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5영업일 1.1조 증가, 전월비 절반 수준
부동산 안정 위해서 지속적 대출규제 불가피
전세대출 추가 규제 및 대출총량제 도입 '신중'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9월부터 본격 시행된 각종 가계대출 관련 규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필요시 '하향 안정화'를 위한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실수요자 논란이 있지만, 집값 안정을 위해서라도 대출규제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대출총량제 도입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은행권 대출 자체가 중단될 경우 등 부작용이 심각하기 이유에서다.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전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09.12 yooksa@newspim.com |
김 위원장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잠정 자료이기는 하지만 이달 5영업일 기준 가계대출 증액 규모는 1조1000억원으로 전월 동기 대비 절반 가량으로 줄어든 것으로 보고 받았다"며 "제한된 수치이기는 하지만 분명 규제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향후 추이도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혔다.
8월 금융권 가계대출은 9조8000억원 증가하며 7월 5조2000억원 대비 증가폭이 4조6000억원이나 급증했다. 이는 3년내 최대치로 2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등을 피해 이른바 '막차수요'가 집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반면 이달부터는 스트레스 DSR 시행과 함께 주요 시중은행들이 1주택자 주담대 제한 등 각종 규제를 도입하면서 어느 정도 감소세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실제로 5영업일 기준일이기는 하나 8월에 비해서는 증가세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는 금융위 설명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달에 9조8000억원이나 가계대출이 늘었는데 이중 정말 꼭 대출을 받아야했던 사람은 얼마나 될까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당국의 목표는 꼭 필요한 사람에게는 돈을 빌려줘야겠지만 부동산 가격이 오를까하는 마음에 주택을 매입하는 그런 부분은 조치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근 실수요자 대출을 둘러싼 차주들의 혼란과 관련해서도 "만약 당국이 실수요에 대해 일정한 기준을 정해버리면 오히려 기준 외 사람들이 모두 대출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은행권 자율규제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대출규제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지만, 상승세가 충분히 꺾이지 않는다면 가능한 모든 추가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병환 금융위원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4.09.12 yooksa@newspim.com |
다만 전세대출에 추가적인 규제는 무주택자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부분을 충분히 고려할 것이며 특히 2021년 도입된 강제적인 대출총량제와 같은 제도는 아예 대출이 중단되기 때문에 최대한 도입에 신중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출총량제한도 모든 옵션이기는 하지만, 당시 도입된 제도가 은행별로 할당을 주고 그걸 넘어서면 일부 은행이 대출을 아예 중단하는 일들이 벌어졌다. 대출이 중단되거나 그런 상황까지는 가지 않도록 관리하겠다고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집값 상승 요인으로 꼽힌 정책대출에 대해서는 "부동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지만, 정책대출은 무주택자나 신생아 등 명확한 정책목적이 있다. 이들을 위한 정책적 약속도 지켜야 한다. 다만 대출이 늘어나는 속도는 제어하는 것으로 관계부처도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앞으로의 가계대출 추이가 중요하지만 정량적인 부분만 보지는 않을 것이다. 대출이 늘어났다고 해도 어떤 부분이 왜 늘어났고 이에 따라 특정 조치를 취할 경우 무슨 영향과 혹은 부작용이 생길지 이런 부분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