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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실패 인정하고 전술핵 재배치해야"

기사입력 : 2025년02월04일 07:45

최종수정 : 2025년02월04일 07:45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 "우리 사회 비핵화 매몰"
"北 위반으로 효력 상실한 비핵화 선언 없애야"
"급박한 상황서 독자 핵무장은 현실 대안 못돼"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응해 우리 정부가 비핵화 외교의 실패를 솔직히 인정하고 북한의 핵무기 보유라는 혁명적인 안보상황에 대처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이 제기됐다.

북핵 위협이 '현존하는 급박한 위험'임을 고려할 때 전술핵 재배치가 현실적 대안이라는 지적이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 [사진=뉴스핌 자료사진]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3일 한국국방연구원(KIDA)이 발행한 안보전략포커스에 기고한 글에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달 14일 상원 군사위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을 '핵국가'(nuclear power)로 지칭한 점을 두고 논란이 벌어진 사실을 거론하면서 "이 발언은 사전 서면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으로 제출된 것이기 때문에 우발적인 실수가 아니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제된 입장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이 글에서 전 전 원장은 "이런 반응은 우리 사회의 관계, 학계, 언론계가 북한 비핵화 입장에 매몰되어 있음을 잘 보여준다"며 "북한도 한국처럼 핵을 완전히 포기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는 듯한 뉴스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전 전 원장은 "그러나 미국의 입장은 북한 비핵화가 불가능하다는 쪽으로 변한 지 오래됐고, 이런 입장이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계기로 다시 공개적으로 표출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북한에 대한 호칭이 '핵보유국'(nuclear weapon state)이냐 '핵국가'냐는 것은 소모적인 논쟁일 뿐"이라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인사들이 북한을 어떻게 부르던 북한에 대해 법적으로 핵보유국 지위를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전문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고농축우라늄(HEU) 생산에 쓰이는 원심분리기 설비인 캐스캐이드(cascade)를 갖춘 현장을 돌아보고 있다. 왼쪽은 홍승무 노동당 군수공업부 제1부부장.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월 29일 관련 소식을 전했으나 구체적인 방문 날짜는 공개하지 않았다. [사진=조선중앙통신] 2025.01.29 yjlee@newspim.com

국제법적으로 핵보유를 인정하는 조항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제9조 3항의 '본 조약상 핵보유국이라 함은 1967년 1월 1일 이전에 핵무기 또는 기타의 핵폭발장치를 제조하고 폭발한 국가를 말한다'는 대목인데, 1967년 이후에 핵실험에 성공한 인도, 파키스탄, 북한 모두 국제법적으로 핵보유국으로 인정될 수 없다는 게 전 전 원장의 설명이다.

전 전 원장은 "다만 국제사회는 이들이 핵을 보유한 실체적 현실을 인정하는 차원에서 핵보유국, 핵무장국(nuclear armed state) 또는 핵국가라는 용어에 큰 차이를 두지 않고 사용한다"며 "북한이 상당한 기간 핵을 보유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을 바탕으로 북핵의 폐기가 아니라 관리로 정책을 전환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의 대응책과 관련해 전 전 원장은 "노태우 정부 이후 북한 비핵화에 매몰되어 있던 외교 및 대북정책을 전면적으로 쇄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018년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열린 북미 2차 정상회담 단독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사진=뉴스핌 로이터]

엘브리지 콜비 미 국방부 정책차관이 북한 비핵화가 허무맹랑하다고 한 이유는 핵을 보유한 국가를 외부의 당근이나 채찍으로 핵을 포기시킬 수 없다는 것이 핵 시대의 역사적 진실이기 때문이라는 취지다.

전 전 원장은 "흑백정권 교체기에 핵을 폐기한 남아공, 소련 해체기에 국가독립을 위해 핵능력을 러시아에 양도한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벨로루시 모두 자발적인 핵포기 국가였다"며 "북한도 내부적으로 핵포기를 결심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세력이 등장해야 만 비핵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한국이 비핵화 외교 실패를 인정하고 새로운 노선을 선택할 수 있느냐의 가늠자는 1991년 12월 31일 남북한이 서명한 '한반도의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을 제대로 정리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북한의 위반으로 비핵화 공동선언의 효력이 상실했음을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장애물을 치워야만 북핵 위협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길을 찾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북핵 위협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전 전 원장은 "독자적 핵무장, 잠재적 핵능력 확보, 전술핵 재배치 등 세 가지가 주로 거론되지만 북핵 위협이 '현존하는 급박한 위험'임을 고려하면 독자적 핵무장이나 잠재적 핵능력 확보는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고 지적했다.

