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기업 활동 도움되는 법안으로 지원해 주길"
최태원 상의 회장, 이번주 여·야 대표 면담 추진
K-칩스법 등 첨단산업 지원법 논의 탄력 기대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22대 첫 정기국회 개원과 함께 재계는 상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 등 기업 규제법안보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나 K-칩스법(반도체 특별법) 등 친기업 법안 위주로 논의가 활성화되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오는 5일 국회를 찾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민주당 대표 등을 잇따라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 재계 "기업 활동에 도움되는 법안으로 지원해 주길"
최 회장은 정기국회 개원과 함께 재계의 입장을 전달하는 한편 여야 대표의 취임을 축하하기 위해 예방 일정을 계획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야 대표에게 현재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제 상황을 전하고 규제개혁 필요성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달 23일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AI(인공지능) 등 첨단 산업 종목에서도 치열한 국가대항전이 치러지고 있는데 우리 기업도 국가를 대표해 메달을 딸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 활동에 부담되는 법안보다는 도움이 되는 법안으로 지원하고 응원해 주신다면 올림픽 선수 못지않게 메달을 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재계는 이번 정기국회 안건 중 특히 이사의 충실 의무를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에 대해 기업의 경영 활동을 위축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현행 상법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로 규정하는데, 더불어민주당 개정안에는 대상을 '주주'까지 넓히도록 했다. 기업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소액주주의 권리 보장을 목적으로 하지만 과감한 투자나 인수합병(M&A)엔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노란봉투법 역시 노조의 파업이 일상화되는 '파업 공화국'이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다수의 하청 노조와 일일이 단체협상을 벌여야 해 대부분 기업 노사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노동쟁의 개념 확대와 손해배상 책임 제한으로 노조의 불법파업이 상시화돼 산업현장에 큰 혼란이 빚어질 것이란 입장이다.
◆ K-칩스법 등 첨단산업 지원법 논의 탄력 기대
재계는 이번 정기국회에서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나 K-칩스법(반도체 특별법) 등 첨단산업 지원법 등 기업들을 살리기 위한 법안 논의가 좀더 탄력을 받길 기대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반도체 생산 시설에 각각 390억 달러(약 53조원), 430억 유로(약 64조원)의 천문학적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는데, 한국은 직접 보조금이 없는 실적이다.
임동원 한국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기업경쟁력 및 경제 역동성 제고를 위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3%포인트 인하하고, R&D·시설투자 세액공제 제도 확대, 직접 환급 제도 도입 등 보다 실효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와 함께 과세표준구간도 4단계에서 2단계로 단순화할 것을 제안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주요 기업들은 현재 임원들 연봉도 동결시키고 주말에도 출근하게 하는 등 비상경영이 한창인데 국회도 이런 상황을 감안했으면 한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선 K-칩스법이나 첨단산업 투자에 대한 보조금 직접 지원법 같은 기업을 살리는 법안을 좀더 중점적으로 다뤘으면 한다"고 말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