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고용 지표 부진, 침체 우려 심화
연준 긴급 금리 인하 주장도 나와
미 국채 금리 큰 폭 하락, 달러화 약세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5일(현지시간) 일제히 급락 출발했다. 지난주 약했던 7월 고용 지표는 미국의 경제 침체 우려로 이어지며 전 세계적인 주식 매도세를 불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미국 동부 시간 오전 10시 36분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1001.64포인트(2.52%) 내린 3만8735.62, 대형주 위주의 S&P500지수는 162.20포인트(3.03%) 하락한 5184.36,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13.98포인트(3.66%) 급락한 1만6162.23에 거래됐다.
개장 직후 다우지수는 1000포인트 넘게 급락, 나스닥 지수는 6%대 약세를 기록했지만, 거래가 진행되면서 일부 낙폭을 반납한 상태다.
지난 2일 미 노동부가 7월 고용 지표를 공개한 이후 시장에서는 미국 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꺾일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7월 비농업 부문의 신규 고용은 11만4000건에 그쳤고 실업률도 4.3%로 높아졌다.
밤사이 아시아 증시도 폭락 장을 연출했다.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지수는 12.4% 급락해 지난 1987년 이후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코스피 지수도 8.77% 폭락해 종가 기준으로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경기 악화를 막기 위해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50bp(1bp=0.01%포인트)의 '빅 컷'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도 강해지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 그룹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9월 50bp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을 92.5%로 나타내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트레이더.[사진=로이터 뉴스핌] 2024.02.14 mj72284@newspim.com |
연준이 긴급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날 와튼스쿨의 제러미 시겔 교수는 연준이 75bp의 긴급 금리 인하에 나선 후 9월에 재차 같은 폭으로 금리를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5.25~5.50%인 기준금리가 3.50~4.00% 사이로 낮아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미국 단기자금 시장의 벤치마크 금리 중 하나인 SOFR(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은 연준이 9월 전 회의를 내려 금리를 내릴 가능성을 반영 중이다. SOFR 선물 8월물은 최소 25bp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나타냈다.
변동성은 극도로 확대하고 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지난 2일 종가보다 42포인트가량 급등한 65.73까지 치솟아 역대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수치 자체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뉴욕증시가 급락한 지난 2020년 3월 이후 가장 높았다.
래셔널 이퀴티 아머 펀드의 조 티게이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유동성 위기인 것으로 보이며 이런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주식이 계속 오르기만 한지 너무 오래됐고 기다리기만 하면 오를 것이라는 가정이 있었으며 어느 순간에는 현실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롬바드 오디어 애셋 매니지먼트의 플로리안 이엘포 거시 리서치 책임자는 "여름의 적은 유동성으로 무겁던 추세적인 거래가 언와인딩 될 필요가 있고 VIX가 급등하면서 이번 매도세는 며칠 더 지속할 것 같다"며 "여전히 거시 여건 자체는 시장이 생각하는 것보다 나쁘지 않다"고 분석했다.
매그니피센트7(M7, 알파벳 아마존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메타플랫폼스 테슬라)의 주가는 일제히 급락 중이다. 엔비디아는 10% 넘게 하락하다가 저가 매수세로 일부 낙폭을 만회하고 현재 6%대 내린 100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애플은 주말 사이 버크셔 해서웨이의 워런 버핏 회장이 지분을 처분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4.7% 하락 중이다. 테슬라 역시 4%대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국채 금리는 급락세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25bp 밀린 3.768%에 거래돼 지난해 6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2년물 금리 역시 18bp 하락해 3.852%를 가리켰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 달러화는 큰 폭의 약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 지수)는 전장보다 0.65% 내린 102.53을 기록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0.47% 오른 1.0964달러, 달러/엔 환율은 2.23% 밀린 143.29엔을 각각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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