[아무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좌)이 2023년 9월 13일 오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설 투어를 하고 있다. 

독자적 핵무장은 핵무기 개발의 인프라가 없는 현실, NPT 규범에 정면 배치된다는 국제적 부담, 미국의 반대라는 동맹 리스크, 핵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적, 기술적 제약 등 많은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전 전 원장은 "잠재적 핵능력 확보는 독자적 핵무장보다 못한 무책임한 발상"이라며 "당장 북한이 바로 앞에서 핵으로 위협하고 있는데, 핵물질 만들 능력을 확보하자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전 전 원장은 "한국이 처한 모든 여건을 고려할 때, 우리의 대안은 전술핵 재배치"라며 "이는 현재 한·미가 추진 중인 확장억제 강화의 일환이자 루비오 국무장관이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밝힌 '다른 국가들이 핵개발에 나서도록 하지 않으면서 위기를 예방할 방법'에도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스탠퍼드대 대학원 공학석사에 이어 워털루대 대학원 공학박사 출신인 전성훈 전 원장은 청와대 국가안보실 안보전략비서관과 통일연구원장 등을 지낸 핵 전문가로 꼽힌다.

yj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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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신공항 시공사 교체되나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장기간 표류한 부산 가덕도신공항 사업의 정상화를 위해 국토교통부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현대건설 컨소시엄(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교체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시공사가 전면적으로 바뀔지 주목된다. 2029년 개항이 사실상 물 건너가면서 국토부가 사업 진행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공사측은 공사기간 연장, 공사비 증액을 포함한 게약조건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덕도신공항 공사 입찰 당시에도 우선협상대상자가 수의계약으로 결정된 만큼 국토부가 재입찰을 진행해도 대체 시공사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결국 양측이 자신들의 주장을 굽히지 않을 경우 상당기간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가덕도신공항 공사 개요 및 국토교통부, 현대건설 컨소시엄 간 부지조성공사 기본설계 조건 입장 차이.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현대건설 "국토부 공기·공사비 못 맞춰… 안전 1순위" 8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가덕도신공항 기본설계안 변경 사유를 담은 시공단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타당성이 입증되지 않을 경우 수의계약 취소까지 거론되는 상황이지만, 어느 쪽을 선택하든 개항 연기는 막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대건설 컨소시엄은 이번 주 중으로 정부에 공사기간을 기존 7년에서 9년으로 연장해야 하는 사유를 담은 설명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컨소시엄은 지난주 국토부에 기본설계도서를 제출하면서 공사기간을 108개월로 제시했다. 국토부는 즉각 입찰공고에 제시된 공기(84개월)보다 2년이 더 필요한 구체적 사유와 설명자료 제출 등을 요구했다. 가덕도신공항 공사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일대 666만9000㎡에 활주로와 방파제 등을 포함한 공항 시설 전반을 건설하는 10조5300억원의 규모 사업이다. 당초 2035년 6월 개항으로 추진됐지만 '2030 부산 세계 박람회'(엑스포) 유치 국면을 맞아 5년 이상 당겨졌다. 엑스포 유치가 무산된 후에도 정부의 가덕도신공항 조기 개항 방침은 그대로 유지됐다. 현대건설은 최대 깊이 60m에 달하는 대심도의 연약 지반을 매립해야 하는 공항 부지 특성상 지반 개량을 위해 해상 구조물인 케이슨을 설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케이슨은 육상에서 만든 뒤 해상으로 옮겨 바다에 가라앉힌 다음 안에 흙이나 모래를 채우는 방식으로 설치한다. 이 과정에서 약 7개월의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사업지 주변은 태풍이 발생하면 파도가 12m에 이르는 먼바다에 해당하는 지역이기에 높은 파도에 대비한 안전 시공법도 적용해야 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예비타당성 조사보고서에도 "파랑의 영향을 크게 받는 12월~2월이나 태풍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7월에는 해상작업일수가 한 달에 10일 미만"이라며 "해상운반, 거치, 케이슨 속채움 등의 해상작업이 어렵다"고 적혀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6개월간 250여 명의 인력을 투입해 사업성을 재검토한 결과 안전과 품질을 최우선으로 설계하려면 108개월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냈다"며 "현재로서는 기본설계를 변경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공사비 역시 정부가 내놓은 10조5000억원보다 최소 1조원을 증액해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 형평성 안 맞아 시공단 바꾼단 국토부… 업계 반응은 "글쎄" 부산시는 즉각 입장문을 내고 "적정 공사 기간과 현장 여건, 시공 역량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건설 계획을 제시해달라"며 "지역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 없도록 신속히 착공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국토부도 강경한 입장으로 맞섰다. 