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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억하고 조명해야할 조각가 김인겸,다시 보는 '접은 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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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앞서갔던 김인겸, '접기'라는 조형방식 차용
퐁피두센터 초대로 프랑스 체류하며 모색과 실험
무거운 양감서 해방된 사유의 조각들 우손갤러리에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리처드 세라, 도날드 저드 등 해외 조각가들 이름은 줄줄이 외우고, 그들 작업은 기억해도 한국 조각가들에겐 별반 눈길도, 애정도 주지않으려는 게 우리 풍토다. 하지만 우리에게도 꼭 기억해야 할 조각가들이 적지 않다. 특히 조각가 김인겸(1945~2018)은 작업의 성취에 비해 대중에 덜 알려진 작가다. 그를 재조명하는 작품전이 대구 우손갤러리에서 개막했다.

[서울=뉴스핌] 대구 우손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김인겸 작가 개인전에 출품된 작품.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3.10 art29@newspim.com

우손갤러리(대표 김은아)는 지난 3월6일 김인겸 작품전의 막을 올렸다. 오는 4월 19일까지 대구광역시 중구 봉산문화길 우손갤러리 대구에서 열리는 전시의 타이틀은 '조각된 종이, 접힌 조각'이다. 이번 전시는 김인겸 작가가 1996년 파리 퐁피두센터 초대로 프랑스에 정착하며 활동하기 시작한 이래 변화된 작업양상을 확실히 보여주는 작품들로 구성됐다. 전시 타이틀은 김인겸 작업에 주목했던 프랑스 평론가 기 부아이에가 쓴 비평문에서 차용한 것이다. 

김인겸은 조각에 '접기'라는 방식을 다각도로 실험하고 적용한 작가다. '종이를 접어 세우면 입체가 된다'는 생각을 과감히 작업에 대입시켜 그 어떤 작가와도 다른 일련의 작업들을 쏟아냈다. 전시는 1990년대말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빈 공간' 시리즈와 'Space-less'시리즈가 주를 이루고 있다. 종이에서 시작한 김인겸의 탐색이 스르르 조각의 형식으로 발전하다가, 다른 한편으로는 평면 데생의 방식으로 실현되며 '조각과 데생의 언어가 상호 교차하고 치환하는 양식'을 오롯이 보여준다. 

[서울=뉴스핌] 우손갤러리가 개최한 김인겸 작품전에 출품된 2005년 작품. 'Emptiness'.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5.03.10 art29@newspim.com

전시를 주최한 김은아 우손갤러리 대표는 "지난 2005년 김인겸 작가가 대구의 앞서가는 화랑이었던 시공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진 이후 20년 만에 다시 대구에서 작가의 개인전을 열게 돼 감개무량하다"며 "작가는 깊은 모색과 성찰을 거쳐 조각을 매스(덩어리)로부터 자기 방식으로 해방시키며 시대를 앞서갔다"고 밝혔다. 

이번 작품전에는 김인겸이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로 참가하며 설치한 작품도 나왔다. 세계 정상의 현대미술제인 베니스비엔날레는 1895년 창설됐지만 한국은 100년이 지난 뒤인 1995년에야 국가관들이 주르르 늘어선 카스텔로공원 한켠에 국가관을 마련할 수 있었다. 첫 국가관 전시는 미술평론가인 이일 커미셔너의 기획으로 곽훈, 김인겸, 윤형근, 전수천이 한국을 대표해 참가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김인겸 'Space-Less', 2016, acrylic ink on paper, 79x109 cm, [사진= 김산, 이미지 제공=우손갤러리] 2025.03.10 art29@newspim.com

당시 김인겸은 4명이나 되는 작가가 각기 다른 작업을 선보이기 어려운 한국관 내부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으며, 전시관 내부의 원형 계단을 감싸는 독특한 설치작품 '프로젝트21-Natural Net'를 선보였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반투명 아크릴 재료와 물을 소재로 장소특정적인 설치미술을 구현한 것이다.   

