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공세의 대응으로 할리우드 영화 수입 축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중국 국가영화국은 10일 홈페이지에 최근 한 기자로부터 미국이 중국에 관세를 인상하면 미국 영화 수입에 영향이 있을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는 소식을 알렸다.
국가영화감독국 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중국에 관세를 남용하는 잘못된 조치를 취한 것은 필연적으로 국내 관객들의 미국 영화에 대한 호감도를 더욱 떨어뜨릴 것이라고 답변했다"라며 "우리는 시장 규칙을 따르고, 관객의 선택을 존중하며, 수입되는 미국 영화의 수를 적당히 줄일 것"이라고 당국은 밝혔다.
이어 중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영화 시장"이라고 강조하며, "우리는 항상 외부 세계에 대한 높은 수준의 개방을 고수하고 있으며, 시장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전 세계 더 많은 국가의 우수한 영화를 소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가영화국은 영화 관련 행정 업무를 관리하고, 영화의 제작 및 배급, 상영 업무를 지도·감독하는 당국이다. 중국은 쿼터제를 통해 자국 내에서 상영되는 외국 영화 수를 제한한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30년 넘게 연간 평균 약 10편의 할리우드 영화를 수입해 왔다.
중국의 영화 시장은 전 세계에서 2위 규모이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내 할리우드 영화 수요가 급격히 감소하면서 이번 조치로 할리우드 업계에 큰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중국의 애니메이션 '너자( ·Nezha) 2'가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2' '겨울왕국2'의 전 세계 흥행 기록을 껶고 수익 1위를 기록하는 등 중국 국내 영화들이 크게 인기를 끌면서, 상대적으로 할리우드 영화에 관한 관심이 식은 탓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박스오피스에서 할리우드 영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5%에 불과하다. 또 할리우드 스튜디오가 중국 시장에서 티켓 매출의 25%만을 가져가는데, 이는 다른 시장에서 받는 비율의 절반 수준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번 조치는 중국이 무역전쟁에서 미국 서비스 산업을 표적으로 삼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라며 "미국은 중국과의 서비스 무역에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주요 분야는 여행, 지식재산권 사용료, 운송 서비스 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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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영화국이 10일 홈페이지에 게시한 소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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