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이달 중 토허제 제외 지역 발표…재건축 지역 제외 가능성
재건축 지역 중개업자들 "사실이면 아쉬워…해제돼도 관망세일 것"
전문가들 "시장 과열 방지" vs. "반쪽짜리 해제" 의견 갈려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서울시가 5년 동안 유지했던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 지역의 해제 작업에 착수하면서 대상지 대한 관심이 쏠린다.
다만 해제 대상지에서 재건축 추진 단지가 제외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투기세력 유입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과 과도한 규제라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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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동 은마아파트 모습. [사진=윤창빈 기자] |
11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중 서울시가 발표하는 토허제 해제 대상지에 재건축 지역이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해당 지역 중개업자들은 예민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은마아파트 인근 중개업자 A씨는 "가격 상승 폭이 그렇게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규제 지역에서 제외될 경우 지역민들이 매우 아쉬워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또 다른 중개업자 B씨 역시 "예상과 달리 토허제 해제가 적용되더라도 매도 물량이 즉각적으로 나오지 않아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토허제 해제는 시기적으로도 늦은 감이 있으며, 해제 지역이 확정 발표되기 전까지는 시장에서 섣부른 움직임이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번 토허제 구역에서 풀리는 지역은 강남 MICE 사업지 일대 일반 아파트로 한정되며, 재건축 추진 단지는 제외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서울지역 재건축 대표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 등은 해제 대상에서 빠질 공산이 크다.
이는 정비사업 호재가 존재하는 재건축 단지에 규제를 해제하면 투기 세력 유입으로 가격 상승이 과열될 우려가 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같은 이유로 압구정, 여의도, 목동 등 신속통합기획 추진 단지들 역시 토허제 해제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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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잠실주공5단지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해제 지역에 포함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견이 갈린다. 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측에서는 정비사업 호재에 더해 중복 수혜로 인한 반사이익을 막기 위해 토허제 유지를 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재건축 단지는 잠재적 투자가치를 감안해 빠르게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며 "시장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재건축 아파트 중심으로 규제를 풀지 않겠다는 관점이 반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재건축 지역의 투기 세력 유입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세가 비중이 낮아 갭투자 여력이 낮고, 오히려 갭투자 비중이 신축보다 낮다는 의견이다.
고준석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빌라 단지 재개발의 경우 쪼개기 투기가 가능한 지역이지만 아파트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투기 세력이 유입될 가능성이 낮다"며 "신축보다 재건축 지역의 갭투자 여지가 더 낮기 때문에 재건축 지역을 해제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반쪽짜리 해제"라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해제 지역은 집값 상승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반응을 보였다. 권영선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은 "토허제 지정 지역 자체가 부동산 상승 압력이 높은 곳이기 때문에 실제 해제가 된다면 움츠러든 투자 수요가 살아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dos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