이 후 김인겸은 1996년 퐁피두센터 초청으로 파리로 건너갔고 그 곳에서 10여 년을 머무르며 작업했다. 이 시기는 작가에게 많은 변화와 탐색을 가능케 한 아주 중요한 시기가 아닐 수 없다. 파리로 건너간 이후 김인겸의 작업 세계는 크게 달라졌다. 이 후 '접힌 조각'시리즈가 쏟아져 나왔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김인겸 'Emptiness'. 2005. 코르텐 스틸, 234x62X53cm [사진=김산, 우손갤러리] 2025.03.10 art29@newspim.com

김인겸은 원래 양감(mass)이 있는 조각을 하던 작가였다. 그에게 파리 생활은 여러모로 제약이 많았다. 작업실도 협소했고 재료를 구하는 것도 아무래도 한국 보다 쉽지않았다.  그 때 그가 집중하게 된 것은 어디서든 쉽게 작업하고, 어떤 모습으로도 변화시킬 수 있는 '종이'였다.

"내가 말하는 이곳에서의 작품 활동이란, 곧 다른 사회에 적응하는 적극적인 의미의 작품 활동을 말하는 것으로, 이것은 작가에게 보다 큰 신축성과 유연성, 그리고 개별성을 요구하게 된다. (중략) 내 경우 이것은 우선 손쉬운 것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어려운 것부터 배워온 우리들에게 더욱 필요한 체험이다. (중략) 요즘 나는 물감도 접고, 종이도 접고, 철판도 접는다. 그리고 공간을 만든다. 빈 공간을, 마음도 한쯤 접어놓고 텅 비어진 기분이다."(1997년 작가 노트 중)

[서울=뉴스핌] 대구 우손갤러리 김인겸 개인전의 전시 전경. 2004년작 'Emptiness'와 평면작품이 내걸렸다. [사진=이영란 기자] 2025.03.10 art29@newspim.com

이미 한국에서도 종이로 조각작업의 마케트(maquette, 작은 모형)를 만든 적이 있던 작가는 종이를 가져다가 접고 붙이는 과정에서 새로운 조형언어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판화작업에 쓰는 밀대인 스퀴즈에 먹물을 묻혀 종이 위에 여러 차례 밀어냄으로써 투명하면서도 겹치는 방식으로 공간감이 만들어지는 평면작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김인겸은 마침내 자신이 하고 싶은 조각의 모습을 발견하기에 이른다.

이런 작가의 실험은 양감이 중심이 되는 전통적인 조각어법에서 벗어나 '면(面)'을 강조한 일련의 작업으로 발전했다. 2000년대 김인겸은 '빈 공간'(Emptiness)시리즈를 내보였고, 말년이는 '스페이스-리스'(Space-Less) 연작을 이어나갔다.

우손갤러리 전시에는 '접기'라는 조형 방식이 두드러지는 작품들로 짜여졌다. 2004년 작이자 대표작의 하나인 '빈 공간'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반원이나 렌즈 모양을 만들었지만, 작품 안쪽은 빛을 모두 흡수하는 블랙 미러로 마감돼 입체감이 사라지고 끝이 보이지 않는 우물 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판타지를 느낄 수 있다. 전시장 벽에는 종이를 접듯이 철판을 접은 조각들이 관객을 맞고 있다.

부드러운 물결처럼 둥근 형상의 대형 조각들 역시 기다란 종이를 접고 찢은 형태인 것이 특징이다. 조각의 새로운 변혁이자 변주인 셈이다. 이와함께  스퀴즈를 이용해 종이에 먹물이나 아크릴 물감을 여러 차례 밀어내 공간감을 만든 작업도 볼 수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생전의 김인겸 작가. [사진 제공=우손갤러리] 2025.03.10 art29@newspim.com

