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증권·금융 증권

속보

더보기

저축은행 부실 결국 'M&A'로 푼다

기사입력 : 2025년03월23일 09:20

최종수정 : 2025년03월23일 17:14

금융업권 전체로는 PF 연체율 감소 안정화
소형 건설사 익스포져 높은 저축은행 취약한 상황
저축은행 위기 해법은 M&A 통한 대형화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최근 건설업체의 계속되는 회생절차 신청으로 저축은행과 캐피탈사 중심으로 PF 익스포져로 인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PF'는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 '익스포져'는 '위험노출액'을 뜻한다. 2024년말 기준 전체 'PF 익스포져(PF대출, 토지담보대출, 채무보증 등)' 규모는 202조3000억원이다.

◆ 금융업권 전체로는 PF 연체율 감소 안정화

금융업권 전체로는 PF 위험도가 점차 감소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위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3월19일에 열린 '부동산 PF 상황 점검회의'에서 'PF 사업성 평가 결과' 전체 202조3000억원의 PF 익스포져 중 '유의+부실우려 여신' 규모는 19조2000억원으로 파악됐다.

이는 직전 3분기의 22조9000억원과 비교하면 3조7000억원이 감소한 수치다. 또 전체 PF 중 '유의+부실 우려 여신 비중'도 직전 3분기의 10.9%에서 2024년말에는 9.5%로 1.4%포인트 감소했다. 그 결과 '손실흡수능력'은 상승했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하락하는 선순화 구조로 진입했다.

PF대출 연체율도 2024년 6월말의 3.56%를 정점으로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 2024년말 PF 연체율은 3.42%로 전년 대비 0.72%포인트 증가했지만 6월말 대비로는 0.14%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2024년말 기준 중소금융회사(저축·여전·상호)의 토지담보대출 18조4000억원 중 연체액은 4조원으로 연체율이 무려 21.71%다. 2023년말의 연체율 7.15%와 비교하면 14.56%포인트 폭증했다. 이는 사업장 부실화로 연체액이 증가한 결과다. 하지만 토지담보대출잔액이 큰 폭 줄고 있어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상당 규모의 PF 정리·재구조화가 신속하게 이행됐고 이를 바탕으로 2분기 연속 연체율이 하락한 것은 부동산 PF 연착륙 측면에서 유의미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또 "금융회사의 건전성 지표와 손실흡수능력이 개선됐다"는 평가다.

◆ 저축은행업 '건설업 노출액' 작지만 위험 높아 위기

하지만 업권별로 살펴보면 온도차가 크다. 금융권 중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높은 은행, 보험, 증권업의 부담은 크지 않다. 반면 자본력이 열세한 캐피탈사와 저축은행의 경우 자기자본 대비 총 익스포져(위험노출액)가 각각 60.7%와 111.4%로 상대적으로 높다.

한국신용평가의 '금융업권별 건설업 익스포져 및 PF 익스포져 부담 수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9월말 기준 금융업권이 보유 중인 '건설업 익스포져(42조원)'와 'PF 익스포져(210조원)' 합계액은 약 252조원으로 추정된다.

이 중 저축은행업의 '건설업 합산 익스포져'는 7170억원으로 작은 편이다. 반면 자본 대비로는 20.3%로 부담이 크다. 한국신용평가 김경근 수석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저축은행은 신용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소형 건설사 비중이 63.3%로 타 업권 대비 시공 관련 위험이 높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또 타 업권과 구별되는 특징은 300위 이하 소형건설사 비중이 전체의 36.5%로 높다는 점이다. 만약 '신탁사 책임준공' 계약이 체결된 경우 관련 위험이 완화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사업장이 다 '신탁사 책임준공'을 받은 건 아니다. 따라서 타 업권 대비 준공위험은 더 높은 상황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상승률이 높은 것과 달리 지방 부동산 시장은 매년 부동산 가격이 하락 중이다. 이에 따라 미분양이 계속 쌓이고 있다. 대부분의 중소형 건설사는 낮은 브랜드 가치, 신용도, 자본력으로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아왔다. 당연히 서울에서는 사업을 벌이지 못해 지방 사업장이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서울과 지방간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만큼이나 초대형 건설사와 중소형 건설사 간에도 양극화가 극심하다. 만약 지방 및 비주택 미분양현장 중심으로 공사미수금이 발생하거나 PF 우발채무 등의 재무적 리스크가 현실화되는 건설사는 신용등급 하향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

◆ 금융위 저축은행 '경영개선권고'로 선제적 대응

이에 금융위원회에서도 저축은행 위기와 관련해 선제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금융위는 3월 19일 제5차 정례회의를 통해 페퍼·우리·솔브레인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자산건전성 등이 개선됐다고 평가해 적기시정조치를 유예했다.

