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지난해 전 세계 와인 소비가 60여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인플레이션과 불경기, 음주 문화 변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
로제 스파클링 와인. [사진=충북농기원] 2025.03.04 baek3413@newspim.com |
국제와인기구(OIV)는 15일(현지시간) 2024년 전 세계 와인 판매량이 전년 대비 3.3% 감소한 2억1420만 헥토리터(1헥토리터=100ℓ)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1961년에 기록한 2억1360만 헥토리터 이후 6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생산량도 2억2580만 헥토리터로 전년보다 4.8% 감소했다.
조르지오 델그로소 OIV의 통계 책임자는 "많은 나라에서 건강 문제로 와인 소비가 감소하고 있으며 경제적 요인이 어려움을 가중시키면서 와인 산업이 완벽한 폭풍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 팬데믹을 계기로 전 세계적으로 확산한 인플레이션은 와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상대적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했고 결국 와인 소비 감소로 직결됐다
OIV는 "현재 소비자들은 2019~2020년보다 와인 한 병에 약 30%의 비용을 더 지불하고 있다"며 "그 이후 와인 전체 소비량은 12% 감소했다"고 말했다.
중국 내 와인 판매량은 코로나 팬데믹 이전 수준을 밑돌고 있고, 전 세계 와인 판매량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유럽에서는 작년 소비량이 2.8% 감소했다. 와인 생산의 대표 주자 중 하나인 프랑스에서도 작년 와인 소비량이 3.6% 줄었다.
기후변화는 와인 생산량에 타격을 줬다.
지구촌 일부 지역에서는 평균 이상의 비가 쏟아진 반면, 다른 지역에서는 극심한 가뭄 등이 나타났다.
프랑스의 경우 작년 생산량이 전년보다 23% 줄어든 3610만 헥토리터에 그쳐 195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가장 와인을 많이 생산한 나라는 4400만 헥토리터를 기록한 이탈리아였고, 프랑스와 스페인(3100만 헥토리터)이 그 뒤를 이었다. 미국은 폭염 등으로 17.2% 감소한 2110만 헥토리터 생산에 머물렀다.
전 세계 인구는 여전히 늘고 있지만 와인 소비는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프랑스 와인 체인점인 니콜라는 "음주가 세대적으로 감소하고 있다"며 "사람들은 더 이상 축제처럼 술을 마시지 않으며, 젊은이들은 부모 세대보다 술을 덜 마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이제 술을 덜 마시지만 더 맛있게 마신다. 그들은 더 많은 돈을 쓸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