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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미술계 결산]미술시장 침체에도 서울 '아시아 아트허브'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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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현대미술 세계로 뻗어가,유망작가에 러브콜
3회차 '프리즈'에 광주·부산비엔날레 겹쳐 활기
세계 미술전문가 집결,반면에 경매시장은 싸늘

[서울=뉴스핌] 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2024년 우리 미술계는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든 '프리즈서울'(9월4~7일) 여파로 여름부터 가을까지 온나라가 미술로 들썩였다. 특히 세계가 주목하는 국제미술제인 광주비엔날레가 금년들어 30주년을 맞은 가운데 프리즈와 같은 시기에 개막해 시너지효과를 창출했다.

또 부산비엔날레도 엇비슷한 시기에 막을 올렸고, 전국의 주요 미술관들도 야심찬 기획전을 선보여 미술열기를 달아오르게 했다.

[서울=뉴스핌] 2024년 9월4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한 '프리즈서울 2024'에 참가한 영국 화이트큐브의 부스. 올해 프리즈서울은 작년 보다 참가화랑이 10개가 줄어 전세계에서 110개 화랑이 부스를 차렸다. 출품작은 수십억 원대 고가 블루칩 보다는, 판매가능한 작품들이 주를 이뤄 1,2회에 비해 다소 달라진 면모를 보였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2.25 art29@newspim.com

▲유망 작가, 세계무대 진출 가속화

이처럼 매머드한 미술이벤트가 한꺼번에 막을 올리고, K아트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며 글로벌 주요 미술관의 관장과 큐레이터, 아트컬렉터, 프레스 등 미술관계자들이 대거 내한했다. 이에 세계 미술계의 이목이 한국으로 집중된 한 해였다. 고무적인 것은 한국을 찾은 미술전문가들이 한국 미술가들의 작업에 큰 관심을 기울였다는 점이다.

그 결과 독창성을 갖춘 유망한 한국 미술가들의 세계 진출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올가을 이미래와 양혜규는 영국 굴지의 미술관인 테이트모던과 헤이워드갤러리에서 각각 개인전을 가졌고, 이불은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MET) 파사드에 4점의 대형 작품을 설치하며 미국 미술계에 이름을 각인시켰다. 내년에는 서도호 작가가 테이트모던에서 솔로쇼를 여는 등 더 많은 한국 미술가가 국제 무대에 진출할 예정이다. 

[서울=뉴스핌] 올해로 30주년을 맞아 9월 개막한 제15회 광주비엔날레. 유럽의 스타 큐레이터 니콜라 부리오가 예술감독을 맡아 '판소리, 모두의 울림'이라는 타이틀로 12월1일까지 열렸다. 2024년에는 부산비엔날레, 창원조각비엔날레, 제주비엔날레(~2025년 2월16일)도 개최됐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2.25 art29@newspim.com

또한 2024년 한국 현대미술은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특별전, 공식병행전 등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개최한 해였다. 국내 톱 갤러리들의 주도로 유영국(PKM갤러리), 이배(조현화랑), 이성자·신성희·이승택(이상 갤러리현대) 등의 작품전이 특별전 형식으로 열리는 등 베니스에서 한국현대미술 전시가 총 10건에 이를 정도로 러시를 이뤘다.

이는 전세계가 주목하는 최고의 현대미술제인 베니스에서 한국 미술의 우수성을 널리 알린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하지만 일부 부실한 프로젝트도 포함돼 보다 면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뉴스핌]미국을 대표하는 톱 갤러리인 페이스갤러리의 마크 글림처 회장. 마크 글림처는 부친인 아니 글림처(1960년 뉴욕서 페이스갤러리 창업)와 함께 올가을 한국을 찾아, 3년째 참가 중인 프리즈서울을 둘러보고, 서울점에서의 특별한 전시를 진두지휘했다. 페이스갤러리는 이태원의 서울점에서 마크 로스코x이우환 2인전과 왕광러 개인전을 장외전시로 선보이며 많은 미술애호가를 끌어들였다.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2.25 art29@newspim.com

▲미술을 경험하고 즐기는 '아트슈머' 등장    

한편 프리즈서울과 키아프서울은 미술의 대중화와 생활화를 앞당기기도 했다. 미술품 수집가를 뜻하는 아트컬렉터와는 다른 '아트슈머'(예술소비자)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미술을 일상에서 즐기는 이들이 크게 는 한 해였다. 즉 아트컬렉터들이 예술품을 투자와 감상의 맥락에서 접근하는 것과는 달리, 아트슈머는 일상에서 '경험'하는 대상으로 미술을 바라보는 것이 특징이다. 이로써 MZ세대를 비롯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미술애호가들이 부쩍 증가한 2024년이었다.

