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국립한국문학관(관장 문정희)이 요절한 천재 시인 이상(1910~1937)의 유고 노트 원본을 공개했다.
70여 쪽 분량의 일본어로 쓴 노트로 '공포의 기록', '1931년' 등 총 23편의 습작이 담겨 있다.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시인 이상의 유고 원본 '불행한 계승' [사진= 국립한국문학관] 2024.09.05 fineview@newspim.com |
국립한국문학관이 이번에 특별 공개하는 이상 유고(遺稿)는 1981년 작고한 문학평론가 조연현의 유족이 기증한 것이다. 조연현은 1960년, 당시 학생이던 이연복으로부터 '이상 유고' 노트 뭉치를 전달받아 존재를 알린 바 있지만 사후 종적이 묘연하다가 이번에 실물이 첫 공개됐다.
국립한국문학관은 "문예지 '현대문학'을 창간하고 작고할 때까지 주간을 맡았던 조연현 평론가의 소장자료에는 문인들로부터의 편지, 원고 등이 많았다. '이상 유고'도 그 자료들 속에 있었다. 조연현 평론가 사후, 부인인 최상남씨의 번역으로 '문학사상'(1986.10.) 발표 후 유실되었다가, 유족이 우여곡절 끝에 다시 찾아온 것" 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김용석 기자 = 이상의 '전원수첩' 속표지 자화상. [사진= 국립한국문학관] 2024.09.05 fineview@newspim.com |
검증에 참여한 김주현 경북대 교수는 "이상의 일본어 필체가 남아 있는 자료가 많지 않다. '전원수첩. 속표지에 자화상과 더불어 쓴 글, 카페 '낙랑파라'에 담긴 낙서 정도이다. 다행이 이번 유고에는 이상의 자필서명이 남아 있는데 그 필체가 '전원수첩'에 실린 것과 동일하다"고 전했다.
건축기사 출신의 이상은 도상을 작품 창작의 중요한 요소로 여겼으며 일본어 창작은 제국과 식민의 지배관계를 예민하게 자각한 모더니스트로서의 역설적 선택이었다.
'이상 유고 원본'은 오는 28일 열리는 '국립한국문학관 소장 희귀자료 전시' '한국문학의 맥박'전에서 볼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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