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트레이더, 이토로판 생태계 구축 핵심
전통 온라인 증권업과 다른 사업모델 구성
외견상 로빈후드와 흡사, 수수료 등 상이
상장 이후 급등 불구 밸류 '괜찮다' 의견도
이 기사는 6월 10일 오후 4시48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이토로 상장 한 달 만 50% 급등, 유럽 개인투자 석권 노린다①>에서 이어짐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카피트레이더는 이토로판 투자 생태계 구축의 핵심이다. 자체의 기준(위험 조정 수익률 등)을 충족한 트레이더들을 이른바 '파퓰러인베스터'로 선정하고 이들의 행동을 복제하는 건수가 많을수록 더 많은 보상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이전략과 포트폴리오의 실시간 공유를 유도한다. 기존 증권사가 제공할 수 없는 색다른 네트워크 효과와 사용자 참여도의 증가를 도모할 수 있다. 이토로에 대해 소셜네트워크 거래 플랫폼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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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로그룹의 요니 아시아 최고경영자 겸 공동창립자 [사진=블룸버그통신] |
카피트레이더를 비롯한 이토로의 소셜 기능은 전통 온라인 브로커리지와는 다른 사업 모델 구성이 가능하다. 기존 브로커리지가 단순히 거래 실행 서비스만 제공하는 반면 이토로는 투자 교육이나 전문가 접근이라는 부가가치를 통해 사용자가 플랫폼에 더 오래 체류하고 활발히 거래하도록 유도할 수 있어서다. 이토로는 소셜미디어 X와도 투자교육 파트너 관계를 맺은 바 있다.
◆로빈후드와 다른 점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로 개인의 투자 문턱을 낮춘다는 목표 아래 젊은 세대를 겨냥하는 이토로는 외관상 미국의 로빈후드와 닮았다. 하지만 이토로는 고객의 국가·지역 구성뿐 아니라 수입 창출 구조에서 로빈후드와 차이점을 보인다. 로빈후드는 고객 구성이 미국에 집중된 한편 이토로는 활성계좌의 70%가 영국과 유럽, 16%가 아시아·태평양, 10%가 미주 대륙, 4%가 중동과 아프리카로 구성돼 있다.
수수료 수입 체계에서도 차이가 있다. 먼저 로빈후드는 소위 'PFOF'로 불리는 모델에 의존하는 구조다. PFOF는 고객이 로빈후드에서 주문을 넣었을 때 관련 주문을 직접 거래소로 보내지 않고 시타델 같은 대형 마켓메이커에 넘겨 처리하도록 한다. 이 마켓메이커는 로빈후드에 주문을 넘겨준 대가로 수수료를 지급한다. 루빈후드가 현물 주식거래에 대해 '수수료 무료'의 광고를 내걸 수 있는 배경이다.
마켓메이커가 로빈후드에 수수료를 지급할 여유가 되는 것은 넘겨받은 고객 주문의 호가 스프레드에서 이익을 얻기 때문이다. 로빈후드 고객 입장에서 급히 거래를 성사하려고 시장가로 주문을 넣었을 경우 마켓메이커의 입장에 의해 불리한 가격에 거래가 체결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이유로 PFOF는 미국에서는 합법이지만 유럽에서는 2026년 6월까지 완전 금지를 목표로 단계적으로 금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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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로 간판 [사진=블룸버그통신] |
이토로 역시 현물 주식거래 수수료 무료(유럽 7개국에는 예외적으로 거래당 1~2달러의 수수료)의 광고를 내걸고 PFOF와 유사한 방식으로 호가 스프레드 수수료 수입을 창출하지만 주식·원자재 CFD나 암호화폐, 외환 거래 등에 한정된다. 그럼에도 수수료 매출 비중은 전체의 76%를 담당할 만큼 상당하다. 사실상 마켓메이커를 통해 현물 주식 거래에서도 호가 스프레드 수수료를 부과하는 로빈후드와 차이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밸류 '수용할만' 의견도
작년 이토로의 실적은 외적으로나 내적으로나 급격한 향상의 모습을 보였다. 작년 말 운용자산이 166억달러로 전년보다 73%가 늘어난 가운데 작년 연간 매출액은 9억3100만달러로 46% 증가했고 EBITDA(영업이익에다가 감가상각비를 더한 값)은 3억400만달러로 2.6배가 됐다. 또 순이익은 1억9200만달러로 13배가 됐다. 2023년 처음 최종손익상 첫 흑자를 낸 뒤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월가는 유럽 리테일 증권시장에서의 기회나 독특한 소셜 기능이라는 구조적 기회나 강점 외에도 당장 이토로의 실적을 이끌 촉매로 암호화폐 시장을 꼽는다. 이토로의 암호화폐 사업 주력 시장은 미국이다. 작년 연간 이토로의 암호화폐 연간 수수료는 3억5400만달러로 120% 넘게 증가했다. 주식은 수수료 외형 자체는 비슷하지만 작년 연간 증가율이 15%에 불과했다. TD코웬은 "개인 투자의 확대 및 암호화폐 도입 증가 속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했다.
일부 애널리스트 사이에서는 상장 이후 시세가 가파르게 뛴 이토로 주식의 밸류에이션에 대해 아직 수용할 만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절대적인 수치로 보면 저렴하다고 할 수 없는지만 유럽에서의 구조적인 성장 기회, 소셜 기능에서 비롯되는 고객 유입 등 네트워크 효과, 호화폐 시장에서의 성장성 등을 고려할 때 이익의 가파른 증가세가 기대된다는 관점에서다.
캔터피츠제럴드에 따르면 현재 이토로의 주가수익배율(PER)은 올해 연간 주당순이익 추정치 기준 26.5배로 추정된다. 로빈후드는 49배다. 캔터피츠제럴드는 "앞으로 2년을 볼 때 이토로에서 연평균 15%의 매출 성장률이 기대된다"며 "시장 점유율 확대나, 세대간 부의 이전이라는 추세 등 다양한 성장 동력을 결합하면 현재의 위험 대비 보상 구조는 투자하기에 유리하다"고 했다.
bernard02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