[서울=뉴스핌] 프리즈서울, 키아프서울과 발맞춰 같은 기간에 서울 청담동의 송은이 막을 올린 '피노 컬렉션' 전시 전경. '컬렉션 초상화:피노 컬렉션에서 엄선된 작품들'이란 타이틀로 세계적인 아트컬렉터이자 크리스티 경매의 소유주인 프랑수아 피노(케링그룹 명예회장)의 컬렉션 1만여점 중 60점을 선보인 이 기획전은 2024프리즈서울의 장외전시 중 가장 돋보이는 전시 중 하나였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2.25 art29@newspim.com

올해는 정부까지 나서서 세계적인 미술장터인 프리즈서울 기간을 '대한민국 미술축제'로 선포하며 미술 열기 확산에 팔을 걷어부쳤다. '상업적 이익 추구'가 최대 목표인 노련한 서구 아트페어 기업에 우리 정부가 공적 기금까지 쏟아부으며 측면 지원한 것에 대해 일각에선 비판도 제기됐다. 하지만 '키아프리즈'를 통해 한국 현대미술이 세계로 도약하는 계기를 만들고, 서울이 '아시아의 아트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다면 '보다 큰 그림을 그리며 힘을 집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큰 한해였다.

미술애호가와 아트슈머들을 올들어 더욱 들뜨게 한 것은 프리즈서울 기간 중 '장외 전시'와 색다른 아트파티 등이 어느 해보다 화려하고 풍성했다는 점이다. 2024년 '키아프리즈' 기간에 세계 정상의 아티스트인 니콜라스 파티(호암미술관)와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한국계 작가 아니카 이(리움미술관)를 필두로 △엘름그린&드라그셋(아모레퍼시픽미술관) △피노컬렉션(송은) △마르쿠스 뤼페르츠(대전 헤레디움) △접속하는 몸:아시아 여성미술가들(국립현대미술관) △서도호(아트선재센터)전 등이 열렸다.

[서울=뉴스핌] 한국을 대표하는 리딩 갤러리인 국제갤러리는 올해 프리즈서울 기간 중 함경아 작가와 마이클주 작가의 개인전을 비중있게 선보였다. 사진은 '유령 그리고 지도'라는 제목으로 국제갤러리에서 개인전을 가진 작가 함경아. [사진=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2.25 art29@newspim.com

또한 갤러리 전시도 볼만 했다. △마크 로스코x이우환(페이스갤러리) △데릭 애덤스(가고시안) △가브리엘 오조르코(화이트큐브) △션 스컬리X바젤리츠(타데우스 로팍) △제이슨 보이드 킨셀라(페로탕) △레픽 아나돌(푸투라 서울) △나리 워드(리만머핀) △존배(갤러리현대), △함경아x마이클주(국제) △유영국(PKM) 등 주요 작가들의 전시가 봇물 터지듯 이어졌다.

▲서울, 아시아 아트허브로 발돋움

지난 2022년 프리즈서울의 상륙 이후 올들어 키아프(한국국제아트페어)는 양적 질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이로써 서울이 '아시아의 아트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한 해였다. 물론 매년 3월에 열리는 아트바젤 홍콩이 아직은 아시아의 아트페어로는 최고의 매출과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명실상부 인터내셔널한 아트페어인 것은 분명하다. 중화권 슈퍼리치 등 최상위 미술품 수집가들을 고객으로 10년 넘게 확보하며 위용을 떨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울과 한국의 강점은 현대미술을 선보이는 미술관과 아트센터, 화랑 등 미술인프라가 홍콩에 비해 훨씬 풍부하게 다져져 있다는 점이다. 올들어 서울과 수도권에는 괄목할만한 비영리 미술공간과 아트센터가 속속 문을 열어 인프라적 측면에서는 아시아 최강임을 다지게 했다. 또 역량있는 현대미술 작가들을 아시아에서 가장 폭넓고, 탄탄하게 보유하고 있는 것도 장점이 아닐 수 없다.

