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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이제는 정치혁신'] 시장질서와 시장감시의 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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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와 공정성 관리, 정치발전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요소
높은 수준에 자만하지 말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주도해야

질서와 공정성 관리, 정치발전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요소

국가의 발전과 쇠퇴의 기로를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일까? 어떤 나라는 부침 속에서도 조금씩 정치가 성장하는데, 일부 국가들은 정체되거나 쇠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을 집중적으로 고민한 정치학자가 새뮤얼 헌팅턴(Samuel P. Huntington)이다.

헌팅턴은 2차 대전 이후 독립한 남미,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 국가들의 경험적 연구를 토대로 집필한 저서 '변화하는 사회의 정치질서'(Political Order in Changing Societies, 1969)에서 "국가 간 가장 중요한 정치적 차이는 정부 형태가 아니라 정부 수준이며 경제적, 사회적 발전은 정치적 질서 없이는 진행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질서는 정치적 제도화(political institutionalization)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이것은 다시 다양한 형태의 무질서에 대응하는 제도의 구축으로 나타난다고 보았다.

시장질서의 확립 과정에서 나타나는 제도가 바로 공정거래위원회다. 미국의 공정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는 「연방거래위원회법(Federal Trade Commission Act)」에 따라 1914년 설립되어 「셔먼법(1890)」, 「클레이튼법(1914)」 등 독점금지법을 집행하는 준사법 및 준입법 기능을 가진 독립행정기관이다. 1911년 스탠더드 오일(Standard Oil)과 아메리칸 토바코(American Tobacco)를 상대로 대법원이 판결을 내린 사건 이후 담합과 독점 등을 관리할 정부 행정기관으로 세워졌다.

일본 공정취인위원회(일본명 고토리이, 1947), 프랑스의 경쟁관리청(Autorité de la concurrence, 1953), 스웨덴의 국가가격담합청(Statens pris- och kartellnämnd, 1953), 독일의 연방담합청(Bundeskartellamt, 1958), 영국의 공정거래소(Office of Fair Trading, 1973) 등이 차례로 설립되었고, 한국의 경우 1976년 경제기획원 물가정책국에 공정거래과가 설치된 후 1981년 현재의 공정거래위원회로 개편되어 설립되었다.

생존 경쟁과 무질서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 1588-1679)는 그의 저서 리바이어던(Leviathan, 1651)에서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끝없이 추구하며 이로 인해 '만인의 만인에 대한 전쟁(war of all against all)' 상태로 살게 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는 이기적 본성을 지닌 개인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전쟁 상황을 곧 자연 상태(state of nature)로 정의하며 이 무질서적 상황은 절대권력을 가진 통치자가 나와야 평정될 수 있다고 보았다. 홉스는 개인의 사유재산을 지켜주기 위해서는 질서가 필요하고, 국가의 중요한 역할을 무질서의 통제라고 보았다.

시장경제(market economy)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애덤 스미스(Adam Smith, 1723-1790)는 국부론(1776)에서 임금 노동자의 노동 분화와 기계 생산을 통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생산을 만들어 내 국부가 축적될 수 있다고 보았다. 때로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인센티브를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곧 시장경제의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이라 표현하고 있다. 애덤 스미스는 홉스와 달리 절대적 권력이 아닌 자유방임형 국가를 지지하면서, 사유재산과 안전, 그리고 생명을 지켜주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자유 정부가 최선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애덤 스미스의 시장경제 속에서 기업들은 시장지배력을 키우기 위해 독점이나 소수 생산자끼리 담합을 통해 과점을 시도하기 때문에 국가의 통제 없이는 소비자의 피해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 애덤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공익이라는 자정작업까지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국가의 적절한 통제 없이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전쟁과 같은 무질서가 세상을 뒤덮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불공정 거래규제의 모범적 사례, 미국의 셔먼법과 클레이튼법

최초의 근대적 반독점법은 1890년의 셔먼 반독점법(Sharman Anti-Trust Law)이다. 셔먼법의 목적은 시장의 실패로부터 대중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공정한 경쟁 자체를 파괴하고자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셔먼법' 제1조는 '거래를 제한하는 모든 계약, 결합 공모'를 금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2가지의 거래 제한, 즉 수평적 거래 제한과 수직적 거래 제한이 포함된다.

첫째, 수평적 거래 제한(horizontal restraint)은 경쟁자 간에 이루어지는 거래 제한을 말한다. 예를 들어, 경쟁자가 각각 스스로 판매하는 상품가에 대해 합의하는 '가격 카르텔'(horizontal price fixing)을 막기 위한 수단이다.