김인겸의 딸로 이번 전시를 기획한 미술비평가 김재도 박사(홍익대학교 초빙교수)는 "199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출품작과 1992년 문예진흥원미술관(현 아르코미술관) 전시작의 영상과 아카이브도 함께 소개해 아버지의 작가로서의 궤적을 살필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어 "면은 그 자체론 서 있을 수 없지만 '접기'라는 단순한 행위만 가해지면 설 수 있고 입체도 된다. 또 면을 둥글게 말거나 접고, 또 찢어서 다시 접거나 하면 입체가 되는데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는 '면으로 입체를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다'고 말씀하곤 하셨다"며 "아버지가 하고 싶었던 조형의 세계는 번잡스러운 것이 아닌 텅 빈 가운데 충만함이 있는 그런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김인겸은 홍익대학교 조소과와 대학원을 졸업했고 1977년부터 한국현대조각회전에 꾸준히 참여했다. 1980년에는 중앙미술대전에서 장려상을 받았고 1997년에는 가나미술상, 2004년에는 김세중조각상을 수상했다. 1988년 첫 개인전 '묵시공간'을 시작으로 모두 15차례 개인전을 가졌고, 1995년에는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작가로 작품을 출품했다. 2017년에는 수원시립미술관 전관에서 대규모 회고전 '김인겸: 공간과 사유'를 개최했는데 이듬해인 2018년 타계해 그의 생애 마지막 개인전이 됐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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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대학 해킹 지속…보호법은 '국회 계류 중'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금융권과 대학 등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회의 입법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가 기업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고 침해사고 은폐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잇따라 발의했지만 상당수가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야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처벌 강화와 증거 보전 등에서 유사한 법안을 내놓고 있어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금융사 CEO 보안책임·침해사고 증거보전 강화 추진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킹 등 침해사고가 확인된 금융회사는 모두 16곳으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약 10만건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을 긴급 점검한 결과 130곳에서 보안관리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 대학가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연세대 포털서비스가 해킹 당해 재학생과 졸업생, 교직원 등 1만5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8월에는 서강대에서도 약 18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면서 국회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상당수 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머물러 있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유동수 의원이 지난해 11월 금융회사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금융회사 대표이사를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 확보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관리조치의 최종 책임자로 명시하고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침해사고에 따른 전자금융거래정보와 개인신용정보 유출에는 총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정보보호 공시제도를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민규 의원도 지난달 14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때 관련 증거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접속기록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사고 자료를 은닉하거나 폐기·위조·변조한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조사 방해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손명수 의원도 지난달 21일 해외 기업이 지정한 국내 대리인의 개인정보 유출 대응과 피해구제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국내 대리인에게 시정명령과 변경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증거은폐 제재·유출정보 불법유통 차단 입법 속도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재발 방지와 사후 대응을 위한 입법이 이어지고 있다. 박성훈 의원은 지난달 17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이후 증거를 은폐하거나 조작한 기업에 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조사 개시 이전과 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은닉·폐기·위조·변조하는 행위를 제재 대상으로 규정하고 관련 위반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강명구 의원도 지난 7월 유출된 개인정보의 불법 거래를 처벌하고 다크웹 등에서 유통되는 개인정보의 탐지·삭제·차단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자료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개인정보 보호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형수 의원도 지난달 7일 퇴직자나 부서 이동 직원의 개인정보 접근 권한을 변경·말소하도록 하는 의무를 법률에 명시하고 관련 기록을 3년간 보관하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 ◆주요 법안 6건 모두 정무위 계류…향후 입법 성과 주목 여야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안을 잇따라 내놨지만 실제 국회 심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발의한 개인정보 보호 관련 주요 법안 6건은 모두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유동수 의원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만 지난해 12월 1일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뒤 올해 3월 31일 상정됐으며 이후 의결로 이어지지 못했다. 나머지 5건은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아직 상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은 일부 시행되고 있다. 지난 9월 11일부터 시행된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에는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개인정보 침해행위에 대해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업 대표자의 개인정보 보호 최종책임을 명문화하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CPO)의 권한도 강화했다. 다만 이미 시행된 개인정보 보호법과 별개로 금융권에 특화된 보안관리 체계와 침해사고 조사 과정의 증거 확보, 유출정보의 불법유통 방지를 포함한 추가 입법 과제는 여전히 국회에 남아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금융권을 넘어 대학 등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여야가 유사 법안을 중심으로 협의에 나서고 실질적인 입법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이다. oneway@newspim.com 2026-10-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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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전쟁 충격 같은데…韓 증시, 왜 더 흔들렸나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빠르게 상승했던 만큼 하락폭도 빨랐던 코스피, 미국의 고금리와 중동 긴장에 따른 유가 불안, 환율 변화가 국내 기업의 수익성과 투자 여건에 부담을 줬다. 여기에 수출주 비중이 높은 시장 구조와 약해진 매수 기반이 맞물리면서 대외 충격이 코스피의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18.83% 하락했다. 코스피는 지난 9월 30일 6838.04에서 10월 23일 5550.30으로 내려왔다. 