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행안위 청문회..."철저히 진상규명"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이 14일 세관이 연루된 '마약 밀반인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작년 9월 18일 당시 김찬수 영등포경찰서장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과의 비공개 오찬이 수사팀의 사기가 꺾였던 분기점이었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백해룡 경정은 그날 오찬에서 '시류에 따라 살아야 한다'는 느낌을 받았고, 그날의 상황이 상당히 불쾌했다고 한다. 그 오찬에서 무슨 대화가 오고 갔기에, 외압의 의심이 가는 대목"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채영 기자 = 정춘생 조국혁신당 의원 기자회견. 2024.08.14 |
정 의원에 따르면 지난 7월 29일 조지호 경찰청장 인사청문회에서 백 경정은 2023년 9월 20일 김찬수 영등포경찰서장으로부터 "용산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 "언론브리핑을 연기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어 백 경정은 "그 전부터 수사 외압의 전조가 있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작년 9월 8일부터 13일 사이 백 경정과 김찬수 영등포서장은 서울청 고위 간부 등 경찰청장으로부터 칭찬을 받았다. 특히 윤희근 경찰청장은 '아주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다. 소기의 성과가 대내외에 제대로 알려지고 평가받을 수 있도록 세심하게 챙겨라'고 칭찬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그러나 세관 연루 관련 언론 보도가 나가면서 경찰 지휘부의 조직적 수사 외압으로 느낄만한 전조들이 있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정 의원은 "오찬 이후 김찬수 영등포서장의 태도가 바뀌었다고 한다. 마약 수사 전담팀을 꾸리고, 필로폰 압수현장에서 직접 수사지휘도 했던 서장이 수사팀에 대한 걱정과 우려 섞인 말들을 전달했다고 한다"며 "격려와 독려를 받던 마약수사팀은 갑작스러운 서장의 태도 변화에 큰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9월 20일 13시 30분 백 경정은 9월 22일로 예정된 언론브리핑 보도자료 내용을 서울청으로 보냈는데 이상하게도 밤 8시가 넘도록 서울청에서 아무런 답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며 "국민적 관심이 큰 만큼 곧바로 국가수사본부(국수본) 마약과로 보내 보도자료 내용을 검수 받아야 함에도 밤 늦게까지 회신조차 없는 의아한 상황이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같은 날 밤 9시경 김찬수 서장은 백 경정에게 전화해 '용산에서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언론브리핑을 연기하라'는 지시를 한다. 이후 백 경정은 사전 공지된 22일 언론브리핑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윗선의 계속된 압박으로 세관 연루가 포함되거나 연상되는 내용은 보도자료에서 모두 삭제됐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저는 이날의 오찬이 세관 연루 마약수사에서 세관 관련 내용이 모두 빠지고, 영등포경찰서 전담수사팀의 사기가 껶였던 분기점이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짚었다.
정 의원은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를 향해 "당시 한 대표는 법무부 장관이었고, 마약과의 전쟁 선봉장이었다"며 "당시 세관 연루 마약 사건과 관련해 어떤 보고를 받았고 어떤 지시를 내리셨냐"고 반문했다.
이어 "많은 의혹들이 제기되고 관련 수사팀장은 보복성 좌천 인사를 당했다. 국민들의 관심 이슈인데 왜 이 사건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느냐"며 "비겁하게 숨지 말고 집권여당의 대표답게 당당히 당신의 입장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오는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야당 주도로 '마약 수사 외압 의혹 관련 청문회'가 실시될 예정이다. 정 의원은 이에 "철저한 진상규명으로 법과 원칙 그리고 양심에 따라 묵묵히 일하고 있는 공직자들이 더이상 불이익 당하지 않도록 국회가 제 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cy148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