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며 6일(현지 시간) 뉴욕 시장에서 미 국채 수익률은 수개월 만에 최고치로 급등했으며, 미 달러화도 강세를 보였다.
트럼프의 불법 이민 제한, 무역 상대국에 대한 10% 보편적 관세 부과, 세금 인하 정책 등이 미국의 성장과 동시에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고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 여력을 축소할 수 있다는 관측에 국채 수익률이 급등하고, 달러화는 강세를 보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 채권 시장 오후 거래에서 10년 만기 미국 국채 수익률은 전일 대비 18bp(1bp=0.01%포인트) 급등한 4.479%를 가리켰다. 이는 지난 7월 이후 4개월 만에 최고치다. 일일 상승 폭도 지난 4월 이후 가장 가팔랐다.
달러화 [사진=블룸버그] |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4.312%까지 치솟으며 7월 말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금리도 이날 하루 19bp 폭등한 4.641%를 기록하며 지난 2020년 3월 이후 일일 최대 오름 폭을 보였다.
미 국채 2년물과 10년물 국채 금리 차이를 보여주는 수익률 곡선(일드커브)은 이날 장중 19.5bp까지 확대하며 지난 9월 말 이후 가장 가팔라졌다. 수익률 곡선은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때 가팔라지는 경향이 있다.
연준은 7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의 당선 소식에 미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며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뉴욕 시장 오후 거래에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이날 장중 105.44까지 오르며 지난 7월 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트레이딩 플랫폼 트라두의 니코스 차부라스 수석 시장 전문가는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세운 정책들이 인플레이션을 더 높일 수 있고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를 더욱 늦춰 달러화 강세를 한층 촉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유로존, 멕시코, 중국, 캐나다 등 미국의 무역 상대국은 관세율 인상의 여파로 경제 성장이 둔화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는 미 달러화 대비 이들 통화의 매력을 한층 떨어뜨릴 수 있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전 재임 기간에도 약달러가 미국의 수출에 도움이 된다며 달러화 약세를 선호한다고 공공연히 밝힌 바 있어 달러화가 일시 급등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약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달러/엔 환율은 장중 154.7엔으로 지난 7월 30일 이후 최고치로 치솟았으며,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0683달러까지 밀리며 6월 27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독일의 높아진 정치적 불확실성도 유로의 약세를 부추겼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6일 연립 정부의 경제 정책에 지속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온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을 해임했다.
독일 언론들은 린드너 장관과 같은 자유민주당 소속 각료들도 곧 사임할 예정이며 사회민주당 소속의 올라프 숄츠 총리는 내년 1월 연방 의회에 자신에 대한 신임 여부를 묻는 투표를 제안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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