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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한남동... 40년 만에 다시 찾아온 자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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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체제 전복 세력을 제거한다는 명분으로 계엄령을 선포한 것은 북한·러시아·중국의 독재자들과 같은 수법을 동원한 것이다. 한국의 대통령은 왜 이런 국가들과 정치적으로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는가?"

지난 6일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한·미 외교장관 공동 기자회견 도중 뉴욕타임스 기자가 던진 질문이다. 윤 대통령의 불법 계엄선포는 세계적 모범국가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일거에 나락으로 처박은 자폭 행위다. 전 세계는 충격과 함께 '도대체 왜'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이날 회견장에서 외국 기자들이 당연히 이 질문을 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막상 질문이 나오고 국제사회가 한국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러하다는 것을 확인하자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조태열 장관이 답변을 하지 않아 회견장에 순간 정적이 흘렀다. 회견을 진행하던 외교부 대변인이 답변을 안 하시겠느냐고 묻자 조 장관은 그제야 "내게도 질문이 있었나"라며 질문을 다시 해달라고 요청했다. 그 기자는 다시 같은 질문을 또박또박 되풀이 했다.

조 장관이 질문을 못 들었는지, 아니면 답변하는 것이 내키지 않아 모른척 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질문을 받아야 하는 그의 심경이 어땠을지 짐작은 간다. 어쨌든 조 장관은 긴장이 흐르는 분위기 속에서 매우 솔직하게 답을 했다.

"한국에서 일어난 일을 이해하려면 한국이 걸어온 민주주의 역사와 같은 특수한 한국적 상황을 살펴야 한다. 우리는 굉장히 빠르게 민주화와 경제 성장을 이룩한 모범적인 사회이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도 미처 탐지하지 못했던 취약성을 안고 여기까지 왔다. 그런 내재적인 요소들이 특수한 상황에서 폭발적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단시일 내에는 어렵다. 끊임없이 정치권이 각성을 하고 더 완벽한 민주주의를 향해서 노력을 해야 한다"

조 장관은 국회가 계엄을 즉각 해제시켰고, 한국은 합법적인 권한대행 체제을 유지하면서 민주적 절차에 따라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외교관의 화법'으로 말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외교적 수사' 대신 처절한 '자기 고백'을 택했다.

한국은 그동안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비민주적 요소를 안고 살아오다가 분열과 정치 갈등이 임계점에 도달하자 폭발해버렸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앞으로도 쉽지 않다는 사실을 외신 기자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아마도 지금 국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초현실적 상황'이 그의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짐작한다.

공소장에 '내란 수괴'로 적시된 대통령은 지지자들에게 끝까지 싸워달라는 선동 메시지를 보내고 경호병력 뒤로 숨었다. 집권 여당은 대거 한남동 관저 앞으로 몰려가 사법기관이 발부한 체포영장이 불법이라고 주장하며 법 집행을 가로막았다. 대통령을 체포하려는 경찰을 시민이 체포해 달라고 선동하며 내란을 되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한남동 관저 앞에서 탄핵반대·체포저지를 외치는 지지자 무리의 시위 현장을 관찰하며 들은 대화 내용은 충격적이다. 계엄을 유발한 '리짜이밍'의 배후에는 중공(중국)이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공을 멸망시키기 위해 대통령이 된 사람이므로 취임하자마자 부정선거를 밝혀내고 윤 대통령을 지지할 것이라는 인식이다. 지금 이들에게는 트럼프가 '메시아'다. 그가 취임하는 20일까지만 버티면 세상이 바뀐다고 믿는다. 전형적인 유사종교 현상이다.

계엄이 국격을 땅에 처박았지만 그래도 민주주의적 역량과 회복 탄력성을 믿었다. 그런데 이제보니 회복 탄력성은 민주주의만 갖고 있는게 아니라 내란도 갖고 있다. 일시적 반동으로 발생했다가 이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갈수록 대담해진다. 민주공화국의 기반이 무너져 가는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이게 계엄 선포보다 훨씬 더 충격적인 사실이다.

한국인이냐고 묻는 외국인의 질문에 아니라고 거짓말을 한 적이 두 번 있었다. 첫 번째는 1986년 2월 필리핀의 마르코스 독재정권이 '피플 파워'로 무너졌을 때다. 한국과 필리핀은 강력한 독재 체제를 가진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이었다. 그 중 하나인 필리핀이 먼저 독재를 종식시키고 민주 정부를 세우자 미국에서 한국은 필리핀보다 못한 정치 후진국 취급을 받았다. 당시 같은 과목을 수강하던 유럽 출신 학생이 나에게 한국인이냐고 물었을때 순간적으로 고민을 하다가 아니라고 말해버렸다.

