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딥페이크 성범죄'에 수사 미비 등 책임론 '솔솔'... "텔레그램, 공권력 못 미쳐" 비판도

기사입력 : 2024년08월27일 18:02

최종수정 : 2024년08월30일 16:43

10·20대 텔레그램 대화방서 딥페이크 영상물 공유
법조계 "근본 해결 위해선 수사력 집중 필요"
"해외 서버 수사 어려워…정부 나서야"

[서울=뉴스핌] 박서영 기자 = 한 대학에서 여학생의 얼굴과 음란물을 합성한 '딥페이크 영상물'이 유포된 사건이 드러나면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최근 딥페이크 영상물과 관련된 텔레그램 대화방이 잇따라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착수했다. 피해자 중에는 대학생뿐 아니라 중·고교생 등 미성년자는 물론 교사, 여군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학교 학생들은 자신의 사회관계서비스망(SNS)에 프로필 사진 등을 삭제하는 등 조치에 나섰으나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27일 법조계 안팎에선 이번 딥페이크 영상물이 대부분 10대·20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퍼졌다는 점에서 수사기관의 수사력 미비와 함께 텔레그램처럼 해외에 서버를 둔 경우, 공권력이 제대로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딥페이크 성범죄 근절·예방을 위해 ▲수사력 강화 ▲디지털 성범죄의 양형 기준 강화 ▲AI(인공지능)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갈 만한 선진화된 성교육 체계 등이 시급한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평화나비네트워크 소속 대학생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 긴급 대학생 기자회견을 하며 피켓을 들고 있다. 2024.08.29 yooksa@newspim.com

◆ "AI기술자·회사 책임론…해외서버 수사, 정부 차원서 나서야"

우선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범죄 양상이 다양해졌다는 점에서 AI 기술자 및 회사들에 대한 책임 강화론이 거세지고 있다.

김정환 변호사(법률사무소 JY)는 "개발자들한테도 충분히 책임을 물을 수 있어야 한다. 최근 텔레그램 최고경영자(CEO)가 체포됐다고 하는데, 텔레그램이 범죄에 악용되는 점을 방치했기 때문 아닌가. 딥페이크도 마찬가지로 개발 단계에서 범죄를 막을 수 있는지 살펴봐야 하고 원천적인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텔레그램 창업자이자 CEO인 파벨 두로프가 24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체포됐다. 두로프는 텔레그램이 범죄에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 서버가 외국에 있는 경우 사실상 수사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지적도 나왔다. 

장윤미 변호사(한국여성변호사회 공보이사)는 "텔레그램의 경우 해외에 서버가 있으니까 공권력이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처벌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제가 맡았던 사건 중에서 해외에 서버가 있다는 이유로 4년째 수사에 진척이 없는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변호사는 "피해자 입장에선 속수무책으로 기다려하는 상황"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사법 공조 체제를 만들고 또 방송통신위원회에서도 적극적인 규제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핌 DB]

◆ 법조계 "이미 10년간 아청법으로 형사처벌…교육현장 제대로 가르쳤나"

법조계는 이번 사건의 중심이 대부분 10대·20대라는 점에서 법적 처벌보단 교육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디지털 성범죄의 근본을 뿌리 뽑기 위해선 단순 엄벌주의보단 효율적인 수사력 투입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승우 변호사(법무법인 법승)는 "처벌 수위만 높인다고 해서 해결이 될 것 같았으면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아청법)을 개정하면서 해결이 됐어야 한다. 10년간 이미 성착취물 또는 음란물에 대한 형사처벌을 해 왔는데 이 부분에 대해 교육 현장에서 과연 제대로 가르쳤는지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변호사는 "실제 사건 관련자들과 상담해보면 대다수 청소년들이 '형사처벌 되는지 몰랐다', '실존하는 인물이 아닌 딥페이크 영상인데 죄가 되느냐' 등의 말을 한다. 디지털 성범죄가 오늘날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계속 발생한다는 것은 국가가 반사회적 문제에 대한 교육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양홍석 변호사(법무법인 이공)는 "아청법 개정 이후 음란물을 다운로드 받은 청소년과 대학생들이 대거 입건된 적이 있었다. 당시 형사사법자원 상당 부분이 소모되면서 막상 시급하게 투여돼야 할 곳에 수사력이 투입되지 못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사례를 들었다.

지난 2011년 아청법이 개정되면서 어린이나 청소년처럼 보이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음란 영화·만화·애니메이션·게임물을 다운받거나 업로드만 해도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생기면서 단속·처벌이 급증했던 바 있다.