따라서 현대미술 프로젝트와 유통만 놓고 볼 때는 서울이 일본 도쿄를 앞지르고 있어 수년 내로 아시아 최고의 아트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한국은 국제적 경쟁력과 시스템, 파워를 갖춘 현대미술 갤러리들의 활약이 두각을 보이고 있고, 나름대로 자기 색깔을 갖춘 중소 갤러리까지 가세하고 있어 가능성은 매우 큰 셈이다. 문제는 정치사회적 안정, 해외 거물급 컬렉터와의 유기적인 네트워킹 등이 선결과제로 해결되어야 이룰 수 있는 목표다. 최고가 작품에 지갑을 척척 열 수 있는 아시아 최고의 슈퍼컬렉터들을 고정적으로 확보해 든든한 버팀목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관건인 셈이다. 

[서울=뉴스핌] 서울 용산의 아모레퍼시픽미술관(관장 전승창)이 프리즈서울 개막에 맞춰 포문을 연 엘름그린&드라그셋의 전시 '스페이스'에 몰린 한국의 기자들. 이 아티스트 듀오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 수영장, 주택, 식당 등을 실제처럼 절묘하게 조성하고, 현대 사회의 공간과 인간의 관계를 다각도로 비틀고 탐구한 작업을 선보여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2.25 art29@newspim.com

이른바 강소 갤러리로 불리는 젊은 갤러리 중에는 뛰어난 기획력과 국제감각, 작품 선구안및 추진력으로 올해 확실한 성과를 거둔 곳이 여러 곳이다. 금년에 이들 강소 갤러리 또한 고환율과 경기침체로 어려운 한 해를 보낸 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새로 진입한 젊은 컬렉터들의 호응을 받으며 미래 가능성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이들은 특히 해외 아트페어와 해외 옥션에서 기대이상의 성과를 거두며 내년을 기약하게 했다. 

▲경매시장, 5년내 최저 낙찰액, 최저 낙찰률 기록

그러나 문제도 없지 않다. 심각한 미술경기 침체와 고환율의 장기화는 서울이 아시아 아트허브로 발돋움하는데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미술시장은 전반적으로 침체 국면이고, 특히 경매시장은 일년 내내 찬바람이 불며 불황에 허덕였다. 

사단법인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이사장 김영석)가 발표한 '2024년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연말 결산'(서울옥션, 케이옥션 등 국내 경매사 10곳)에 따르면 올해 미술품 경매 낙찰총액은 약 1151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3년 약 1535억원 △2022년 약 2360억원 △2021년 약 3294억원 △2020년 약 1153억원에 비해 지난 5년 내 최저 수준이다.

낙찰 총액뿐 아니라 출품작, 낙찰작, 낙찰률, 개인 낙찰총액 등 모든 부문에서 5년 내 최저치를 기록해 심한 불황임을 드러냈다. 김영석 이사장은 "올해 미술시장은 사회 전반의 총체적인 경기 둔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다"면서 "적어도 내년까지는 미술시장 경기회복 전망이 그리 밝지 못하다"고 진단했다.

[서울=뉴스핌] 2024년 9월 신세계가 서울 신세계갤러리 청담에서 프리즈서울 개막에 맞춰 선보인 스털링 루비(52)의 개인전. '먼지 덮인 계단 위 쉬고 있는 정원사'라는 부제로 스털링 루비의 미공개 신작(회화 콜라주 조각 설치미술 등) 60여점이 나왔다. [사진= 이영란 미술전문기자] 2024.12.25 art29@newspim.com

한편 미술계의 오랜 요구사항이었던 미술진흥법이 7월부터 시행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5년마다 기본계획, 중장기 방향을 설정해 미술 생태계 전반을 진흥하는 정책을 추진하게 된다. 그간 물품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관리된 국가기관 소유 정부미술품도 이 법에 따라 관리되고, 이를 위해 공공미술품 관리 전문기관인 '공공미술은행'이 설치된다. 이어 미술서비스업 신고제(2026년), 재판매보상 청구권(2027년)이 잇따라 시행될 예정이다. 이는 미술품 공정유통과 질서 조성을 위한 대책의 일환이다.

