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HDC 회장·김영섭 KT 대표 등 기업인 속속 증인 채택
최태원 SK 회장·박정원 두산 회장도 거론..."기업인 소환 자제해야"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다음달 7일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주요 기업인들의 증인·참고인 신청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각 상임위별 참석 확정 기업인 명단도 속속 나오고 있다. 재계에서는 그러나 과거와 같은 '기업인 망신주기'식 증인 채택이 재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25일 정치권과 재계에 따르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전날 회의를 열고 김영섭 KT 대표와 김승수 현대차 GSO(부사장)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KT의 최대 주주가 현대차로 변경되면서, 국민 기업인 KT에 미치는 영향을 따져보자는 차원이다.
◆ 정몽규 HDC 회장·김영섭 KT 대표 등 기업인 속속 증인 채택
과방위는 또 '중저가 단말기' 관련 노태문 삼성전자 사장을 참고인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한국우주연구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분쟁과 관련해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공동대표도 증인으로 채택됐다. 이날 의결된 증인은 108명, 참고인은 54명 규모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지난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대한축구협회 등에 대한 현안질의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국회 문체위는 같은 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과 축구협회 운영 과정의 난맥상을 따져 묻기 위한 차원이다.
정 회장은 전날 국회 문체위 현안질의에 출석해 "홍명보 감독 선임과 관련 절차상 하자는 없었다"며, 회장직 4연임 등 자신의 거취와 관련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주요 대기업 총수들에 대한 증인 채택 움직임도 여전하다. 기재위 야당 의원들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300억원대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관련 세금 누락 및 법인세 감세 관련 등을 따져 묻자는 의도에서다. 다만 여당 기재위원들은 기업인 소환은 자제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 최태원 SK 회장·박정원 두산 회장도 거론..."기업인 소환 자제해야"
국회 정무위에선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증인 채택 움직임이 활발하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 합병 논란에 대해 박 회장 및 주요 임원들이 소환 대상에 올랐다. 정무위는 이번 국감에서 계열사 합병 과정·주식교환 비율·지배구조 변경 과정 및 절차의 적법성과 소액주주들의 이익 침해 여부, 인수합병 과정에서의 주주 가치 훼손 논란 등을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정무위는 또 최근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고려아연과 영풍 간 경영권 분쟁 관련,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을 증인으로 부르는 것을 추진 중이다.
마티아스 바이틀 메르세데스 벤츠 코리아 사장도 국회 증인 채택이 유력한 상황이다. 지난달 1일 인천 청라의 한 아파트에서 있었던 '벤츠 전기차 화재' 사건 때문이다. 벤츠 전기차 화재 사건 이후 전기차에 대한 안전 문제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 밖에도 국회 환노위에선 야당이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하고 한화오션 하청 노동자를 참고인으로 신청했다. 한화오션의 연이은 산재 사고와 관련 안전관리 부실 등을 추궁하기 위한 차원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유권자와 언론의 주목을 받고자 일부 의원들이 기업 총수나 CEO들을 불러 놓고 호통만 치고 답변할 기회도 주지 않는 망신주기식 국정감사 구태 관행은 이제 사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