또 양 변호사는 "당시 판례를 찾아보면 기소된 사람이 너무 많으니깐 선고유예나 벌금 50~100만원 사건들에 사이버 수사팀 인력의 3분의 1정도가 투입됐었다. 문제는 진짜 잡아야 할 범죄 핵심은 놓치고 비교적 간단하고 쉬운 수사만 하게 됐다는 것"이라며 "딥페이크 문제도 엄벌해야 한다는 사회적 여론이나 취지는 공감하지만 당장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효율적인 수사력 투입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seo0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남편 명의 대리투표' 영장 청구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 배우자 명의로 대리투표를 한 선거사무원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31일 서울 수서경찰서는 대선 투표사무원 A씨에 대해 전날 공직선거법상 대리투표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제21대 대선 사전투표 첫째날인 2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용강동주민센터에서 유권자들이 투표를 위해 줄을 서고 있다. ryuchan0925@newspim.com A씨는 지난 29일 정오 무렵 강남구 대치2동 사전투표소에서 남편의 신분증으로 투표용지를 발급받아 대리투표를 완료한 뒤 약 5시간 후 자신의 신분증으로도 투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5시 11분께 "투표를 두 차례 한 유권자가 있다"는 무소속 황교안 대선후보 측 참관인의 신고를 접수하고 출동해 A씨를 긴급 체포했다. 강남구 보건소 소속 계약직 공무원인 A씨는 대선 투표사무원으로 임명돼 유권자들에게 투표용지를 발급하는 업무를 담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plum@newspim.com 2025-05-31 13:52
사진
극우단체 댓글 여론 조작 의혹 [서울·청주=뉴스핌] 한태희 지혜진 기자 = 극우 단체가 댓글 조작팀을 만들어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는 "반란 행위"라고 규정하며 국민의힘과의 연관성도 거론했다. 국민의힘은 댓글 조작팀은 김문수 대통령 후보뿐 아니라 당과 관련이 없다고 부인했다. [평택=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1일 경기도 평택시 배다리 생태공원 앞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 2025.05.31 yooksa@newspim.com 이재명 후보는 31일 경기 평택 배다리 생태공원에서 선거 유세에서 "국민 여론을 조작하려는 것은 사실상 반란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어 "댓글을 조작하고 가짜뉴스를 쓰는 행위를 용서할 수 있나"라며 "마지막 잔뿌리까지 다 찾아내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후보는 댓글 조작팀이 국민의힘과 연관돼 있을 수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재명 후보는 "더 심각한 것은 국민의힘 관련성이 높다는 것으로 국회의원이 그 단체를 오갔다는 말도 있고 가짜 기자회견을 함께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며 "나라 뒤집어질 중범죄 행위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도 거들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충북 청주 오창프라자 앞 광장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김문수 후보와 국민의힘은 저열한 여론조작에 어디까지 가담했는지 실토하라"고 말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12·3 쿠데타의 실패에도 또다시 대한민국을 집어삼키려는 극우 내란 카르텔의 여론조작을 규탄한다"면서 "김 후보와 국민의힘은 여론 조작 공작에 어디까지 가담했는지 밝혀야 하며 보도에 거명된 권성동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조정훈 의원은 직접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릉=뉴스핌] 최지환 기자 =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31일 오후 강원 강릉시 중앙시장 앞에서 열린 집중유세 현장에서 이재명 후보와 부인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5.05.31 choipix16@newspim.com 국민의힘은 반박문을 내고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맞섰다. 국민의힘 중앙선대 미디어법률단은 "국민의힘과 김문수 후보는 '리박스쿨'이나 '자손군'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민주당이 드루킹 댓글조작단을 운영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허위 사실로 해당 단체들과 국민의힘을 억지로 연관시키고 있는데 무리한 시도"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디어법률단은 "뉴스타파와 민주당 주장을 일방적으로 받아쓴 보도가 쏟아지고 있다"며 "유권자 민심을 왜곡할 수 있는 불공정 보도, 허위보도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온라인매체 뉴스타파는 전날 '리박스쿨'이라는 보수단체가 '댓글로 나라를 구하는 자유손가락 군대(자손군)'를 만들어 이재명·이준석 후보를 비방하고 김문수 후보를 추켜세우는 댓글을 올리고 댓글을 올린 사람에게 초등학교 늘봄학교 강사 자격증을 발급하는 여론 조작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ace@newspim.com 2025-05-31 17:0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