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수요 침체, 운임비 상승 등 영향
지난해 연매출 87.7조…사상 최대
4분기 영업익 1461억…전년比 53.5%↓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LG전자는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지난해 4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가전 제품 수요 정체가 지속되고 물류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것이다.
◆ 작년 4분기 영업익 1461억, 예상치 크게 밑돌아
LG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3.3% 감소한 1461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2% 증가한 22조7775 억 원이다.
매출은 시장 기대치에 부합했으나, 영업이익은 컨센서스(3970억 원) 대비 크게 밑돌았다. LG전자는 통상적으로 상반기에 가전제품 출시가 집중되면서 '상저하고' 흐름을 보인다. 그러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이번 실적은 시장 전망을 하회했다.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뉴스핌DB] |
특히 해상운임 비용 부담을 비롯한 물류비 변동성 확대가 수익성 부진을 이끌었다. 실제 해상 물류비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예상치 못한 글로벌 해상운임 급등이나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을 고려한 재고 건전화 차원의 일회성 비용 등이 발생하며 수익성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또 재고 건전화 차원에서 일회성 비용을 늘린 영향과 함께 ▲TV 사업 경쟁 심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등이 수익성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 TV 경쟁 심화, 신사업 투자비용으로 적자 예상
잠정 실적인 만큼 사업부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3000억 원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LG이노텍의 실적을 제외하면 LG전자의 4분기 실적은 사실상 적자라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생활가전 영업이익이 60억 원, TV 영업적자 180억 원, 전장(VS) 영업적자 160억 원, BS(비즈니스솔루션) 영업적자 830억 원을 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TV(HE) 사업의 적자, VS 사업에서 원가 부담 증가, BS 사업의 높은 재고 때문"이라며 "생활가전(H&A)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증가하겠지만 비수기 영향과 물류비 부담이 지속되고 마케팅 비용 증가로 손익분기점(BEP) 수준의 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며 "HE사업부는 웹(Web)OS 증가에도 불구하고 비용이 늘어나 적자를 예상하고,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부도 신사업 투자비용에 따른 영업적자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LG 월드 프리미어'에 대표 연사로 등단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LG전자] |
한편 연간 실적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연간 매출액은 87조7442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4년간 LG전자의 연결 매출액 연평균 성장률은 10%를 넘어섰다. 특히 생활가전은 인공지능(AI) 가전 라인업 확대와 구독 서비스 등의 영향으로 2년 연속 매출액 30조 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장 사업은 전기차 캐즘의 영향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연 매출액 10조 원을 넘겼을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는 이달 말 예정된 실적설명회를 통해 2024년도 연결기준 순이익과 사업본부별 경영실적을 포함한 확정실적을 발표할 계획이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