컨소시엄이 기본설계 기간을 준수하지 않으면 재입찰을 진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언급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즉시 TF(태스크포스)를 가동하고,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회의를 구성해 차회 입찰방식 등을 신속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 또한 지난달 2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현대건설이 국토부가 내건 조건에 맞춰 기본설계를 보완해온다면 그에 맞춘 조치를 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플랜B'를 가동할 수밖에 없다"며 재입찰 검토에 힘을 실었다.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부터 공기 준수를 주요 요건으로 내세운 만큼 현 컨소시엄의 요구를 수용하는 것은 입찰 의사를 보였다가 포기한 타 건설사와의 형평성에 위배된다는 분위기다. 업계에선 국토부가 현대건설 컨소시엄에 실격 처분(DQ)을 내리고 재입찰을 진행하는 것보다 공기 협의를 하는 방향이 사업 속도를 높이는 데에 더욱 유리할 것이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공항 건설 자체가 고난도인데다 해상 매립까지 수반하는 공사임에도 주어진 기간이 과도하게 짧다 보니 선뜻 손을 드는 회사를 찾기 어려울 가능성이 커서다. 최초 입찰 때도 이 같은 이유로 네 차례나 입찰이 유찰된 바 있다. 당시 공동도급 제한 조건이 과도하게 까다롭다는 비판이 일었다. 공사 규모가 10조원 이상인데 10대 건설업체 중 2개 업체를 초과해 컨소시엄을 구성할 수 없어 공사를 마치기 위한 위험 부담과 비용이 크다는 목소리가 커지자, 국토부는 3개사까지 참여 가능한 것으로 조건을 수정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공기가 당초 계획보다 절반가량 줄어든 데다 해안가 공사라 지반 침하 문제도 있어 난도가 매우 높다"며 "금액을 떠나 이런 공사는 위험 부담이 커서 참여하려는 회사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또한 공사기간 연장에 대한 고려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박영강 동의대 명예교수는 "파도가 많은 외해에 속하는 가덕도 앞바다에 플로팅(해상에 부유하는 구조물을 설치하는 방식)과 같은 획기적인 공법을 적용하는 데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훈구 KDI 재정투자평가실장은 "해외 유사공항 사례에서 보듯이 해상공항은 사업기간이 6~9년 정도 소요된다"며 "통상 매립공사에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고 연약지반 처리, 호안공사(매립지 테두리를 만드는 공사) 등에도 다수의 인력이 장기간 사용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5-05-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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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클라베 첫날 교황 선출 실패...검은 연기 [뉴욕 런던=뉴스핌]김근철· 장일현 특파원=새 교황 선출을 위해 7일(현지시간) 시작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 회의)에서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날 오후 9시쯤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성당 굴뚝 위로 검은 연기가 피어올랐다. 이는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하는 추기경 133명의 첫 투표에서 선거인단 3분의 2 이상인 최소 89명의 지지를 얻은 후보가 없었다는 의미다. 새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가 열리고 있는 바티칸시티 시스티나 예배당의 지붕 굴뚝에서 7일(현지시간) 밤 교황 선출 실패를 알리는 검은 색 연기가 나오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kckim100@newspim.com 콘클라베에서 추기경단의 3분의 2 이상 지지로 새 교황이 선출되면 교황청은 투표 용지를 태워 시스티나 성당 굴뚝에 흰 연기를 피우고, 아니면 검은 연기로 투표 결과를 알린다. 첫날 회의에 새 교황 선출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추기경들은 시스티나 성당에 계속 머물면서 8일부터는 오전과 오후 각각 두 차례, 하루 최대 네 차례 투표해 제267대 교황을 뽑게 된다. 지난 2013년에는 다섯 번째 투표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출됐다. 콘클라베는 가톨릭 규정에 따라 교황이 선종한 뒤 15∼20일 사이에 시작한다. 콘클라베 방식의 교황 선출은 1274년 그레고리오 10세가 정립했다. 정치적 외압이나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추기경들을 한곳에 몰아넣고 차기 교황을 뽑을 때까지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했다. 시스티나 성당은 19세기 후반부터 콘클라베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콘클라베에서는 모든 추기경이 후보인 동시에 유권자이다. 따로 후보를 정하지 않은 채 각자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을 적어 내며, 3분의 2 이상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벽화가 있는 제단 앞에서 비밀 투표를 반복한다. kckim100@newspim.com 2025-05-08 0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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