두 번째는 1988년 서울올림픽 복싱 결승전에서 미국 선수가 일방적으로 유리한 경기를 하고도 역사에 남을 편파 판정으로 패해 눈물을 흘릴 때였다. 도서관 TV라운지에서 경기를 같이 지켜보던 흑인 청소부가 흥분한 목소리로 고함을 지르다가 나에게 한국인이냐고 물었다. 얼굴이 화끈거려 그렇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민주주의 회복과 법치를 가로막고 있는 대통령·여당·맹목적 지지자들의 행동과 말을 지금 전 세계가 실시간으로 지켜보고 있는 중이다. 전쟁의 폐허에서 군사독재까지 겪었지만 결국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이뤄내고 전 세계가 선망하는 모범국가로 탈바꿈한 한국의 명예와 평판이 모두 무너져 내리고 있다. 만약 해외에서 마주친 외국인이 어디서 왔느냐고 묻는 상황을 다시 맞이한다면 이번에도 "한국"이라고 말할 자신이 없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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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호주에 모가미급 11척 수출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일본 정부와 미쓰비시중공업이 호주 해군 차세대 범용호위함(SEA 3000) 사업의 최종 사업자로 공식 확정되면서, 모가미급 개량형 11척을 공급하는 대형 계약을 따냈다. 총사업비는 옵션을 포함해 최대 150억달러(약 20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일본의 이번 수주는 2014년 '방위장비이전 3원칙' 도입 이후 일본이 성사시킨 최대 완성 무기 수출이란 점이 의미를 가진다. 호주 ABC방송과 로이터·AFP 등 주요 외신도 이번 계약을 "2차대전 이후 일본 방산 수출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대형 함정 수출 사례"로 소개하며, "일본이 전통적인 '무기 수출 금기국' 이미지를 벗어나 새로운 위상을 구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가미급, 4800톤급 스텔스 다목적 호위함 = 호주가 선택한 플랫폼은 일본 해상자위대가 운용 중인 만재 4800톤급 모가미급(FFM) 개량형으로, 평시 해상교통로 경계·감시 임무뿐 아니라 대잠·대공·대수상·기뢰전까지 통합 수행하도록 설계된 다목적 호위함이다. 레이더 반사면적을 줄인 스텔스 선체 형상과 통합 마스트, 최신 통합전투체계를 적용해 중형급임에도 고밀도 임무 수행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함내 각종 장비·시스템의 자동화 수준을 대폭 끌어올려 승조원 규모를 약 90명 수준으로 줄인 점이 운용유지비 절감과 인력 운용 효율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독일 MEKO(다목적용 모듈 조합형 전투함) 계열과의 경쟁에서 호주가 일본안을 택한 결정적 요인으로 지목된다. 호주 해군 차세대 범용호위함(SEA 3000) 사업에서 최종 사업자로 선정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의 모가미급 개량형 호위함 조감도. 최대 150억달러(약 20조원) 규모, 11척 일괄 수출 계약으로 2차대전 이후 일본 방산사(史) 최대 함정 수출 사례로 평가된다. [사진 출처=미쓰비시중공업] 2026.04.21 gomsi@newspim.com ◆잠수함·초계기 수출 좌절 뒤에 얻은 첫 성과 = 일본은 2014년 '무기수출 3원칙'을 대체하는 '방위장비이전 3원칙'을 도입하며 동맹·우방국에 대한 무기 수출 길을 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오랫동안 의미 있는 완성무기 수출 실적을 만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대표적으로 2010년대 중반 호주 차세대 재래식 잠수함 사업에서 소류급 수출형을 앞세워 약 44조원 규모 수주전에 나섰지만, 기술이전 범위와 산업협력 조건 등에서 불리하게 작용해 프랑스에 사업을 내준 바 있다. 영국을 상대로 한 P-1 해상초계기 수출 시도 역시 비용 문제와 정치·전략적 고려가 겹치며 최종 선정에 실패하면서, "규제는 풀었지만 수출 경험과 레퍼런스 부족으로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는 자성론을 낳았다. 이번 호주 모가미급 호위함 수출은 이런 잇단 좌절 끝에 얻어낸 첫 대형 완성무기 수출 사례라는 점에서, 일본 방산 수출 전략이 본격적인 '실적 단계'로 넘어가는 분기점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범정부 수출 사령탑 추진 = 일본 정부는 이번 수주를 계기로 외무성·방위성·경제 관련 부처 국장급 인사가 참여하는 범정부 무기 수출 컨트롤타워 신설을 추진하며, 제도·조직 차원의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핵심은 '방위장비이전 3원칙' 운용지침 가운데 살상력이 높은 무기 수출을 5개 유형으로만 제한해 온 구조를 재검토해, 예외 인정 범위를 과감히 넓히거나 사실상 폐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데 있다. 지금까지는 각 건별로 "수출 가능한 품목을 찾아 예외를 허용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는 처음부터 수출을 염두에 두고 법·제도와 정부 조직을 다시 설계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일본은 호주형 모가미급을 포괄적 모델로 삼아 인도·태평양 역내 제3국으로 수출을 확장하는 구상까지 모색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무기 수출 대국' 노리는 일본… K-방산과 정면 경쟁 구도 = 모가미급 11척 수출 계약은 일본이 '전쟁 가능한 국가' 논쟁을 넘어, 방위산업을 본격적인 수출·성장 산업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대외적으로 드러낸 신호탄이라는 지적이다. 일본은 이번 사례를 발판으로 호주·영국·인도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 국가에 대한 함정·미사일·센서 체계 수출을 확대하고, 자국 조선·방산업계의 생산 기반을 유지·확대하는 선순환을 노리고 있다. 반면, 한국은 리튬이온 배터리 탑재 재래식 잠수함과 전차·자주포 패키지 계약을 앞세워 중동·동유럽·동남아 시장에서 이미 공격적인 수출 실적을 축적해 왔다. 그 결과로 양국은 글로벌 해양·지상 방산 시장에서 정면으로 부딪치는 '창과 방패의 경쟁 구도'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일본이 호주에서 전후 최대 호위함 딜을 따냈다면, 한국은 폴란드 등에서 초대형 패키지 계약을 기반으로 연간 방산 수출 200억~300억달러를 노리는 상황이다. 인도·태평양과 중동을 축으로 한 '한일 방산 수출대전'이 본격 점화된 것으로 보인다. gomsi@newspim.com 2026-04-21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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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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