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의 대표 소비재주인 월마트(종목명:WMT)가 기대 이상의 분기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올해 순이익 성장률 둔화를 경고한 여파로 개장 전 주가가 8% 하락하고 있다.
이날 월마트는 지난해 12월 30일 마감한 4분기 조정 주당 순이익(EPS)이 66센트를 기록했으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늘어난 1805억 5000만 달러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는 조정 EPS 64센트, 매출 1800억 1000만 달러를 예상한 월가 예상을 웃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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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마트 매장 [사진=블룸버그] |
월마트는 4분기 전자상거래 부문과 광고 사업 등 신사업이 기대 이상의 매출을 보이며 4분기 실적을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월마트의 미국 내 전자상거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이는 11분기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이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매출은 16% 증가했다.
다만 올해 실적 전망치는 시장의 기대에 못 미쳤다. 월마트는 2025 회계연도 조정 EPS가 2.50~2.60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월가 예상치 2.76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또한 올해 매출 성장률이 3~4%로 예상되며, 조정 영업이익은 3.5%~5.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직전해의 9.6%에서 둔화한 것이다.
월마트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존 데이비드 레이니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자 지출 패턴은 꾸준하며 급격한 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등을 의식한 듯 "지정학적 상황에 대한 확실성이 부족하다"고 인정했다.
미국 내에서 월마트가 판매하는 상품의 약 3분의 2는 미국에서 제조, 생산, 조립된다. 다만 레이니 CFO는 멕시코와 캐나다로부터의 수입품에 관세가 부과된다면, 월마트도 "완전히 영향에서 자유롭지는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지난 7~8년간 관세 환경에서 살아왔다. 공급업체와 협력하고, 자사 브랜드를 강화하며, 필요한 경우 공급망을 조정해 비용 절감을 통해 소비자에게 이점을 전달할 것"이라며 변화한 관세 환경에도 월마트가 적응할 여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월마트는 미국 내 최대 식료품 소매업체로, 회사의 실적은 미국인들의 구매력을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 중 하나로 여겨진다. 최근 발표된 1월 미국 소매 판매가 0.9% 줄며 예상보다 큰 폭으로 둔화된 것에 대해 시장은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미 경제의 둔화 조짐일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편 이날 월마트는 배당금 인상 계획도 밝혔다. 이날 월마트는 배당금을 주당 94센트로 인상한다고 밝혔는데, CNBC에 따르면 이는 1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인상이다.
월마트의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약 8% 상승했으며, 전날 종가(104.00달러) 기준으로는 올해 들어 약 15% 상승했다. 같은 기간 S&P 500 지수는 상승률 4%를 대폭 앞질렀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