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부회장, 美 애틀랜틱 카운슬 주최 세계시민상 수상
"문화는 인류에 배려 공감의 다리 건설할 힘 있어...K-컬쳐로 장벽 허물어"
아시아 여성 기업인 중 최초로 수상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이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애틀랜틱 카운슬이 주관하는 제13회 세계시민상을 수상했다.
애틀랜틱 카운슬은 국제 협력·분쟁 해결 분야의 세계적 연구기관으로 2010년 이래 세계 시민의식 구현과 민주주의 발전 등에 기여한 인사에게 세계시민상을 수여해왔다.
애틀랜틱 카운슬은 이 부회장이 수십 년간 CJ그룹에서 문화 사업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보여준 리더십, 아카데미상을 받은 영화 '기생충' 제작을 포함해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 미친 영향력, 세계 무대에서 예술적인 스토리텔링을 장려하고자 하는 헌신 등을 선정 이유로 꼽았다.
올해에는 이 부회장과 함께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 의장국이었던 이탈리아의 조르자 멜로니 총리를 비롯해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함께 수상자로 선정됐다.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이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애틀랜틱 카운슬 주최로 열린 '2024 세계시민상 시상식'에서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CJ 그룹 제공] |
이날 뉴욕 맨해튼의 지그펠드 볼룸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이 부회장은 수상 소감을 통해 "문화는 비록 전쟁을 끝낼 수 있는 힘은 아닐지라도, 인류에 대한 배려와 희망, 공감의 다리를 건설할 힘이 있다"면서 "기생충 같은 영화는 한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불평등이라는 중요한 주제에 대한 대화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K-POP에서 K-드라마에 이르기까지 K-컬처는 세계 곳곳에서 문화적 장벽을 허물고 기쁨, 웃음, 사랑은 보편적이라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 "우리가 만든 것은 단순히 콘텐츠가 아니라, 많은 이들과 함께 하는 연결"이라며 "문화는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아름다운 것을 함께 누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그는 조부인 삼성그룹 이병철 선대 회장은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고 늘 말씀하셨다"고 회상하면서 "문화는 산소와 같아서, 평소에는 그 존재를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그것 없이는 결코 살아갈 수 없다"라고 말했다.
역대 수상자 중 아시아 여성 기업인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의 수상 소감 발표 후에는 일본 록 그룹 엑스재팬의 리더 요시키에 이어 한국 힙합 가수 타이거JK와 윤미래가 무대에 올라 공연하며 시상식 분위기를 달궜다.
한편 시상식에서는 수상자와 개인적, 직업적 친분이 있는 인사가 수상자를 소개하는데 이 부회장은 샤리 레드스톤 파라마운트 글로벌 회장이 소개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멜로니 총리 소개자로 나서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에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 홍콩 투자기업 퍼스트 이스턴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빅터 추 회장 등이 수상했다.
한국인으로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에 최초로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