▲'그림 렌탈로 연8%수익' 유혹,1600억원대 '폰지사기' 

2024년도 국내 미술시장은 미술품 사기사건이 연달아 터지며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기도 했다. 미술품 투자거래업체 갤러리K의 '아트테크' 사기 행각은 가히 메가톤급이었다. 지난 9월부터 투자자의 고소와 경찰의 대대적인 수사로 윤곽이 드러났는데 피해액은 약 1600억원대로 파악됐다. 고객이 갤러리K를 통해 그림과 조각을 구입하면 이를 기업이나 사무실, 병의원 등에 렌트(대여)해 수익을 내고, 그 수익금을 고객에게 나눠준다는 사업모델이었다. 또 고객이 현금화를 원할 경우 구입한 작품을 원래 가격대로 재매입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갤러리K는 초기에는 수익금을 지급하는 듯했으나 실상은 대여실적이 미미하기 짝이 없어 적자가 눈덩이처럼 누적됐다. 결국 고객의 투자금을 다른 투자자를 유치하는데 쓰는 '돌려막기'로 자금을 유용한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고객이 구입한 그림도 실체는 없고, 디지털로 이미지만 제시했음이 밝혀지는 등 가공할만한 사기행각을 일삼으며 폰지사기(다단계 금융사기)를 했던 셈이다.

아트테크를 통해 '은행금리를 뛰어넘는 연 8%의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감언이설에 속아 퇴직금을 몽땅 밀어넣거나 전세금을 빼서 투자한 고객들이 속출했고, 고소 고발이 줄을 이었다. 또 청담동 모 화랑에서도 또다른 사기사건으로 피해자가 발생하는 등 가뜩이나 냉랭한 국내 미술품 시장을 더욱 움츠러들게 하는 사건이 이어진 2024년이었다.

게다가 수년 전부터 계속되어온 정상급 작가 이우환 화백의 가짜그림 파동 등 위작사건이 여전히 사그라들지 않고, 오히려 '가짜가 더 늘었다'는 입소문이 확산된 한 해였다. 이같은 위작논란은 국내 미술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거래를 더욱 위축시켰다. 이런저런 악재들로 인해 메이저 화랑과 일부 강소화랑을 제외한 대다수 화랑들은 '전시를 열어도 고객이 찾지 않는다. 위작논란에 그림값까지 자꾸 떨어지니 누가 발길을 주겠나. 개점휴업 상태다'며 불황을 호소했다. 영세화랑 중에는 심한 불경기를 이겨내지 못하고 폐점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이밖에 '적은 돈으로 피카소, 앤디 워홀 같은 유명작가 작품을 살 수 있다'는 선전문구를 내걸었던 미술품 조각투자도 올들어 '3년 보유했으나 원금이 반토막났다'는 등의 피해사례가 연달아 공개되면서 많은 문제점을 노정시켰다.

