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4개월래 최고치로 상승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했다는 소식에 6일(현지시간) 금 가격이 3주 만에 최저치로 하락하고 국제 유가도 아래를 향했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12월물은 트로이 온스(1ozt=31.10g)당 전장보다 2.7% 내린 2676.30달러를 기록했다. 금 현물은 장중 2652.19달러까지 밀리며 3주래 최저치를 찍은 뒤 한국 시간 기준 7일 오전 4시 7분 기준 2.8% 하락한 2667.19달러를 기록했다.
트럼프 당선 소식에 투자자들이 달러로 몰려들면서 금값이 3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이날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지수는 105.44까지 올라 7월 3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스톤엑스 분석가인 로나 오코넬은 "박빙의 결과가 가격에 반영되던 상황에서 분쟁 없이 명확한 트럼프 당선 소식이 나오자 오늘 아침 달러 강세를 포함한 트럼프 트레이드가 힘을 받았고, 불확실성 해소와 달러 강세가 맞물려 금 가격을 짓눌렀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들은 트럼프 당선으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새 관세 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경우 연방준비제도가 완화 사이클을 멈출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삭소뱅크 상품전략 책임자 올라 한센은 "금은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과 미 금리 인하 속도 둔화 가능성 사이에서 갈등을 겪을 것"이라면서 "이번 목요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여전히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지만, 이후 정책에 대한 언급에서 인하 멈춤 신호가 나올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 소식은 유가도 짓눌렀다. 달러 강세도 부담이었고, 트럼프 재집권 후 달라질 외교 정책이 글로벌 석유 수급 여건에 부담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작용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장보다 배럴당 30센트(0.42%) 밀린 71.69달러에 마감됐고,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1월물은 61센트(0.81%) 후퇴한 74.92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는 이날 장 초반 트럼프 당선 소식에 대규모 매도세가 나타나면서 배럴당 2달러 넘게 하락했지만 장 후반으로 가면서 낙폭을 다소 만회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 당선이 원유 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다양한 분석들이 제기됐다.
뉴욕 어게인캐피탈 파트너 존 킬더프는 "선거 결과에 과잉 반응이 있었다"면서 "트럼프의 승리가 미국 산업이 스스로 무분별하게 시추하고, 초과 공급을 야기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중동의 지속적인 전쟁이 공급에 부담을 주는 가격 지지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UBS 애널리스트 지오반니 스타우노보는 트럼프의 재집권이 이란과 베네수엘라에 대한 제재 재개를 의미할 수도 있으며, 이는 시장에서 원유를 제거하여 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리포우 오일 어소시에이츠 사장 앤드류 리포우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한 트럼프의 지지가 중동의 불안을 가중시킬 수 있으며, 이는 글로벌 원유 공급 중단 가능성을 초래해 유가를 상승시킬 수 있다고 봤다. 트럼프가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공급을 계속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독립 분석가인 티나 텡은 트럼프가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 경제에 더 큰 압박을 가하는 정책을 추진할 수 있으며, 이는 원유 수요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라이스테드에너지 글로벌 상품 시장 책임자 무케쉬 사흐데브는 미국 선거와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제외하고, 원유 시장의 지속적인 트렌드가 앞으로의 가격 전망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 원유 재고가 11월 1일로 끝난 주에 210만 배럴 증가하여 4억 2777만 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로이터 조사에서 애널리스트들이 예측한 110만 배럴 증가를 초과하는 수치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