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합의 기대감 확산되며 안전자산 인기 후퇴
OPEC+ 증산 합의 여부 및 美-이란 합의 주시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연합(EU)에 대한 관세 부과를 연기하기로 하면서 위험 선호 심리가 개선된 가운데 27일(현지시간) 금 가격은 이틀째 하락했다. 국제유가도 공급과잉 우려에 하락 마감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6월물은 장중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1.9% 하락한 3300.40달러에 마감했다. 금 현물은 한국시간 기준 28일 오전 3시 2분 전날보다 1.2% 하락한 3302.10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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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괴 [사진=로이터 뉴스핌] |
TD 시큐리티즈 상품 전략 책임자인 바트 멜렉은 "관세 이슈가 계속 바뀌면서 금값의 변동성이 크다"며 "현재 시장은 무역합의가 가능할 것이라는 인상을 받고 있고, 이것이 금값에 하락 압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EU 집행위원장 간의 주말 전화 통화 이후, 트럼프가 다음 달 유럽산 수입품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위협을 철회함에 따라 EU 측은 이번 통화가 무역 협상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었다고 평가했다.
이 소식에 미국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고, 뉴욕증시도 올랐다.
이날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의 닐 카시카리 총재는 고율의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명확해질 때까지 금리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28일 공개될 연방준비제도의 회의 의사록을 비롯해 이번 주 예정된 미국 1분기 GDP 잠정치,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 근원 PCE 물가지수 등 주요 경제 지표들을 대기 중이다.
멜렉은 "우리는 여전히 장기적으로 금에 대해 강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며 "시장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믿는 순간, 금은 다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진전을 보이고, OPEC+가 이번 주 회의에서 산유량을 늘릴 것이라는 기대 속에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면서 하락 마감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64센트(1.04%) 하락한 배럴당 60.89달러에 마감했고,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7월물은 65센트(1%) 내린 64.09달러를 기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회원국으로 구성된 OPEC+는 28일 회의에서 기존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세 명의 OPEC+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주 토요일 열릴 또 다른 회의에서는 7월 산유량을 더욱 빠르게 증산하는 데 합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과 미국 대표단은 지난주 로마에서 5차 핵 협상을 마무리했는데, 일부 진전의 신호는 있었지만, 특히 이란의 우라늄 농축 문제와 같이 여전히 해소하기 어려운 여러 쟁점들은 여전히 남은 상태다.
BOK 파이낸셜의 거래 담당 수석 부사장인 데니스 키슬러는 "OPEC+가 추가 증산에 합의할 가능성이 높은데, 만약 실제로 증산이 이뤄지고 동시에 미국-이란 핵합의가 타결되어 이란산 원유가 시장에 추가된다면, 이는 단기적으로 원유 가격에 큰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급 부문에서 로이터통신은 예비 조사 결과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약 50만 배럴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UBS 애널리스트 지오반니 스타우노보는 "무역 관련 불안 완화는 유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며 "다만 토요일 OPEC+의 결정이 어떻게 나올지가 확실해질 때까지 유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캐나다 앨버타주에서 발생한 산불로 일부 석유·가스 생산이 일시적으로 중단된 점도 유가 낙폭을 제한하는 요인이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