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2024 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 발표
3년 연속 국세수입 마이너스…작년 결손 30조8000억
'사실상 불용' 9조3000억…최근 10년 기준 '역대 2위'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지난해 국세수입이 당초 예산보다 30조8000억원 덜 걷히며 3년 연속 '세수 펑크'가 발생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세수 재추계 결과를 발표하며 29조6000억원의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30조원을 웃돌며 1조2000억원의 오차가 벌어졌다.
이에 대해 정부는 반도체 산업 경기 회복을 낙관하며 반도체 기업에 투자한 분에 대한 부가세 환급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내수가 부진했던 사실도 세수 결손 폭을 늘리는 데 핵심 배경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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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지출 계획과 달리 사용하지 못한 금액인 불용액은 20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사실상 불용'은 9조3000억원으로, 최근 10년 가운데 역대 2위 수준을 기록했다.
기획재정부는 10일 '2024 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를 발표하고 지난해 총세입이 535조9000억원, 총세출이 529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국세수입은 예산 대비와 전년 대비로도 모두 감소하면서 연이은 결손을 기록했다. 예산 대비 국세수입은 ▲2022년 -7000억원 ▲2023년 -56조4000억원 ▲2024년 -30조800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3년의 결손 폭은 역대 최대 수준이다.
전년 대비 국세수입은 최근 4년간 초과·결손을 오가며 50조원대의 오차 폭을 보였다. 연도별로 보면 ▲2021년 58조5300억원 ▲2022년 51조8611억원 ▲2023년 -51조9000억원 ▲2024년 -7조5000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앞선 2년간은 세수 초과가 발생한 반면, 다음 2년 동안은 큰 폭의 결손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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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회계연도 불용 현황 [자료=기획재정부] 2025.02.10 rang@newspim.com |
예산 불용액은 20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23년(45조7000억원)에 비하면 절반 규모로 줄었지만, 사실상 불용은 9조3000억원으로 전년(10조8000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불용이 발생한 데는 국세수입이 감소한 사실이 영향을 미쳤다. 국세수입이 줄면서 정부가 지방교부세를 6조5000억원 감액하고, 회계·기금과 중복 계상되는 정부 내부거래를 4조3000억원 줄인 사실이 불용액 규모를 키웠다.
이를 두고 기재부는 당초 계획 대비 지출이 줄어든 사업들에 대한 예산을 탄력적으로 조정한 영향일 뿐, 정부 차원에서 예산을 집행하지 않음으로써 강제적 불용을 초래한 경우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다음은 박봉용 기재부 재정관리국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해 세수 부족분이 30조원이고, 불용액은 20조원이다. 세수 결손 30조원을 불용 20조원으로 대응했다고 볼 수 있나
▲사이클은 크게 두 가지로 돌아간다. 세계잉여금을 뽑아내는 축이 하나 있고, 불용액이 나오는 사이클이 하나 있다. 이 중 세계잉여금은 자금이 들어가고 나오는 자금 차원에서의 거래만 본다. 불용은 자금이 동반되는 것은 아니다. 세출 계획상으로 얼만큼이 집행됐는지 혹은 집행되지 않았는지를 보는 것이다. 30조원은 자금상 결손액이고, 20조원 불용은 세출 계획상 집행하지 못한 분을 말한다.
-사업비 불용은 6조8000억원이 발생했다. 어떤 사업에서 가장 크게 발생했고 그 사유는 무엇인지
▲불용은 당초 계획에서 쓰지 못했다는 뜻이다. 여러 이유가 중첩이 되는데, 돈이 없어서 못 쓴 것도 반영이 되고 여건 변화가 이뤄졌을 수도 있다. 당초 추계를 한 것과 달라질 수 있고 집행 과정에서도 변수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여러 이유로 불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대표적인 각 사업별 불용액은 총세입·총세출을 마감한 후 부처별 또는 회계별로 정리가 돼야 한다. 크게는 기초연금 지급 등이 당초 지급된 인원 수와 달라질 수 있고, 전기차 보조금 지급 등도 당초 예산 편성 당시 예측했던 것과 실제 집행 단계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주로 이런 쪽에서 불용이 발생하고, 구체적인 사업들은 부처별로 마감한 뒤 추가적으로 나올 듯하다.
-정부가 돈이 없어서 불용이 발생하는 것인가
▲작년에 세수 대책을 만들었는데, 집행 과정을 확인해서 당초 예산 대비 집행을 하지 못할 것이라 판정되는 분들에 대해 배정을 줄여나가는 내용이다. 당초 계획 대비 지출이 줄어드는 것들에 그냥 돈을 다 주면 결국 남게 된다.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것들은 예산 배정을 줄여서 맞춰나가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 차원에서 말씀을 드렸다. 세출 여건에 따라 자금 배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해 맞춰나가는 것이다.
▲(정동영 국고과장) 정부가 세입 부족으로 자금이 없어서 강제적으로 불용하는 경우는 없다. 일반적으로 사업을 하다 보면 예산상 어떤 일정 문제 등이 있어서 자연적으로 집행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정부가 돈을 주지 않아서 집행을 못하는 경우는 없다.
-세수 결손 규모가 작년 재추계했던 것보다 늘어났는데 이유는
▲(조문균 조세분석과장) 재추계 대비 1조2000억원 결손이 늘어난 것에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가장 큰 건 반도체 경기가 3분기 이후에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반도체 기업 중에 큰 규모의 투자를 한 기업들이 있어서 이로 인한 부가세 환급이 늘어난 부분이다. 환급 규모를 제외한 나머지는 내수 부진 여파로 해석된다.
-정부가 세수 추계 방식을 바꾸겠다고 했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조문균 조세분석과장) 관련 위원회를 활용해 사후적으로 교차 검증을 해왔다. 사후 검증이 아니라 거시 지표 설정부터 모델 확정 등까지 해서 예산 추계 과정과 세수 추계 과정까지 전반적으로 국회나 전문가,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을 참여하게 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또 인공지능(AI) 모델 등을 활용해서 셋세수 추계에 활용하는 방안이나 거시 지표 외에 미시 정보들을 활용하는 방안도 현재 용역을 통해서 검토하고 있다.
-올해 세수 예산이 지난해 실적보다 45조원 늘어야 하는데 주로 어떤 세목에서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나. 달성 가능성은
▲(조문균 조세분석과장) 소득세 부분에서 양도세와 근로소득세 증가를 기본적으로 예상하고 있다. 법인세 부분에서도 기업 실적이 작년 3분기까지는 양호한 편이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여기에 부가세 증가까지 더해 크게 세 가지가 가장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계했다. 올해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는 현재 1월 실적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 양방 요인을 면밀하게 검토해서 실적 진도치에 따라 주기적으로 설명드려야 할 듯하다.
-지난 2021년부터 세수 오차가 유독 커졌는데 이유를 무엇으로 보나
▲(조문균 조세분석과장) 기본적으로 우리나라가 대외 의존도가 높은데, 대외 요인 불안전성이 확대되면서 오차가 늘어난 상황이다. 코로나 여파 등으로 인해 대외 경기 변동성이 커지면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들에 비해 유독 오차가 좀 더 늘었다. 다른 나라들도 오차가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r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