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최연혁 교수의 '이제는 정치혁신'] 시장질서와 시장감시의 질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질서와 공정성 관리, 정치발전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요소
높은 수준에 자만하지 말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주도해야

질서와 공정성 관리, 정치발전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요소

국가의 발전과 쇠퇴의 기로를 결정짓는 요소는 무엇일까? 어떤 나라는 부침 속에서도 조금씩 정치가 성장하는데, 일부 국가들은 정체되거나 쇠퇴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질문을 집중적으로 고민한 정치학자가 새뮤얼 헌팅턴(Samuel P. Huntington)이다.

헌팅턴은 2차 대전 이후 독립한 남미,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 국가들의 경험적 연구를 토대로 집필한 저서 '변화하는 사회의 정치질서'(Political Order in Changing Societies, 1969)에서 "국가 간 가장 중요한 정치적 차이는 정부 형태가 아니라 정부 수준이며 경제적, 사회적 발전은 정치적 질서 없이는 진행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치질서는 정치적 제도화(political institutionalization)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이것은 다시 다양한 형태의 무질서에 대응하는 제도의 구축으로 나타난다고 보았다.

시장질서의 확립 과정에서 나타나는 제도가 바로 공정거래위원회다. 미국의 공정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는 「연방거래위원회법(Federal Trade Commission Act)」에 따라 1914년 설립되어 「셔먼법(1890)」, 「클레이튼법(1914)」 등 독점금지법을 집행하는 준사법 및 준입법 기능을 가진 독립행정기관이다. 1911년 스탠더드 오일(Standard Oil)과 아메리칸 토바코(American Tobacco)를 상대로 대법원이 판결을 내린 사건 이후 담합과 독점 등을 관리할 정부 행정기관으로 세워졌다.

일본 공정취인위원회(일본명 고토리이, 1947), 프랑스의 경쟁관리청(Autorité de la concurrence, 1953), 스웨덴의 국가가격담합청(Statens pris- och kartellnämnd, 1953), 독일의 연방담합청(Bundeskartellamt, 1958), 영국의 공정거래소(Office of Fair Trading, 1973) 등이 차례로 설립되었고, 한국의 경우 1976년 경제기획원 물가정책국에 공정거래과가 설치된 후 1981년 현재의 공정거래위원회로 개편되어 설립되었다.

생존 경쟁과 무질서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 1588-1679)는 그의 저서 리바이어던(Leviathan, 1651)에서 "인간은 자신의 이익을 끝없이 추구하며 이로 인해 '만인의 만인에 대한 전쟁(war of all against all)' 상태로 살게 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는 이기적 본성을 지닌 개인들에 의해 저질러지는 전쟁 상황을 곧 자연 상태(state of nature)로 정의하며 이 무질서적 상황은 절대권력을 가진 통치자가 나와야 평정될 수 있다고 보았다. 홉스는 개인의 사유재산을 지켜주기 위해서는 질서가 필요하고, 국가의 중요한 역할을 무질서의 통제라고 보았다.

시장경제(market economy)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애덤 스미스(Adam Smith, 1723-1790)는 국부론(1776)에서 임금 노동자의 노동 분화와 기계 생산을 통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생산을 만들어 내 국부가 축적될 수 있다고 보았다. 때로는 이기적인 사람들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인센티브를 만들어내는데 이것이 곧 시장경제의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이라 표현하고 있다. 애덤 스미스는 홉스와 달리 절대적 권력이 아닌 자유방임형 국가를 지지하면서, 사유재산과 안전, 그리고 생명을 지켜주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자유 정부가 최선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애덤 스미스의 시장경제 속에서 기업들은 시장지배력을 키우기 위해 독점이나 소수 생산자끼리 담합을 통해 과점을 시도하기 때문에 국가의 통제 없이는 소비자의 피해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 애덤 스미스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공익이라는 자정작업까지 이루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국가의 적절한 통제 없이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전쟁과 같은 무질서가 세상을 뒤덮게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불공정 거래규제의 모범적 사례, 미국의 셔먼법과 클레이튼법

최초의 근대적 반독점법은 1890년의 셔먼 반독점법(Sharman Anti-Trust Law)이다. 셔먼법의 목적은 시장의 실패로부터 대중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공정한 경쟁 자체를 파괴하고자 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셔먼법' 제1조는 '거래를 제한하는 모든 계약, 결합 공모'를 금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2가지의 거래 제한, 즉 수평적 거래 제한과 수직적 거래 제한이 포함된다.

첫째, 수평적 거래 제한(horizontal restraint)은 경쟁자 간에 이루어지는 거래 제한을 말한다. 예를 들어, 경쟁자가 각각 스스로 판매하는 상품가에 대해 합의하는 '가격 카르텔'(horizontal price fixing)을 막기 위한 수단이다.

두 번째로 수직적 거래 제한(vertical restraint)은 제조업체와 판매점 등에 판매 루트의 상부와 하부에 있는 당사자 간의 거래 제한 행위로 '수직 카르텔'을(vertical cartel)과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 제조업체와 판매업체 간에 고객에게 판매하는 가격(재판매 가격)을 합의하는 행위로 '재판매 가격 유지'(vertical price fixing, resale price maintenance)를 통제하며, 여러 대리점을 가지고 있는 제조업체가 각각의 유통업자가 판매할 수 있는 지역이나 고객을 제한하는 '지역 제한'(territorial or customer restriction) 등도 금지된다.

