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서울 월세 비중 67%…역대 최대
"월세 부담에 서울서 수도권으로 밀려날수도"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전세가격 고공행진으로 월세로 이동하는 주택 수요가 늘면서 월세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대출규제가 지속되면서 전세보증금 마련이 어려워진 수요자들이 월세살이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월세가격이 매월 최대치를 갱신하고 있지만 '전세의 월세화'가 가속되는 모양새다. 특히 다음달부터 전세대출보증 비율이 인하될 경우 월세 거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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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가격 상승으로 월세로 이동하는 수요자들이 늘며 월세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사진은 공인중개소에 아파트 시세 및 건물 매매가 부착된 모습 [사진=뉴스핌DB] |
◆ 올해 2월 서울 월세 비중 67%…역대 최대
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정부가 가계부채 증가세 억제를 위한 규제강화를 앞당기면서 월세 비중이 빠르게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세사기 여파와 맞물려 매매·전세가격 상승으로 월세로 이동하려는 수요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4월 첫째주 서울 아파트가격은 전주 대비 0.11% 올랐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재지정으로 가격 상승폭은 축소됐지만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기간 전세가격 역시 전주보다 상승폭은 축소됐지만 0.05% 올랐다.
월세 비중은 지난 2022년 전세사기 피해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점차 높아졌다. 2021년까지만 해도 임대차 수요의 42% 수준이었지만 전세사기를 기점으로 비중이 8%포인트(p) 오른 52%까지 확대됐다.
월세 비중은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2022년 임대차 수요 가운데 52%까지 비중이 늘어난 이후 2023년 55%, 2024년 58%로 매년 3%p 늘었다. 지난해 12월에는 61%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올해 들어서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임대차 수요 가운데 월세 비중은 61%다. 1월과 3월의 경우 59%였지만 2월에는 63%까지 늘어난 바 있다. 전세사기가 발생하기 이전인 지난 2021년과 비교하면 19%p 올랐다.
특히 서울의 경우 올해 2월 월세 비중이 67%까지 늘어나며 70%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지난해 1월까지만 해도 59%였지만 지난해 12월 63%까지 늘어난 비중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모양새다.
◆ 월세가격 역대 최고…"월세 부담에 서울서 수도권으로 밀려날수도"
최근 정부가 한층 더 전세대출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월세 비중 증가는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매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전세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정부는 오는 5월부터 세입자가 빌린 전세대출을 못 갚을 때 HUG가 대신 갚아주는 보증비율을 100%에서 90%로 인하하기로 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HF)의 보증 비율(90%)과 보조를 맞추는 조치로 정부가 지난달 19일 발표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의 후속 조치다. 당초 7월로 예정돼 있었지만 가계부채 증가세 억제를 위해 일정을 2개월 앞당기기로 한 것이다.
신축 아파트 입주 물량이 감소하고 전세 매물이 줄어들면서 전세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 역시 전세의 월세화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시행할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도 전셋값을 불안하게 만들 요소로 꼽힌다. 줄어드는 구입자금 대출액만큼 전셋값을 올릴 수 있어서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3만7681가구다. 내년에는 9640가구로 올해 대비 74%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기준 서울의 전세 매물 역시 2만8819건으로 전년 동기(3만1748건) 대비 9.3% 감소했다.
특히 월세로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월세 가격 역시 역대 최고치를 찍고 있다. KB부동산 월간 주택가격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전월(121.5) 대비 0.9포인트 오른 122.4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5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자, 지난해 2월 이후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규제 강화가 앞당겨지면서 자금 조달이 여의치 않게 된 수요자들이 월세로 갈아타는 시기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만 가격이 꾸준히 오르면서 월세에 대한 부담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서울 내 임대차 수요가 수도권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