이달 2일 7003.74까지 올랐던 지수는 15일 5554.22로 하락했으며, 이후에도 5000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등 수출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AI 투자와 금융환경 변화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환율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과 국내 매수 기반의 약화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AI 일러스트= 이나영 기자] ◆ 유가·고금리 부담,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 압박 중동 긴장에 따른 고유가는 기업의 비용 부담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통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운송비를 높이는 가운데 물가 불안이 지속되면 국내 기업과 해외 고객사의 투자 여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1.79달러,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108.79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전 거래일보다 하락했지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9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6% 올라 8월(15.9%)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원유와 원재료를 수입하는 기업이 비용 증가분을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은 높은 금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계를 통해 국내 증시에도 부담을 주는 변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전월 대비 0.6% 상승해 8월(각각 3.4%, 0.4%)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전체 월간 물가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월 대비 6.3% 올랐다. 국내 반도체주에는 높은 금리가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데이터센터 투자기업의 차입 비용이 늘어나면 설비투자와 반도체 구매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수요가 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자금 확보 여부에 따라 국내 기업의 수주와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인프라가 부채 기반 투자로 이동하는 가운데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며 "조달금리가 실제로 계속 높아지면 AI 사업 수익성에 대해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AI 인프라 기업의 자금조달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코어위브의 신용위험도 부각됐다. 금융정보업체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코어위브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5일(현지시간) 1100bp(1bp=0.01%포인트)를 넘어섰다. 채무불이행 위험에 대비한 보장 비용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코어위브 등 AI 인프라 기업의 재무 부담은 국내 증시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미래 이익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실적이 양호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 지연이 향후 주문과 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 원화 강세에도 주가 약세…메모리 중심 구조에 충격 집중 한국 증시의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두고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산업 구조가 대외 충격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투자에 대한 경계가 고객사의 구매 물량과 메모리 가격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면서 국내 대표 기업의 이익 지속성에 대한 평가도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9월 말 MSCI 한국지수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비중은 62.9%였다. 글로벌 투자자가 메모리 기업의 비중을 줄이면 한국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 비중 조정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분석이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주식 매도가 이어진 점은 최근 국내 증시 약세를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환율이 하락해도 반도체 이익 전망에 대한 경계가 남아 있으면 외국인 매수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기준, 전 거래일보다 2.2원 내린 1328.1원을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2024년 10월 2일(1319.3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 기대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원화 강세는 환헤지를 하지 않은 외국인의 달러 환산 수익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수출기업에는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 감소 부담이 될 수 있어 환율 안정이 주가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1001.89포인트(17.91%) 상승한 6595.45로 거래가 마감된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딜링룸에 SK하이닉스와 삼정전자, 달러/원 환율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07.31 yeawon2@newspim.com 중국 메모리 기업의 기술 추격 우려도 국내 반도체 기업의 향후 수익성을 둘러싼 변수로 꼽힌다.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과 함께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가 메모리 가격과 국내 기업의 가격 협상력에 미칠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AI·반도체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한 데다, 외국인 매도세를 받아낼 국내 매수 여력도 약해지면서 다른 주요국보다 낙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금리·환율 안정만으로 회복 한계…이익 지속성 확인 필요 다만 금리와 환율이 일부 안정됐던 10월 중순에도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높은 자금조달 비용이 유지되면서 대외 변수의 단기 개선만으로는 AI 투자와 반도체 이익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 기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109%로 일주일 전보다 약 10bp 낮아졌지만 여전히 5%대를 유지했다. 10월 13~20일 원·달러 환율도 하락했으나 코스피는 종가 기준 8.0% 내렸다. 시장에서는 금리·환율의 단기 움직임보다 고객사의 투자와 국내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실적 전망이 양호해도 높은 조달비용이 향후 투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부담을 줬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23일부터 10월 19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률은 각각 23.6%, 31.4%였다. 같은 기간 두 기업의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각각 1.8%, 3.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종형 센터장은 "주가는 현재 실적뿐 아니라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와 이를 실현할 가능성까지 선반영한다는 점에서 실적과 주가가 단기적으로 괴리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물가·금리 부담 완화와 함께 AI 투자가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 센터장은 "미국 금리와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반도체 업황과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nylee54@newspim.com 2026-10-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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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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