두 번째로 수직적 거래 제한(vertical restraint)은 제조업체와 판매점 등에 판매 루트의 상부와 하부에 있는 당사자 간의 거래 제한 행위로 '수직 카르텔'을(vertical cartel)과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 제조업체와 판매업체 간에 고객에게 판매하는 가격(재판매 가격)을 합의하는 행위로 '재판매 가격 유지'(vertical price fixing, resale price maintenance)를 통제하며, 여러 대리점을 가지고 있는 제조업체가 각각의 유통업자가 판매할 수 있는 지역이나 고객을 제한하는 '지역 제한'(territorial or customer restriction) 등도 금지된다.

'셔먼법' 제2조는 독점(monopolization), 독점 기도(attempt to monopolize), 그리고 독점 공모(conspiracy to monopolize)를 금지하고 있다. '셔먼법'을 위반한 자에게는 법인이라면 1000만 달러 이하의 벌금, 개인의 경우에는 35만 달러 이하의 벌금 또는 3년 이하의 징역과 같은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셔먼법' 위반 행위로 손해를 입은 피해자는 위반자에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손해액의 3배에 해당하는 배상금과 변호사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독점 기업 파괴자"라는 명칭을 받을 정도로 셔먼법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독점 기업을 규제하고자 했다. 재직 시 총 44건의 독점금지 소송을 제기하여 최대 철도 독점 기업인 Northern Securities Company를 무너뜨렸고, 최대 석유회사인 스탠더드 오일(Standard Oil)의 독점을 와해시키고자 했다.

윌리엄 태프트 대통령도 루스벨트의 뒤를 이어 재직 기간 4년 동안 70건의 소송을 제기해 American Tobacco Company의 시장 독점을 와해시켰다. 1911년 6월에는 철강시장의 독점 기업이었던 United States Steel(US Steel)에 대한 청문회도 이끌어 냈다.

이어 1914년에는 클레이튼법(Clayton Act)가 제정되어 제한적이고 독립적 행위의 효과가 실질적으로 경쟁을 감소시키거나 독점을 창출할 우려가 있는 경우 이를 위법으로 보고 국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2조 가격 차별, 제3조 연계판매와 배타적 거래, 제7조 경쟁기업의 취득, 제8조 경쟁 기업들 간의 임원 겸임 금지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제재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출 수 있었다.

이 같이 미국이 20세기 가장 발달된 시장경제체제를 갖출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3개의 법, 즉 셔먼법, 연방거래위원회법, 그리고 클레이튼법을 통해 대기업의 불공정한 거래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가, 기업 그리고 소비자의 관계

국가 조직에는 국민이 내는 세금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회계 검사와 직무 감사를 실행하는 감사원이 있듯, 국민 세금으로 국가의 물품 구입과 공사 입찰, 가격 담합 등이 없는지 감시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갖는 기관도 필요하다. 바로 조달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존재다.

국가는 예산을 배정받아 수행하는 다양한 정부 사업을 공개 입찰을 통해 수행하기 때문에 입찰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부패가 발생할 수 있고, 그 손해는 고스란히 입찰을 받지 못하고 탈락한 민간 기업 그리고 사업자라 할 수 있다. 정부 입찰에 참가해 수주를 받은 원하청자는 하도급을 통해 그 일을 다시 제3자에게 맡길 수 있다. 이때 정부는 중요한 시장의 행위자이자 감시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즉 조달청은 시장의 거래에 참가하는 거래 행위자이기 때문에 내부 감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가 없으면 정부와 시장 간의 거래는 부패의 온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조달을 통해 물품과 국가 사업의 공사를 수주하는 국가도 중요한 거래 행위자로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 대상이다. 기업과 은행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사업 및 투자 자금이 필요하고, 인수합병이나 상속세 및 양도세 납부 등의 세금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자본이 언제나 필요한 상황이다. 순환 출자를 통해 일정 자본으로 문어발식 기업을 경영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과 은행의 거래, 그리고 은행과 은행 간의 거래를 감시할 금융 감독 기관도 필요하다.

소비자는 정부와의 관계에서 세금과 병역, 근로, 교육의 의무를 갖고 있으며 개인 사업자들은 중앙과 지방 정부의 공공 조달에도 참여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정부 거래와 시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불이익에 대한 조사, 구제, 지원 등으로 보호를 해 줄 의무를 갖는다. 이때 정부는 소비자 보호원, 국민권익위원회 등이 소비자와 개인 사업자의 불이익과 불공정 사례에 대한 조사를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면 <그림 1>과 같다.

