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AI 의료기술 스타트업 인수…조직 개편 단행으로 사업 확장
LG전자, 14종 의료용 모니터로 시장 공략…북미, 유럽 공략 가시화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글로벌 가전 시장 침체가 지속되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헬스·메디컬 분야를 새로운 먹거리로 낙점하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양사 모두 인공지능(AI) 기능을 탑재한 헬스케어 솔루션과 의료기기를 내세워 기업간거래(B2B) 사업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대적으로 고부가가치 제품이 많고 시장 변동성이 적어서 안정적인 수익원이 될 수 있는 의료기기 사업을 육성·확장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의료기기산업 시장 규모는 10조7270억원으로,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 8.3%를 기록하며 막대한 성장 폭을 보였다. 해외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AI 연계 의료기기 시장은 연평균 42% 성장해 2027년 995억달러(약 136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 삼성전자, 스타트업 인수에 수장 교체까지…SW 개발도 집중
이에 삼성·LG전자는 최근 병원을 대상으로 의료기기 B2B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메디슨을 통해 초음파 진단기기, 디지털 엑스레이 등 다양한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프랑스의 AI 기반 의료기술 스타트업인 소니오를 인수해 AI 진단 기술과 인력을 확보하고 의료기기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고정형 디지털 엑스레이 'GF85'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하면서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미국 미시간 대학교와 진행하는 갤럭시 워치 피트니스 기능 강화를 위한 연구에서 참가자들이 갤럭시 워치 7을 착용하고 심박수(Heart rate)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유규태 의료기기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을 삼성 의료기기사업부 수장으로 교체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기도 했다. 미국 코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삼성전자에 합류한 유 대표는 종합기술원을 거쳐 2013년부터 의료기기사업부에 몸담았다. 글로벌 초음파 의료기기 시장에서 삼성메디슨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헬스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개발자 대상으로 '삼성 헬스 소프트웨어 개발도구 스위트'를 공개했다. 개발자와 연구자들이 다양한 건강 관리 솔루션을 더 쉽게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 LG전자, 의료용 모니터 집중…5년 내 글로벌 '톱3' 진입 목표
LG전자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앞세운 '의료용 모니터'를 중심으로 의료기기 사업 공략에 나섰다. 상용·진단용·수술용 등 총 14종의 의료용 모니터와 6종의 디지털 X레이 검출기(DXD) 라인업을 기반으로 5년 내 글로벌 '톱3'에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10일 장익환 LG전자 BS사업본부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BS부문 2030년까지 의료모니터가 포함된 ID·IT 사업 매출 8조원을 달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는 지난 2016년 의료용 모니터를 처음 선보인 이래 북미, 유럽 등을 중심으로 매년 2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가며 꾸준히 사업을 확장해 왔다. 현재는 임상용·진단용·수술용 등 총 14종의 의료용 모니터와 6종의 디지털 엑스레이 검출기(DXD)를 글로벌 50여 개국 의료기관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프랑스 공립 병원 구매자 연합(CAIH)과 4년간 1000만유로(약 150억원) 규모 의료용 모니터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 사업은 진입 장벽이 높고, 선발주자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은 분야"라면서도 "양사가 전체적인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서는 진단기기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군으로의 확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