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 갈등 해소 기대감에 위험자산 선호심리 강화
미국의 이란 제재 발표와 증시 랠리가 유가 지지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책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로 22일(현지시간) 금 가격이 일시 3500달러를 뚫고 올랐다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해소 기대감이 번지면서 장 후반 반락했다. 유가는 이란 제재와 주식 시장 랠리 소식에 2% 가까이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6월물은 장중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0.2% 내린 3419.40달러로 마감했다 금 현물은 장 초반 3500.05달러까지 오른 뒤 한국시간 기준 23일 오전 4시 46분 전날보다 1.5% 내린 온스당 3372.68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미·중 무역 긴장이 완화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지만, 중국과의 향후 협상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고 '긴 여정(slog)'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관세 대치가 지속 불가능하다는 베센트 장관의 발언은 시장에 관세 관련 안도감을 확산시켰고, 뉴욕 증시는 2% 넘게 급등했다.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도 0.7% 상승하며 금값 매력을 낮췄다.
킷코 메탈스 수석 애널리스트 짐 와이코프는 "오늘 주식시장과 달러 지수 랠리가 금 시장에 부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현물 금값은 올해 들어 29% 올랐고, 이날 사상 처음으로 3500달러를 돌파해 28번째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관세 관련 우려가 일시 완화되긴 했지만 경기 침체와 무역 전쟁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사라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조만간 금이 4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
JP모간의 그레고리 셰어러 귀금속 리서치 책임자는 "관세로 인한 경기 침체와 스태그플레이션의 위험의 금의 구조적 강세장을 강화할 것"이라며 금이 2026년 2분기까지 4000달러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초 연말 금 가격 전망치를 37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중앙은행의 금 매수가 월평균 100톤을 넘긴다면 연말 금 가격이 3810달러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ANZ은행도 지난주 연말 금값 전망치를 3600달러로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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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 배럴 [사진=블룸버그] |
국제 유가는 미국이 이란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발표하고,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인 영향에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5월물은 전장보다 배럴당 1.23달러(2%) 오른 64.32달러에 마감했고, 더 활발히 거래된 6월물은 2% 전진한 63.47달러에 마감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6월물은 배럴당 1.18달러(1.8%) 상승한 67.44달러로 집계됐다.
미국은 이날 이란의 액화석유가스(LPG) 및 원유 해상 운송 대기업과 그 기업 네트워크를 겨냥한 새로운 제재를 발표했다.
뉴욕 소재 어게인 캐피탈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지난 주말 동안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에서 진전이 있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미국의 제재 강화로 이란산 원유 수출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면서, 지금은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완전히 차단하려는 시나리오로 가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미즈호의 애널리스트 로버트 요거는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심리를 반영한 주식시장의 급등도 유가 상승을 도왔다고 분석했다.
다만 투자자들은 미국의 관세가 세계 경제 활동을 위축시켜 앞으로 유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여전히 우려 중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올해 경제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경제부가 브렌트유의 2025년 평균 가격 전망치를 지난해 9월 전망치 대비 거의 17% 하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