우리나라 공공조달의 역할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 Index, CPI)를 매년 측정해 발표하는 국제투명성위원회(Transparency International)는 부패의 온상은 주로 정부 조달 영역이라고 못박고 있다. 고위 공직자부터 일선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직위를 이용해 개인적 이권을 챙기는 사례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국방 조달의 경우처럼 부패의 먹이사슬을 제공하기 때문에 가장 심각한 부패 진원지로 지적하고 있다.

조달청의 경우도 입찰 과정에서 입찰 담합 등의 방법 등으로 얼마든지 부패에 가담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공공 조달 과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관리할 의무를 지닌다. 우리나라의 조달청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잠시 들여다보자.

공공조달은 조달의 재원이 국민의 세금에서 나오기 때문에 공공 복리 추구라는 목적이 수반되는 계약 행위라 할 수 있다. 국민의 세금을 사용한 계약 행위이기 때문에 다양한 법에 따라 조달 절차와 과정이 충족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공공 구매에 관한 법률로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과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지방계약법)이 있다. 국가 및 중앙기관은 국가계약법을,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기관은 지방계약법에 근거하여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공공조달은 각종 조달 관련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처리되기 때문에 적법성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는다. 또한 계약 상대자를 선정하는 과정은 투명해야 하며, 국민의 이익과 공공성은 구매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공공성의 판단으로 국민의 안전성과 편리성, 효율성, 효과성 및 경제성이 중요한 잣대가 된다.

그리고 효과적으로 관리되기 위한 평가와 피드백도 필수적이다. 공공 행위의 평가에서 투입 비용과 결과에 대한 피드백이 필요하다. 효율성은 투입한 자원의 결과치에 대한 평가, 효과성은 목표한 결과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달성했는지를 측정하고, 경제성은 가장 낮은 가격으로 적절한 수준의 질에 도달했는지에 대한 평가를 담는다.

우리나라의 2023년 공공 조달 규모가 200조 원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달청이 발간한 '2023년 공공조달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조달 전체 계약 규모는 전년 대비 12조 6000억 원(6.4%) 증가한 208조 6000억 원으로 2015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림 2> 분기별 공공조달 전체규모 및 부분별 비율 (2021-2023) 출처: 조달청 온통조달. 공공조달 계약 추이 분석 (g2b.go.kr).

'2023년 공공조달통계연보'에는 879개 공공기관의 계약 실적을 매월 수집해 다양한 지표로 공공시장 현황을 분석한 자료와 정부조달우수제품, 벤처나라 등 조달정책 운영 실적이 포함됐다. 기관별 공공조달 시장 규모는 지방자치단체가 90조 8000억 원으로 전체 분야 중 43.5%를 차지해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이 결과는 2022년에 대비해 8.8%가 올라 기록한 결과다. 그다음으로 공공기관이 72조 원으로 34.5%를 차지했으며, 그다음으로 국가기관이 45조 8000억 원으로 22.0%를 차지하고 있다.

사업별로 보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공사비용으로 80조 1000억 원이 지출되어 38.4%를 차지하고 있으며, 물품 구입을 위해 78조 2000억 원, 즉 전체 규모의 37.5%를 기록하고 있고, 서비스 용역비용으로 50조 3000억 원을 지출해 24.1%를 차지하고 있다.

2024년 1분기의 공공조달 규모는 이미 71조 4000억 원을 돌파해 전년 대비 35% 수준을 넘어서고 있어 올해는 다시 전년에 이어 빠르게 규모가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의 조달 사업에 참여하는 가장 큰 기업은 어디일까? 아래 그림에서 보듯 중소기업이 48조 2900억 원을 차지해 가장 큰 수혜자임을 알 수 있다. 그만큼 국가 조달은 중소기업의 중요한 수입원이 되고 국가가 가장 큰 시장을 제공하고 있다.

<그림 3> 공공조달의 기업별 분류 (2024) 출처: 조달청 온통조달. 공공조달 계약 추이 분석 (g2b.go.kr).

우리나라 공공조달의 평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회원국들의 공공조달 업무를 담당하는 정부 기관을 평가해 발표하는데, 2016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조달청이 "다른 선진국이 본받을 만한 수준"이라는 극찬까지 아끼지 않는 수준이다.

