란 특검·김건희 특검·채상병 특검)의 특별검사 3명이 임명된 가운데, 특검보 찾기에 분주하다. 법조계에선 '3대 특검'이 수사 실력을 갖춘 특검보 찾기에 다소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16일 '김건희 특검'을 맡게 된 민중기 특검은 '3대 특검' 가운데 가장 먼저 15일 특검보 후보 8명을 대통령실에 추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특검보 후보 8명 중 4명을 임명하게 된다.
민중기 특검은 오전 출근길 취재진과 만나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특검보를 추천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선 단기간에 수사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수사 능력을 고려했다"면서 "그 다음 여러 출신들이 같이 일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의 소통과 화합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판사 출신인 민중기 특검은 최근 문홍주 전 부장판사와 만나 특검 관련 내용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아직 수락 여부는 전해지지 않았다. 특검에서 특검보 임명을 요청하면 대통령은 3일 이내에 임명 여부를 확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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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을 맡게된 민중기 특검(전 서울중앙지법원장) [사진=뉴스핌DB] |
2016년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전 특검은 임명 이틀 만에 특검보 후보 명단을 확정했고, 나흘 뒤 청와대가 이 중 4명의 특검보를 임명했다.
내란 사건을 수사할 조은석 특검은 15일 대한변호사협회(변협)에 특검보 후보 추천을 요청해 현재 변협에선 특검보를 물색 중이다. 변협 측은 "내란 특검과 관련해 특검보 후보 추천 요청에 따라 후보군을 선발하고 인사 검증을 한 뒤 17일까지 특검보 후보를 추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은석 특검은 내란 특검에 있어 6명의 특검보를 둘 수 있다.
'채상병 특검'으로 임명된 이명현 특검 역시 특검보 인선에 주력하고 있는데, 16일 오전 서초구 사무실 앞에서 취재진과 만나 특검보 인선을 두고 "실체적 진실에 열정을 갖고 하시는 분을 원한다"고 말했다. 또 특검보 후보자가 압축됐는지를 묻는 질문엔 "일부는 되고 있고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조은석 특검처럼 변협에 후보 추천을 요청할 것이냔 질문엔 "내란 특검의 경우 (특검보가)6명이니까 12명을 추천하지만, 우리는 4명이라 8명을 추천한다. 지금 추천 인원으로 보면 변협에 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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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항명 및 상관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이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첫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양윤모 기자] |
이명현 특검은 지난 13일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변호인인 김정민 변호사를 만나 의견을 들었다. 이 특검은 김 변호사에게 특검보로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지만, 김 변호사는 수사의 공정성 문제를 들어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선 이번 특검에서도 '특별검사 등은 영리 목적 업무에 종사할 수 없으며 다른 직무를 겸직할 수 없다'는 규정이 포함된 만큼, 실력을 갖춘 전관 출신 변호사를 영입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규정에 따르면 특검보로 임명될 경우, 사실상 수사와 공소가 유지되는 동안 변호사 일을 할 수 없어 경제적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선뜻 특검보로 가겠단 변호사가 많진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국정농단 사태를 수사했던 박영수 특검 당시 이규철 특검보는 1심 판결 이후인 2017년 4월 사임했는데 공식적으론 "대변인 역할 종료"라고 이유를 밝혔지만, 경제적 압박이 상당한 요인으로 지목됐다.
또 박충근 특검보 역시 같은 해 7월 사직서를 제출했다. 당시 특검보들의 잇따른 사표 배경으론 경제적 이유가 지목됐다. 전관 출신의 핵심 변호사들이 업무에서 이탈하다 보니 법무법인 운영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특검법은 7년 이상 변호사 경력이 있는 인물을 특검보로 추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검보는 수사의 전체적인 판을 볼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는 만큼, 그동안 순수 변호사 출신이 특검보로 임명되는 사례는 없었고 주로 판사 및 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특검보로 임명됐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특검은 고검장급 월급을 받고 특검보는 검사장급 월급을 받게 되는데, 변호사로 고수익을 올리는 실력 있는 변호사는 훨씬 많은 수익을 포기하며 특검보로 가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특검보는 검찰의 수사 보고서를 보고 종합해 사건을 파악, 진행 방향을 특검과 논의하는 능력을 갖춰야 하는데 그런 실력 있는 사람 중 특검보를 하려는 사람이 많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