▲세계적 작가 리차드 세라, 빌 비올라 타계 

2024년에도 많은 미술인이 우리 곁을 떠났다. 한국화가 오태학·하태진, 서양화가 함섭, 조각가 백현옥, 서예가 권창륜이 타계했다. 해외에서는 거대한 철골조각으로 유명한 리처드 세라와 비디오 아트의 거장 빌 비올라, 미국을 대표하는 추상미술가 프랭크 스텔라가 유명을 달리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2025년 우리 미술계가 올해 보다 더욱 어려운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무엇 보다 큰 걸림돌은 고환율과 한국의 정치사회적 불안정이다. 특히 달러및 유로화의 고공행진으로 해외 미술품을 들여와 유통시켜온 국내 주요 화랑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작품가 폭등및 운임, 보험료 상승으로 큰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좁은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 아트페어에 참가해 한국현대미술의 우수성을 알리고, 매출도 올려왔던 화랑들에게는 고환율이 넘기 힘든 허들인 셈이다. K-아트에 대한 전세계적인 관심과 호응은 어느 때 보다 뜨거운데 여러 악재가 도사리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따라서 정교하고도 획기적인 체질개선과 구조조정, 끈질긴 인내와 명민한 투자가 요구되는 한 해가 될 듯하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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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Z플립8'에 주름 개선 신기술 뺐다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의 고질적인 화면 주름을 줄이기 위해 '플렉스 티타늄'을 도입했지만, 접힘부 굴곡과 단차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이어져 온 갤럭시 Z플립8은 제외됐다. 고급 기술을 상위 제품에 먼저 적용해 제품 간 차별화를 두는 전략은 기존에도 활용해 왔다. 다만 화면 주름 개선은 새로운 편의 기능을 추가하는 것과 달리 폴더블폰의 기본 사용감과 완성도에 직결된다는 점에서 이번 선별 적용의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서는 폴드와 플립의 서로 다른 패널 구조와 접힘 방향, 별도 설계·내구성 시험, 양산 검증 과정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작 기준 폴드7이 플립7보다 출고가가 약 89만원 높아 신기술 비용을 상대적으로 흡수하기 수월하다는 점에서 원가 부담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삼성 측은 직접적인 이유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 같은 폴더블이지만 구조는 달라 16일 업계에서는 플렉스 티타늄이 플립8에 적용되지 않은 이유로 폴드와 플립의 서로 다른 디스플레이 구조를 꼽고 있다. 플렉스 티타늄은 기존 부품의 소재만 바꾸는 기술이 아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아래에 티타늄 합금 필름을 넣고, 디스플레이 모듈을 받치는 플레이트에도 티타늄을 적용하는 새로운 적층 구조다. [AI 인포그래픽=김정인 기자] 티타늄 플레이트에는 화면을 반복해서 접고 펼칠 수 있도록 미세한 구멍을 촘촘하게 가공한다. 구멍의 크기와 간격, 배열은 패널이 접힐 때 받는 힘과 접힘 반경에 맞춰 설계해야 한다. 폴드는 화면을 세로 방향으로 접지만 플립은 가로 방향으로 접는다. 화면 크기와 비율, 접힘부위 길이, 힌지 구조와 내부 부품 배치도 서로 다르다. 폴드용으로 설계한 티타늄 플레이트와 미세 홀 구조를 단순히 줄여 플립에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이유다. 업계에서는 플립에 같은 기술을 넣으려면 제품 형태에 맞춘 구조 설계와 내구성 시험, 양산 검증을 별도로 거쳐야 할 것으로 본다. 플립형 제품에 기술을 적용할 수 없다는 의미라기보다 이번 세대에서는 폴드용 구조의 개발과 양산 적용이 먼저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 원가보다 별도 설계·검증에 무게 플립8 미적용 배경으로 원가 부담 가능성도 거론됐다. 전작 기준 갤럭시 Z폴드7의 국내 출고가는 256GB 모델이 237만9300원으로, 148만5000원인 Z플립7보다 89만4300원 높았다. 업계에서는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폴드가 신기술 적용에 따른 부품비와 공정비 부담을 흡수하기 수월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다만 삼성 측은 원가가 플렉스 티타늄 적용 모델을 가른 직접적인 배경은 아니라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Z폴드7. [사진=뉴스핌DB] 수율도 변수로 꼽힌다. 새로운 적층 구조를 적용하려면 티타늄 필름과 플레이트, 접착층이 일정한 품질로 결합돼야 한다. 패널 크기와 접힘 방향이 달라지면 제조 공정과 검사 기준도 다시 맞춰야 한다. 업계에서는 폴드8에서 양산성과 내구성을 먼저 확인한 뒤 플립형 제품으로 확대하는 방식이 생산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차기 플립 모델의 적용 여부와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판매 비중 커진 폴드에 우선 적용 폴드의 넓은 화면도 신기술 우선 적용 배경으로 꼽힌다. 폴드는 펼친 상태에서 영상과 문서,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화면 평탄도가 제품 완성도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접힘부위가 길고 디스플레이 면적도 넓어 화면 전체를 균일하게 받쳐주는 하부 지지 구조도 중요하다. 삼성전자는 강성이 높은 티타늄 합금 필름과 플레이트를 함께 적용해 화면 주름과 내구성, 제품 두께를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폴드의 판매 비중이 커진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국내 사전판매에서 갤럭시 Z폴드7과 Z플립7은 총 104만대가 판매됐다. 이 가운데 폴드7이 60%, 플립7이 40%를 차지했다. 삼성전자가 2019년 폴더블폰을 처음 출시한 이후 국내 사전판매에서 폴드가 플립을 앞선 것은 처음이었다. 얇고 가벼워진 폴드7의 판매가 늘어난 가운데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도 폴드8에 먼저 적용된 셈이다. ◆ 소비자 불만 남은 플립…차기 모델 주목 플립8이 신기술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소비자들이 체감해 온 문제를 고가 폴드 제품부터 개선한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렵게 됐다. 