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거래시장 선택...증권사 SOR 필수 마련해야
매매체결 종목 10개로 시작...800개로 단계적 확대
내달 4일 넥스트레이드에 29개 증권사 참여 예정
[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 국내 첫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가 다음달 4일 출범한다. 한국거래소의 70년 독점체제가 깨지고 하루 12시간 증권거래가 가능해지는 등 투자자 거래 편의성이 대폭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넥스트레이드는 한국거래소와 동시에 운영하는 정규 거래시간 외에도 오전 8시~8시50분 프리마켓과 오후 3시30분~8시의 애프터마켓을 운영한다. 내달 대체거래소 출범 이후 투자자들 입장에서 어떤 변화가 예상되고 알아둬야 할 체크포인트는 무엇일까.
◆ "투자자에 유리한 조건으로 주문 집행"
우선 넥스트레이드 복수거래소 출범으로 투자자의 가장 큰 변화는 거래시장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는 거래수수료, 거래속도 등 각 거래소의 서비스를 비교해 거래시장을 선택할 수 있다. 투자자가 거래소를 선택하지 않을 경우 증권사의 최선집행기준에 따라 마련된 자동주문전송(SOR, Smart Order Routing) 시스템을 통해 투자자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의 거래시장으로 주문이 집행된다.
최선집행의무는 증권사가 총비용(대가)이 투자자에게 유리한 시장으로 우선 배분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Taker주문(기존물량체결주문)시 투자자가 A주식을 1만원에 매수 주문한다고 가정할 때, B거래소에서 9000원 매도, C거래소에서 8000원 매도의 경우 매수 주문자 입장에선 C거래소로 주문이 배분되면 1000원 싸게 A주식을 살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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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연순 기자 [사진=넥스트레이드] 2025.02.07 y2kid@newspim.com |
이러한 최선집행기준에 따라 넥스트레이드에 참여하는 증권사는 SOR 시스템을 필수로 마련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증권사 홈페이지에서 각사의 '최선집행기준'을 확인·비교해 거래증권사 선택이 가능하다. 다만 투자자의 별도지시가 있는 경우, 증권사의 최선집행기준과 달리 처리가 가능하다. 투자자의 별도지시는 최대 3개월간 유효하도록 설정할 수 있다.
김영돈 넥스트레이드 경영전략본부장은 7일 복수거래시장 출범 관련 설명회에서 "대체거래소는 자본시장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투자자 편의를 확대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라며 "내달 시행되는 증권사의 최선집행의무는 고객에게 가장 유리한 시장으로 주문을 보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넥스트레이드 시장 참여 의사를 밝힌 증권사는 총 32개다. 다음달 4일 참여하겠다는 의향을 밝힌 증권사는 29개로 이 중 전체시장으로 참여하려는 증권사는 15개,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만 참여하겠다는 곳은 14개사다. 김영돈 본부장은 "구체적으로 증권사의 조건부(프리·애프터마켓), 전체시장 참여 여부는 2월 마지막주는 돼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 "애프터마켓 주식거래 중 중요정보 보도시 즉시 매매정지"
매매체결 종목은 코스피200/코스닥150 지수 구성종목, 시가총액·거래대금 상위 종목 기준 등을 고려해 약 800여 개가 대상이다. 우선 출범일인 내달 4일 시장 개설초기에는 10개 종목으로 시작해 4주 후에는 800여 종목으로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거래대상 종목은 다음주 경 발표될 예정이다. 현재 넥스트레이드에선 상장주식과 증권예탁증권(DR) 거래만 가능한데 향후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지수증권(ETN) 등 거래대상 상품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김 본부장은 "별도 인가를 받아야 하는데 관련 시행령이 6월에 개정되면 그때부터 인가를 받는 데 6개월 정도 걸린다"며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열릴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체거래소엔 경쟁매매시 과거 6개월간 일평균 거래량이 증권시장 점유율의 15%를 넘으면 안된다는 규제가 적용된다. 종목별로는 30% 이내여야 한다. 김 본부장은 "장중 거래량 때문에 거래를 중지시키지는 않을 것이고, 점유율이 12~13% 정도 되면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미리 예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체거래소에서 가격변동은 전일종가±30%로 거래소와 동일하다. 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복수시장 구조에서 A주식 종가가 1만원이었다면 다음날 가격 변동폭은 전일종가 대비 ±30%인 7000원~1만3000원이다. 이날 거래소 종가가 1만2000원이라고 하면 넥스트레이드의 애프터 마켓에서는 거래소 종가 1만2000원을 넘어 1만3000원에 해당 주식을 팔 수도 있다. 다만 이튿날 가격 변동폭은 전날 거래소 종가 1만2000원을 기준으로 8400원~1만5600원으로 책정된다. 넥스트레이드가 아닌 거래소의 전일 종가 기준으로 다음날 가격제한폭이 결정된다.
아울러 애프터마켓에서는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 정보가 언론 등에 공개될 경우 해당 종목의 매매 거래를 즉시 정지하게 된다. 이후 한국거래소를 통한 공시 등을 확인한 뒤 거래 재개 여부가 결정된다.
김 본부장은 "거래소에서라면 매매 정지를 할 사유에 해당하는 이벤트가 생겼을 때, 주로 악재일 때가 해당될 것"이라며 "거래소의 판단에 따라 거래가 재개되면 투자자들도 다음날 정상적으로 거래할 수 있다. 애프터마켓에서의 안전장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시장가 호가와 일반, 최우선, 최유리, 조건부 등 4가지 지정가 호가 외에 최우선 매수·매도 호가의 중간 가격으로 가격이 자동 조정되는 '중간가호가'와 특정 가격에 도달하면 지정가 호가를 내는 '스톱지정가호가'가 추가된다. 거래소도 넥스트레이드 출범일에 맞춰 새로운 호가를 제공할 계획이여서 투자자들은 새로운 호가를 바탕으로 다양한 투자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현행 한국거래소의 매매체결 수수료보다 20~40% 수준 인하할 예정으로, 시장 간 경쟁이 거래비용 절감이라는 투자자의 편익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공매도에 대한 관리·감독은 넥스트레이드 시장에서도 엄격하게 이뤄질 예정이다. 넥스트레이드의 프리·애프터마켓에서는 공매도가 금지돼 정규시간 중에만 공매도 주문이 가능하다. 공매도 주문 표시,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 등은 넥스트레이드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공매도로 인한 직접적 가격하락을 방지하는 업틱룰은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각각의 직전체결가를 기준으로 운영한다.
y2ki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