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노갑 "윤석열, 낡은 이념 공세로 국민 갈등 우려"
김무성 "정치가 국민 절망으로 몰아, 민추협 정신 배워야"
우원식 국회의장 "지금은 혁신국가 전환기, 새 성장동력 필요"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과거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던 보수와 진보 정치 원로들이 현재의 정치 상황에 대해 쓴 소리를 던지며 각자의 영역에서 경쟁하면서도 타협의 정신을 잊지 않았던 김대중·김영삼 전 대통령 시기의 정치에서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과 참석자들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2024.09.26 leehs@newspim.com |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의 주최로 26일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주최한 김대중 탄생 100주년 기념 세미나 '김대중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선진 혁신국가를 만들다'에서는 여러 정치 원로들과 여야 지도자들이 모여 눈길을 끌었다.
민추협이 1980년대 민주화운동의 양대 세력이었던 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지들로 조직된 단체인 만큼, 이날 모임에서는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원로 정치인들이 모였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동지인 권노갑 상임고문과 정대철 헌정회 회장, 정균환 전 새천년민주당 원내대표, 이석현 전 국회 부의장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동지였던 김덕룡 전 정무장관, 김무성 전 한나라당 대표 등이 참석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 밑에서 정치를 시작한 김부겸 전 총리도 자리를 함께 했다.
포문은 민추협 이사장인 권노갑 고문이 열었다. 권 고문은 이날 인사말에서 "오늘 국민들은 민생이 어려운데 윤석열 대통령은 과거 역사로 되돌아가서, 이미 세계에서 사라진 낡은 이념 공세로 국민 간에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라며 "세계적인 복합위기가 우리나라와 한반도를 위태롭게 하는데 이 위기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는 것 아닌가 염려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권노갑 민주화추진협의회 이사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09.26 leehs@newspim.com |
권 고문은 후배 정치인에게도 "정치의 리더는 우리나라 국정을 운영하는 청사진이 있어야 한다. 청사진이 없는 정치는 절대적으로 실패한다"라며 "후배 정치인들은 전직 대통령들이 걸어왔던 길을 더듬어가면서 그것을 자기 몸에 배어 실천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김덕룡 민추협 공동이사장도 "지금 정치권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차갑다"며 "민추협의 원래 뜻이 훼손되지 않고 전진하는 정치권이 됐으면 하는 기대를 가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무성 전 한나라당 대표는 "현재 정치가 국민들을 절망 속에 몰아넣고 있는데 현역 정치인들에게 부탁드리는 말씀은 민추협의 정신을 배워서 정치를 좀 정상화시켜달라는 간절한 부탁의 말씀을 드린다"고 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지금 남북관계가 일촉즉발의 상황에 있어서 아무도 편안하지 않다"라며 "이렇게 불안한 상황에서는 외국 자본들도 장기 투자를 하려고 할 리가 없다"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신을 본받아 지금 정권도 꼭 남북 평화를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전 부의장은 "한미동맹을 위주로 한반도 안보를 튼튼히 하면서도 평화를 위한 대화를 해야만 전쟁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김대중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 학술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4.09.26 leehs@newspim.com |
이날 자신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막내제자로 소개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국회의 모습이 국민들에게 어렵고 힘든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서 국회의장으로 참으로 죄송스럽다"라며 "두 분(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이 경쟁하면서 협력해 민주주의를 이루고 새로운 성장 동력도 만들고 경제성장도 이뤄낸 것을 보면서 정치의 모습이 어때야 되는가를 다시 새겨보는 자리"라고 고개를 숙였다.
우 의장은 "지금 여러 어른들이 지금 이런 주제를 갖고 세미나를 하는 것은 지금 시대가 경제적으로 새로운 벽에 부딪히고 위기에 직면하고 새로운 혁신국가로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되는 전환기에 있기 때문"이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 당시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특히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드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것을 후배 정치인들에게 이야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생으로 만들어가는 민추협의 정신, 민주주의와 경제 성장, 사회적 약자까지 끌어안으면서 혁신 성장을 하라는 김대중의 정신을 우리가 잘 살려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부겸 전 총리는 "오늘날 많은 권위주의 국가들에서는 시장경제가 안된다. 민주주의가 안되니 부정부패가 되는 것"이라며 "오늘 토론회는 정치를 제대로 못하고 있는 후배들을 혼내기 위한 것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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