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2024 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 발표
3년 연속 국세수입 마이너스…작년 결손 30조8000억
'사실상 불용' 9조3000억…최근 10년 기준 '역대 2위'
[세종=뉴스핌] 김기랑 기자 = 정부 '세수 펑크'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이어졌다.
지난해 세수 결손 규모는 30조8000억원으로 '역대 최대' 마이너스였던 전년(-56조4000억원)보다는 줄었으나, 여전히 수십조원대 규모를 유지했다.
지난해 지출 계획과 달리 사용하지 못한 금액인 '결산상 불용'은 20조1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전년(45조7000억원)과 비교하면 절반으로 줄었지만, '사실상 불용'은 9조3000억원으로 전년(10조8000억원)과 유사했다. 사실상 불용 규모는 최근 10년 기준으로 역대 2위에 달하는 수준이다.
◆ 작년 국세수입 -30조8000억…법인세 15조2000억 덜 걷혀
1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24 회계연도 총세입·총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수입과 세외수입을 합한 총세입은 53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당초 예산(550조원)보다는 14조1000억원 줄었으나 전년과 비교하면 39조원 증가했다.
이 중 국세수입은 336조5000억원으로 당초 예산(367조3000억원)보다 30조8000억원 줄며 2023년에 이어 또 다시 세수 결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는 7조5000억원 덜 걷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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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회계연도 마감 결과 [자료=기획재정부] 2025.02.10 rang@newspim.com |
세수 결손은 지난 2022년부터 3년째 이어지고 있다. 당초 예산 대비 국세수입은 2022년에 7000억원 덜 걷히며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2023년에는 -56조4000억원 규모의 역대 최대 결손을 냈다. 지난해(-30조8000억)까지 합하면 3년 연속 세수 펑크가 이어지고 있다.
전년 대비 국세수입으로는 2년 연속 결손이 발생했다. 특히 최근 4년 동안은 50조원대의 큰 폭으로 초과·결손 등의 오차가 발생했다. 전년 대비 국세수입은 ▲2021년 58조5300억원 ▲2022년 51조8600억원 ▲2023년 -51조9000억원 ▲2024년 -7조5000억원 등으로 집계됐다.
세목별로는 법인세가 15조2000억원 덜 걷히며 전체 세수 결손 규모 중 약 절반을 차지했다. 이밖에 소득세는 8조3000억원, 교통에너지환경세는 3조9000억원 각각 덜 걷혔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해 10월 세수 재추계 결과를 발표하며 예산 대비 국세수입이 29조6000억원 덜 걷혔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제 받아든 결과는 30조8000억원으로 1조2000억원의 오차가 발생했다.
이에 관해 기재부 관계자는 "반도체 경기가 3분기 이후에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반도체 기업에 대규모 큰 투자를 한 기업들이 있다. 이로 인한 부가세 환급이 늘어난 부분이 제일 영향을 미쳤다"며 "이외에도 상속 증여세 증가분 등을 더해 전체적으로 1조2000억원의 오차가 났다"고 설명했다.
세외수입은 199조4000억원으로 당초 예산 대비 16조7000억원 늘었다. 공공자금관리기금(공자기금) 예수금 확대와 경상이전수입 증가 등에 영향을 받았다.
총세출은 529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예산과 전년도 이월액을 더한 554조원의 예산 현액 중 529조5000억원을 집행했다. 이 중 일반회계는 435조4000억원, 특별회계는 94조원을 각각 지출했다.
◆ 예산 불용 20조1000억…국세수입 감소에 교부세 감액 영향
예산 불용액은 20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규모였던 2023년(45조7000억원)에 비하면 절반 규모로 줄었다. 불용액은 예산에서 총세출과 이월액을 뺀 금액으로 당초 세출 계획과 달리 쓰지 못한 금액을 말한다.
불용이 발생한 데는 국세수입이 감소한 사실이 영향을 미쳤다. 국세수입이 줄면서 정부가 지방교부세를 6조5000억원 감액하고, 회계·기금과 중복 계상되는 정부 내부거래를 4조3000억원 줄인 사실이 불용액 규모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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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회계연도 불용 현황 [자료=기획재정부] 2025.02.10 rang@newspim.com |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불용이 발생하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중첩된다. 당초 추계와 달라질 수도 있고, 집행 과정에서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며 "대표적으로 기초연금 지급이나 전기차 보조금 지급 등이 당초 예산 편성보다 실제 집행 단계에서 차이가 나는 사업들이다. 주로 이런 쪽에서 불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재부는 전체 불용 내역 중 사업비 불용(6조8000억원)과 예비비 미집행(2조5000억원)만을 포함한 사실상 불용은 9조3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2023년(10조8000억원)과 유사한 수준으로, 최근 10년간을 기준으로 보면 2023년 다음으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수준이다.
특히 사업비 불용은 6조8000억원으로 전년(7조5000억원)보다 감소했다. 예비비는 예년에 비해 집중호우·태풍 등 재난·재해가 적게 발생해 미집행이 늘었다.
◆ 세계잉여금 2조 발생…일반회계 4000억·특별회계 1조6000억
총세입에서 총세출을 뺀 결산상 잉여금은 6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중 다음 연도 이월액 4조5000억원을 차감한 세계잉여금은 2조원을 기록했다. 세계잉여금 중 일반회계에서 4000억원, 특별회계에서 1조6000억원이 각각 발생했다.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국가재정법 제90조에 따라 교부세 정산과 공적자금상환기금 출연, 채무 상환 등에 쓰인다. 오는 4월 국무회의를 거쳐 처리 계획이 확정될 예정이다. 특별회계 세계잉여금은 각 특별회계의 법률 근거에 의해 해당 특별회계에 세입 처리된다.
정부는 이번 마감 실적을 기초로 기금 결산 결과를 반영한 국가결산보고서를 작성해 4월 국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이후 감사원 결산 검사를 거쳐 5월 말까지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김윤상 기재부 2차관은 "정부는 세수 부족 상황에서도 기금 여유 재원 등을 최대한 활용해 민생 안정과 경제 활력 등을 위한 재정 사업이 차질없이 집행될 수 있도록 지원했다"며 "그 결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한 정부 기여도는 연간 기준으로 0.4%포인트(p)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r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