특히 조달청이 구축한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는 OECD로부터 "선진국이 본받을 만한 수준"이라는 평가와 함께 전 세계에서 모범적으로 전자조달 활성화를 통해 민간에 IT 활용 사례를 제공해 민간 전자상거래 확산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전자조달(G2B) 수준을 "더 이상 조치가 불필요한 수준(no further action required)"으로 평가하며 최상의 수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3만여 공공기관과 10만여 조달업체가 거래하는 나라장터는 세계 최초로의 전자조달시스템을 서비스해 2003년에는 UN 공공서비스상을 수상할 정도였다. OECD와 ITU가 공동으로 발간한 M-Government 보고서에서도 모바일 전자정부 사례 중 '세계 4대 모범 사례'로 소개하고 있다 (OECD/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M-Government: Mobile technologies for Responsive Governments and Connected Societies, 2011).

공정거래위원회의 국제적 위상

100개국 이상의 공정 경쟁 자료를 보유하고 매년 각국의 공정거래 순위를 발표하는 글로벌 경쟁 평가 기구(Global Competition Review)의 최근 자료는 공정위원회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래 <그림 4>에서 보듯, 한국은 독일에 이어,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프랑스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칭찬일색만은 아니다. 조사에 참가했던 일부 변호사들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진행하는 기업 담합에 대한 조사 기간이 너무 길어 적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담합 조사 평균 기간은 2022년 877일로 2021년 511일, 2020년 730일보다 더 길어졌다. 합병 심층 심사는 2022년 평균 83.2일 소요돼 2021년 90.2일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2020년의 67일에 비해서는 조금 늘어난 셈이다.

이를 반영하는 것이 바로 <그림 5>에서 3.25를 받아 측정치의 가장 낮은 점수를 받고 있는 조사 기간 및 시간(Length and timing of its investigation) 항목이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불공정 거래에 대한 법 규제력과 미래 의지로 각각 4점씩을 받고 있다.

2023년 평가에서 지적하는 또 다른 긍정적 요소는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아온 독점 금지 조사의 투명성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표준 관행을 준수하기 위한 절차적 권리를 강화하겠다고 확약한 보고서를 대통령에게 제출해 그 의지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림 4> 각국의 공정거래위원회 2023년 랭킹. 출처: Global Competition Review (GCR). https://globalcompetitionreview.com/survey/rating-enforcement/2023/article/star-ratings/
<그림 5> OECD의 공정거래위원회 항목별 평가 (2023년) 출처: Global Competition Review (GCR). https://globalcompetitionreview.com/survey/rating-enforcement/2023/article/star-ratings/

높은 수준에 자만하지 말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주도해야

우리나라의 조달청과 공정거래위원회는 국제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에 올라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981년 구성되어 43년 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 공동 2위 수준에 있다. OECD가 시행한 조달청의 국제 평가에서도 좋은 평가 일색이다. 우리나라의 공공 조달의 투명성과 시장 감시 체계의 공정성을 이제 어느 정도 믿을 만한 수준에 올라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 OECD 국가 중 일본과 함께 방어권 보장 절차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변호사-의뢰인 비밀 보호 제도(Attorney-Client Privilege·ACP)가 없어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일본은 문제점을 인식해 바로 2020년 공취위(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 격) 심사 규칙 개정과 비밀 유지 권 지침 제정 등의 방법으로 ACP를 제정했다.

OECD 국가 중 (변호사에게) 압수 수색 거부권이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재판·수사 과정에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대변하는 변호사들과 의뢰인들의 대화가 압수 수색 대상이 된다는 건 본질적으로 변론권을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급하게 손볼 필요가 있다.

공정위가 우리나라에서 ACP 도입이 어려운 이유로 법 체계상 형법과 민법 등에 먼저 적용한 후에야 행정 조사를 하는 공정위가 도입하는 것이 순서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방식으로 담합 사건에서 리니언시(자진 신고) 목적으로만 법률 자문 자료에 대해 비밀 보호 자료(ACP)를 인정하도록 하는 방법도 우선적으로 검토해 보아야 한다.