플립은 접었을 때 크기가 작고 휴대가 편리해 폴더블폰 대중화를 이끈 제품이다. 하지만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화면 중앙의 접힘부위가 평평하게 유지되지 않고 굴곡이 도드라진다는 불만이 이어져 왔다. 화면을 위아래로 넘길 때 손가락에 단차가 느껴지거나 접힌 부분이 살짝 솟아오른 듯한 이질감이 생기고, 밝은 곳에서는 접힘 자국이 더 선명하게 보여 사용감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폴드8에서 플렉스 티타늄의 양산성과 실제 주름 개선 효과가 확인되면 플립형 제품에 맞춘 구조를 별도로 개발해 차기 제품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플립용 설계와 시험이 추가로 필요한 만큼 내년 출시 제품에 곧바로 적용된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 Z플립7. [사진=삼성전자] ◆ 폴더블로 확대되지 않은 프라이버시 기능 갤럭시 S26 시리즈에서 처음 선보인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는 차세대 폴더블 라인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폴드8과 플립8 모두 적용 대상에서 빠졌다.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는 사용자가 지정한 상황에서 화면의 시야각을 좁혀 옆 사람에게 내용이 잘 보이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다. 비밀번호를 입력하거나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등 민감한 정보를 다룰 때 화면 노출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폴드는 화면을 펼쳐 문서나 메시지,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주변에서 화면을 볼 수 있는 범위도 넓어진다. 이 때문에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가 폴더블의 대화면 활용성을 보완할 기능으로 꼽혔지만 이번 신제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해당 기술을 향후 폴더블 제품군까지 확대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차기 제품에서 적용 범위가 넓어질지 주목된다. kji01@newspim.com 2026-07-16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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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 통합' 4년제 사관학교 대전 자운대에 세운다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국방부가 16일 '국방교육 대개혁'을 표방하며 육·해·공군 사관학교를 대전 자운대 일대에 통합하는 '국군사관학교 창설 기본계획'을 공식 발표했다. 미래 안보환경 변화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회복 이후 한미연합방위체제를 이끌 장교를 양성하기 위해, 기존 각 군 사관학교를 "최고 수준의 첨단 통합 사관학교"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방부는 이번 계획을 "국방교육 대개혁의 첫걸음이자, 사관학교 교육체계 전반을 재설계하는 도약적 혁신"이라고 규정했다. 안규백 국방부장관이 지난 2월 20일 오전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 열린 육·해·공군 사관학교 통합임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2026.07.16 gomsi@newspim.com 국방부는 문제 인식의 출발점으로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고 규정하며, "각 군 사관학교 병립 체계가 자원 중복과 분산투자를 초래하는 구조적 비효율을 낳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행 육·해·공군 사관학교는 각각 약 700~1000명 규모로 일반 종합대학 단과대 수준에 불과하지만, 총 2900여 명의 생도를 양성하기 위해 3명의 3성 장군을 포함한 7명의 장성, 약 3000여 명의 지원 인력을 유지하고 있어 "규모 대비 지휘·지원 구조가 비대하다"는 것이 국방부 판단이다. 국방부는 또한 "전쟁 양상이 지·해·공을 넘어 우주, 사이버, 전자기스펙트럼 등 '다영역 통제 능력'을 요구하는 시대로 급변하고 있는데도, 사관학교 교육체계는 여전히 군종별로 분절된 구조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 출범할 국군사관학교는 대전 자운대 지역에 통합 신설되며, KAIST와 국방과학연구소(ADD), 항공우주연구원, 천문연구원, 전자통신연구원, 원자력연구원 등 주요 연구기관이 밀집한 과학기술 클러스터와 연계된 '스마트캠퍼스'로 설계된다. 국군사관학교 예상 조감도. [그래픽=국방부 제공] 2026.07.16 gomsi@newspim.com 국방부는 "분산·노후화된 기존 육·해·공군 사관학교 시설을 하나로 모아 과감한 집중투자를 단행, 규모의 경제가 실현된 세계 최고 수준의 통합 교육 플랫폼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교육과정은 우주·사이버·전자기스펙트럼을 포함한 AI 기반 전영역 작전을 주도할 수 있는 각 군 특성화 교육과, 전작권 회복 이후 한미 장병을 주도할 수 있는 국제 감각·소양 함양 과정으로 재설계된다. 국방부는 "현재 약 24% 수준인 사관학교 민간교수 비율을 점차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국립대학 수준 처우를 보장해 최고 석학이 장교 양성 일선에 참여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통합 국군사관학교를 중심으로 간호사관학교, 첨단사관학교, 학군·학사장교 과정 등 다양한 교육 코스를 수용하는 '국방교육 허브'로 장기 발전시키고, 상징성이 큰 기존 사관학교 시설과 기념공간은 보존·활용 방안을 병행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국방부는 "전작권 회복 이후 한미연합방위체제를 이끌 주역을 길러내는 세계적 수준 첨단 사관학교로 도약하겠다"며 "국민 의견을 적극 수렴하는 열린 절차로 국방교육 대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gomsi@newspim.com 2026-07-16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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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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