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상반기 中 매출 32조 돌파…SK하이닉스, 매출 2배 이상↑
하반기 미국 추가 제재 우려로 반도체 비축…HBM2E 집중 사재기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반도체 패권경쟁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을 위해 한국산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중국 매출액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삼성·SK, 중국 매출 2배 증가…HBM2E 집중
2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요 지역별 매출 현황 가운데 중국의 매출은 급증했다.
삼성전자의 중국 매출은 32조3452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7조8080억 원)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의 중국 매출은 전년 동기(3조8821억 원) 대비 2배 이상 상승한 8조6061억 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중국 우시 공장의 모습. [사진=SK하이닉스] |
이같은 양사의 대중국 매출 증가는 반도체 수출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이 기간 반도체 수출량은 크게 늘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7월 주요국 수출액은 누적 기준 중국이 전년 동기 대비 6.7% 늘어난 748억2823만 달러로 1위를 차지했다. 특히 해당 기간 반도체 수출량이 전년 대비 35% 늘어났다. 중국 해관총서가 발표한 무역데이터에서도 1~7월 반도체 관련 수입액은 260억 달러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
업계는 중국이 AI 개발을 위해 메모리 반도체 사재기에 돌입한 영향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의 중국 시장 매출이 상승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미국이 추가적인 반도체 제재를 가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중국 기업을 중심으로 AI 개발의 핵심인 고대역폭메모리(HBM)을 사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이 사재기하고 있는 HBM은 최신 버전이 아닌 HBM2E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
실제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중국이 미국의) 추가 수출 제한에 대한 두려움에 AI용 칩과 메모리 재고 비축량을 대폭 늘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 하반기 전망도 맑음…미국 제재 변수
양사의 중국 매출은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중국 기업들이 지난 2분기부터 D램 구매 규모를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 이상 늘리며 공격적으로 재고를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미국의 추가 제재는 변수로 남아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하반기 중국의 AI 메모리 반도체와 생산 장비에 대한 접근을 일방적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자체적인 반도체 생산 역량을 강화하려 노력하고 있지만, 주요 기술과 공급망의 부족으로 인해 빠른 시일 내 자립은 어려울 것"이라며 "그 전까지는 HBM 등 AI칩 사재기가 지속돼 국내 기업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중국 내 ▲시안 낸드 공장 ▲쑤저우 패키징 공장 ▲톈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 ▲충칭 패키징 공장 ▲다롄 낸드 공장 등이 있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