공정위가 세계적인 위상에 걸맞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주도하지는 못할망정 아직 OECD의 지적을 받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고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을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형법과 민법 개정은 국회를 통해야 하기 때문에 언제 이루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서둘러 국제적 수준에 걸맞은 묘안을 찾아야 하리라 본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연혁 교수. 2024.01.15 mironj19@newspim.com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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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교토, 숙박세 인상...韓관광객 부담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의 대표적 관광지인 도쿄와 교토가 관광객 급증으로 인한 오버투어리즘 대응을 명분으로 숙박세를 대폭 높이면서, 한국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의 일본 여행 비용이 앞으로 크게 올라갈 전망이다.​교토시는 오는 3월부터 숙박세 상한을 현행 1박 기준 최대 1000엔에서 1만엔으로 10배 올리는 계획을 확정했다. 1박 10만엔 이상 고급 호텔에 묵을 경우 1만엔의 숙박세를 별도로 내야 한다. 이는 일본 내 지자체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숙박세다.​도쿄도는 현재 1만엔 이상~1만5000엔 미만 100엔, 1만5000엔 이상 200엔을 부과하는 정액제에서, 숙박 요금의 3%를 매기는 정률제로 전환하는 개편안을 마련해 2027년 도입할 방침이다.​​정률제가 도입되면 1박 5만엔 객실의 경우 지금은 200엔만 내지만, 개편 뒤에는 1500엔으로 세 부담이 7배 이상 뛰게 된다. 숙박세 인상은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인기 도시를 중심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내 100여 곳의 지자체가 새로운 숙박세 도입을 검토하거나 이미 도입을 확정했다. ​일본 정부 역시 국제관광여객세(출국세)를 현행 1000엔에서 3000엔 이상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전반적으로 관광 관련 세금을 손보는 흐름이다. 일본 도쿄 츠키지 시장의 한 가게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음식을 먹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韓관광객, 日 여행 체감 비용 '확실히' 오른다 한국은 일본 방문객 수 1위 시장으로, 일본 관광세 인상은 곧바로 한국인의 일본 여행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1박 2만엔의 중급 호텔에 3박을 하는 가족여행의 경우, 도쿄도가 3% 정률제로 바뀌면 숙박세만 600엔 수준에서 7200엔 수준으로 불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교토시의 경우 10만엔 이상 고급 숙박시설을 이용하는 '프리미엄 여행' 수요층에는 1박당 1만엔의 세금이 추가되면서 사실상 가격 인상 효과가 발생한다.​여기에 출국세 인상까지 더해지면 항공권, 숙박, 관광세를 모두 합친 일본 여행 체감 비용 증가 폭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goldendog@newspim.com 2026-01-09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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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분당선 집값 5년 새 30% '쑥'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경기도 내 신분당선 역 주변 아파트 가격이 최근 5년간 30% 넘게 오른 것을 나타났다. 강남과 판교 등 핵심 업무지구로의 접근성이 집값 상승을 견인하며 수도권 남부의 '서울 생활권 편입'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가 KB부동산 시세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20년 12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최근 5년 동안 용인, 성남, 수원 등 경기도 내 신분당선 역세권 아파트(도보 이용 가능 대표 단지 기준) 매매가는 30.2%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경기도 아파트 평균 상승률인 17.4%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사진=더피알] 단지별로는 분당구 미금역 인근 '청솔마을'(전용 84㎡)이 2020년 12월 11억 원에서 2025년 12월 17억 원으로 54.5% 급등했다. 정자역 '우성아파트'(전용 129㎡) 역시 16억 원에서 25억 1500만 원으로 57.1% 뛰었다. 판교역 '판교푸르지오그랑블'(전용 117㎡)은 같은 기간 25억 7500만 원에서 38억 원으로 47.5% 올랐으며, 수지구청역 인근 '수지한국'(전용 84㎡)도 7억 2000만 원에서 8억 8000만 원으로 22.2% 상승하며 오름세를 보였다. 이러한 상승세는 신분당선이 강남과 판교라는 대한민국 산업의 양대 축을 직결한다는 점이 주효했다고 판단했다. 고소득 직장인 수요층에게 '시간'이 중요한 자산으로 인식되는 만큼, 강남까지의 출퇴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주는 노선의 가치가 집값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여기에 수지, 분당, 광교 등 노선이 지나는 지역의 우수한 학군과 생활 인프라도 시너지를 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신분당선은 주요 업무지구를 직접 연결하는 대체 불가능한 노선으로 자리매김해 자산 가치 상승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신분당선 역세권 신규 공급이 드물다는 점도 희소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대부분 개발이 완료된 도심 지역이라 신규 부지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9년 입주한 성복역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이 역 주변 마지막 분양 단지로 꼽힌다. 이 단지 전용 84㎡는 지난해 12월 15억 7500만 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신규 분양 단지에 대한 관심이 모인다. GS건설이 용인 수지구 풍덕천동에 시공하는 '수지자이 에디시온'(총 480가구)은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당첨자 계약을 진행한다. 지역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신분당선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신축이라 대기 수요가 많다"며 "수지구 내 갈아타기 수요는 물론 판교나 강남 출퇴근 수요까지 몰리고 있어 시세 차익 기대감도 높다"고 전했다. dosong@newspim.com 2026-01-0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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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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