반면 상상인저축은행에 대해 적기 시정조치 중 가장 낮은 단계인 '경영개선 권고'를 부과했다. 이는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려는 조치다. 상상인저축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2024년말)은 10.5%로 규제비율인 8%를 초과하고 있다.

그럼에도 PF 정상화 과정 등에서 건전성 지표가 약화돼 금감원 경영실태평가(2024년6월말) 결과 경영개선권고 부과 결정이 이뤄졌다. 금융위는 상상인저축은행은 조치 이행 기간(6개월) 중 정상 영업이 이루어질 예정이라 소비자 불편을 초래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이번 경영개선권고가 "부실자산의 처분, 자본금의 증액, 이익배당을 제한해 건전성 지표를 신속하게 개선하는 게 목적"이라고 밝혔다. 또 '2024년 이후 저축은행업권의 적극적인 부실채권 정리 등으로 BIS비율은 개선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실제 저축은행의 'BIS비율'은 2022년 13.2%, 2023년 14.4%, 2024년 15%로 꾸준히 개선되는 추세다. 하지만 '연체율'은 2022년말의 3.4%에서 2024년 12월에는 8.5%로 2배 이상 폭증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2022년의 4.1%에서 2024년에는 10.7%로 폭증했다. 그나마 6개월 전인 2024년6월말의 11.8%보다는 1.1%포인트 감소한 건 긍정적인 신호다. 최악의 국면은 지나가는 모양새다.

◆ 저축은행 위기 해법은 M&A 통한 대형화

과거 IMF 외환위기가 절정이었던 1998년 당시 한국에서는 동남, 대동, 동화, 충청, 경기은행 등 5개의 부실은행이 P&A(자산부채이전) 방식으로 정리된 바 있다.

이후 중형 은행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꺼내든 게 바로 은행 간 M&A를 통한 대형화였다. 그런 노력 끝에 탄생한 4대 은행이 바로 국민(국민+주택), 신한(신한+조흥), 하나(하나+보람+서울+외환), 우리(상업+한일)은행이다.

이런 과거 경험속에 금융당국이 이번 저축은행 위기 상황에서 꺼내든 게 바로 M&A를 통한 대형화 유도다. 저축은행은 1972년에 사금융 양성화를 위한 제도화 이후 양적으로 크게 성장해 지역·서민금융기관으로 역할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양적 성장 과정에서 대형 저축은행과 중소형 저축은행 간 격차가 확대됐다. 특히 지방 기반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영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총자산 규모 5조원 이상인 SBI, OK, 한국투자, 웰컴, 애큐온저축은행 등 5개사의 2024년 순이익은 2374억원으로 전년 대비 81% 급증했다. 반면 총자산 1~5조원 사이인 중형 26개 저축은행의 2024년 실적은 4768억원 적자다. 

총자산 1조원 미만의 소형 48개 저축은행의 2024년 순손실은 1580억원으로 전년도인 427억원보다 적자폭이 큰 폭 확대됐다. 79개 저축은행 전체로도 3974억원 적자다. 규모의 경제 차원에서도 저축은행의 대형화가 필요하다고 금융당국이 판단하는 이유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유관기관과 함께 3월 20일에 '저축은행 역할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79개인 저축은행 중 상당수를 M&A를 통해 대형화하는 방안이다. 이를 위해 최근 3년간 경영실태 평가에서 자산 건전성 4등급 이하에 해당되는 저축은행까지 M&A대상을 완화할 예정이다.

또 BIS비율 기준도 현행 '9%이하'에서 '11% 이하'로 완화된다. 이렇게 허들을 낮추면 M&A 대상 저축은행이 최소 10개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가장 분주하게 움직이는 건 업계 2위인 OK저축은행이다. OK저축은행은 페퍼저축은행이나 상상인저축은행 중 1곳과의 M&A를 통해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서려는 전략이다. OK저축은행 외에도 자금력 있는 상위권 저축은행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 부산저축은행 파산 같은 대형위기 가능성 낮아

결론적으로 전체 금융업권의 PF 위험도는 우려와 달리 점차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저축은행 중 일부는 재정건전성이 악화됨에 따라 대형화 작업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렇게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부실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이유가 뭘까?

