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뉴스핌] 홍우리 특파원 = 태국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피하기 위해 매년 4조원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태국 사료 업계는 사료용 원료 수입처를 미국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매년 28억 달러(약 4조 337억원) 상당의 미국산 농산물을 수입할 계획이다.
태국사료협회는 "소속 사료 업체들이 대두박 480억 밧(약 2조 544억원), 옥수수 360억 밧 등 매년 총 28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사료 원료를 수입할 능력이 있다"며 "미국산 사료 원료 수입을 늘리기 위해 정부와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태국이 현재 수입하는 대두박은 대부분 브라질 산으로, 미국산은 1% 미만이다. 미국산 대두박 및 기타 작물 수입액은 6820만 달러 규모이며, 옥수수는 수입하지 않고 있다.
폰신 팟츠린타나쿤 태국사료협회 회장은 "미국산 대두박에 대한 2% 수입세 철폐 등이 이뤄지면 업계는 곧바로 브라질산 대신 미국산을 들여올 수 있다"며 "세금 등의 문제가 해결되면 미국산을 우선 수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농산물을 더 많이 수입하는 것이 무역 흑자를 줄이는 가장 빠른 방법 중 하나라고 팟츠린타나쿤 회장은 지적했다.
한편 태국 역시 대미 무역 흑자국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 관세 부과를 강조하며 무역 전쟁에 나서자 관련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산 사료용 원료 수입 확대 방침을 밝힘과 동시에 미국산 에탄 수입을 최소 100만 톤(t) 늘릴 것을 석유화학 기업들에 요청했고, 지난 11일에는 패통탄 친나왓 태국 총리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무역 정책에 대응해 태국 무역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연구할 것을 각 부처에 지시한 바 있다.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태국은 지난해 미국과의 무역에서 354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다. 대미 흑자는 2023년의 294억 달러에서 20% 이상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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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블룸버그] |
hongwoori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