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 종전 합의 지연...이란도 미 협상 제안 거부 움직임
달러 강세 부담 속 트럼프-시진핑 대화 주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미국과 이란 간 지속되는 지정학적 긴장과 캐나다 산불 여파로 3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이틀째 상승했다. 금 가격은 달러 강세 영향에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89센트(1.4%) 오른 배럴당 63.41달러에 마감했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7월물은 1달러(1.5%) 상승한 65.63달러를 기록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합의 작업이 매우 복잡하다면서, 조만간 결론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우크라이나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이란이 미국의 핵 협상 제안 내용을 거부하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국의 제안서에는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은 제시하지 않은 채 이란의 모든 핵 농축 프로그램을 완전 폐기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란의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직접 감독을 받는 '이란 핵 협상 위원회'는 미국의 제안이 완전히 일방적이며 이란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너지 자문사 리터부시앤어소시에이츠는 "이번 주 위험 프리미엄이 상승했다"면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휴전 전망과 이란 핵 합의가 몇 주, 길게는 몇 달 뒤로 미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캐나다에서는 앨버타주 산불로 인해 하루 34만 4000배럴 이상의 오일샌드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는 캐나다 전체 원유 생산량의 약 7%에 해당하며, OPEC과 그 동맹국들이 주말 동안 시장에 추가 공급하기로 합의한 원유 물량의 4분의 3을 넘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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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8일 캐나다 앨버타주 콜드레이크 북서쪽에서 항공 촬영된 사진에 카리부 호수 산불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2025.06.04 kwonjiun@newspim.com |
금값은 이날 4주 만에 최고치에 근접했다가 달러 강세 등에 부담을 받으며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8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0.6% 하락한 3377.10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장 초반에는 5월 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한국시간 기준 4일 오전 3시 26분 전날보다 0.9% 내린 3352.30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통화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장 초반 한 달 만의 최저치에서 0.5% 반등하며 달러 강세를 보였다.
하이릿지퓨처스 금속거래 책임자 데이비드 메거는 "지금은 전통적으로 여름 비수기로 접어드는 시기이기 때문에 금 시장이 잠시 조정 국면이나 횡보세에 들어갈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관세 철회 합의를 위반했다고 비난한 이후, 이번 주 트럼프-시진핑 통화가 있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은 긴장하고 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를 두 배로 올리겠다고 밝힌 가운데, 미국에 더 낮은 관세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은 무역 협상 가속화를 위해 각국에 4일까지 수정된 제안을 제출하라고 촉구한 상태다.
투자자들은 금리 정책의 단서를 얻기 위해 금요일 발표될 미국 비농업부문 고용지표와 연준 위원들의 연설도 주목하고 있다.
이날 나온 미국 경제지표에 따르면 4월 구인 건수는 늘었지만 해고도 증가해 관세 우려 속에 노동시장이 식어가고 있음을 시사했다.
메거는 "연준이 금리 인하를 시작할 준비가 됐다고 보지만, 9월 이전에는 아닐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는 달러에 부담을 주고 금값을 지지하는 또 다른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