이는 2011년의 부산저축은행 사태에서 얻은 교훈 덕분이다. 지난 2011년에 부실한 부동산 PF 대출과 부실경영으로 부산저축은행이 파산했다. 연이어 2012년까지 20여 개 저축은행이 파산 및 영업 정지되는 충격적인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부산저축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7조원 규모였다. 이에 주고객이었던 부산지역 서민과 중소상공인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안겼다. 하지만 지금은 그 당시와 달리 주요 저축은행들의 PF 부실 대출 규모 자체가 훨씬 더 적다.

금융당국은 "그간 건전성·지배구조 제도 개선 등으로 강화된 손실흡수능력과 위기대응능력을 감안할 때, 과거 저축은행 사태가 재현될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금융당국의 선제적인 구조조정 덕분에 부산저축은행 파산 같은 대형위기 가능성은 낮아진 상황이다. 

longinu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서부지법 난동' 4명 오늘 선고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당시 언론사 취재진을 폭행하거나, 법원에 난입하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 대한 법원의 선고가 16일 내려진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김우현)는 이날 오전 10시 우 모 씨 등 4명의 선고기일을 연다. 지난 1월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청사 유리창과 벽면이 파손되어 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유리창을 깨고 집기를 훼손하는 등 난동을 부려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섰다. [사진=뉴스핌 DB] 우 씨는 지난 1월18일 서부지법에서 취재 중이던 MBC 취재진에게 가방을 휘둘러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남 모 씨와 이 모 씨는 시위대를 법원 밖으로 이동시키려던 경찰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를 받는다. 안 모 씨는 서부지법 경내에 들어간 혐의(건조물침입)다. 지난 30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우 씨, 남 씨, 이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안 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피고인들은 모두 죄를 반성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서부지법 난동' 첫 판결이 나온 지난 14일, 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진성 판사는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를 받는 김 모 씨와 소 모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chogiza@newspim.com 2025-05-16 07:26
사진
사직 전공의 복귀 수요조사 마무리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대한수련병원협의회가 정부에 전공의 복귀를 위한 '5월 추가 모집'을 공식 건의할 예정이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수련병원 단체인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복귀 희망 여부를 조사한 설문 결과를 마무리했다.  복지부는 지난 7일 이달 중 복귀를 원하는 사진전공의를 대상으로 복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공의 수련은 3월과 9월에 각각 상·하반기 일정을 게시한다. 만일 사직전공의가 하반기 모집에 맞춰 복귀하면 다음 해 2월에 실시되는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이에 일부 사직 전공의들이 복귀할 방안을 요구했고, 복지부가 추가 모집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다만 복지부는 복귀 의사가 확인돼야 추가 모집을 검토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정부가 복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추가 모집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진은 6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의 의료진 모습. 2025.02.06 yooksa@newspim.com 이에 따라 수련병원협의회는 사직 전공의 복귀 의사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참여한 전공의 중 절반가량은 '조건부 복귀'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5월 복귀 시 수련 인정,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재논의, 제대 후 복귀 보장 등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아직까지 실제 복귀 의사를 밝힌 사직 전공의는 미미한 수준이다. 앞서 대한의학회가 시행한 설문 조사에서 복귀 의사를 밝힌 사직 전공의는 300명에 불과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수련 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는 올해 3월 기준 1672명으로 지난해 전공의 집단 사직 이전 1만3531명 대비 12.4% 수준이다. 전공의 사직 이전의 50%(6765명)까지 돌아오려면 최소 5093명이 돌아와야 한다. 익명을 요청한 한 사직 전공의는 "바뀐 게 없는데 복귀하겠느냐"며 "복귀하지 않겠다는 전공의가 대부분"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복지부는 의료 단체들의 설문 조사 결과를 받은 후 추가 모집 결정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복귀 마지노선이 5월인 점을 감안해 조속히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오늘 오후 기준 전달 받은 설문 결과는 없다"며 "설문 조사 결과를 받게 되면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2025-05-14 17:1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