'셔먼법' 제2조는 독점(monopolization), 독점 기도(attempt to monopolize), 그리고 독점 공모(conspiracy to monopolize)를 금지하고 있다. '셔먼법'을 위반한 자에게는 법인이라면 1000만 달러 이하의 벌금, 개인의 경우에는 35만 달러 이하의 벌금 또는 3년 이하의 징역과 같은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셔먼법' 위반 행위로 손해를 입은 피해자는 위반자에 민사소송을 제기하여, 손해액의 3배에 해당하는 배상금과 변호사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은 "독점 기업 파괴자"라는 명칭을 받을 정도로 셔먼법을 적극적으로 적용해 독점 기업을 규제하고자 했다. 재직 시 총 44건의 독점금지 소송을 제기하여 최대 철도 독점 기업인 Northern Securities Company를 무너뜨렸고, 최대 석유회사인 스탠더드 오일(Standard Oil)의 독점을 와해시키고자 했다.

윌리엄 태프트 대통령도 루스벨트의 뒤를 이어 재직 기간 4년 동안 70건의 소송을 제기해 American Tobacco Company의 시장 독점을 와해시켰다. 1911년 6월에는 철강시장의 독점 기업이었던 United States Steel(US Steel)에 대한 청문회도 이끌어 냈다.

이어 1914년에는 클레이튼법(Clayton Act)가 제정되어 제한적이고 독립적 행위의 효과가 실질적으로 경쟁을 감소시키거나 독점을 창출할 우려가 있는 경우 이를 위법으로 보고 국가가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제2조 가격 차별, 제3조 연계판매와 배타적 거래, 제7조 경쟁기업의 취득, 제8조 경쟁 기업들 간의 임원 겸임 금지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를 제재할 수 있는 제도를 갖출 수 있었다.

이 같이 미국이 20세기 가장 발달된 시장경제체제를 갖출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3개의 법, 즉 셔먼법, 연방거래위원회법, 그리고 클레이튼법을 통해 대기업의 불공정한 거래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국가, 기업 그리고 소비자의 관계

국가 조직에는 국민이 내는 세금이 제대로 집행되는지 회계 검사와 직무 감사를 실행하는 감사원이 있듯, 국민 세금으로 국가의 물품 구입과 공사 입찰, 가격 담합 등이 없는지 감시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갖는 기관도 필요하다. 바로 조달청과 공정거래위원회의 존재다.

국가는 예산을 배정받아 수행하는 다양한 정부 사업을 공개 입찰을 통해 수행하기 때문에 입찰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부패가 발생할 수 있고, 그 손해는 고스란히 입찰을 받지 못하고 탈락한 민간 기업 그리고 사업자라 할 수 있다. 정부 입찰에 참가해 수주를 받은 원하청자는 하도급을 통해 그 일을 다시 제3자에게 맡길 수 있다. 이때 정부는 중요한 시장의 행위자이자 감시자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즉 조달청은 시장의 거래에 참가하는 거래 행위자이기 때문에 내부 감사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가 없으면 정부와 시장 간의 거래는 부패의 온상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조달을 통해 물품과 국가 사업의 공사를 수주하는 국가도 중요한 거래 행위자로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감시 대상이다. 기업과 은행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사업 및 투자 자금이 필요하고, 인수합병이나 상속세 및 양도세 납부 등의 세금을 납부해야 하기 때문에 자본이 언제나 필요한 상황이다. 순환 출자를 통해 일정 자본으로 문어발식 기업을 경영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과 은행의 거래, 그리고 은행과 은행 간의 거래를 감시할 금융 감독 기관도 필요하다.

소비자는 정부와의 관계에서 세금과 병역, 근로, 교육의 의무를 갖고 있으며 개인 사업자들은 중앙과 지방 정부의 공공 조달에도 참여하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정부 거래와 시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불이익에 대한 조사, 구제, 지원 등으로 보호를 해 줄 의무를 갖는다. 이때 정부는 소비자 보호원, 국민권익위원회 등이 소비자와 개인 사업자의 불이익과 불공정 사례에 대한 조사를 통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면 <그림 1>과 같다.

우리나라 공공조달의 역할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 Index, CPI)를 매년 측정해 발표하는 국제투명성위원회(Transparency International)는 부패의 온상은 주로 정부 조달 영역이라고 못박고 있다. 고위 공직자부터 일선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직위를 이용해 개인적 이권을 챙기는 사례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고, 국방 조달의 경우처럼 부패의 먹이사슬을 제공하기 때문에 가장 심각한 부패 진원지로 지적하고 있다.

조달청의 경우도 입찰 과정에서 입찰 담합 등의 방법 등으로 얼마든지 부패에 가담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의 공공 조달 과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관리할 의무를 지닌다. 우리나라의 조달청은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잠시 들여다보자.

공공조달은 조달의 재원이 국민의 세금에서 나오기 때문에 공공 복리 추구라는 목적이 수반되는 계약 행위라 할 수 있다. 국민의 세금을 사용한 계약 행위이기 때문에 다양한 법에 따라 조달 절차와 과정이 충족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공공 구매에 관한 법률로는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과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지방계약법)이 있다. 국가 및 중앙기관은 국가계약법을, 지방자치단체 및 지방기관은 지방계약법에 근거하여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

공공조달은 각종 조달 관련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처리되기 때문에 적법성을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는다. 또한 계약 상대자를 선정하는 과정은 투명해야 하며, 국민의 이익과 공공성은 구매에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공공성의 판단으로 국민의 안전성과 편리성, 효율성, 효과성 및 경제성이 중요한 잣대가 된다.

그리고 효과적으로 관리되기 위한 평가와 피드백도 필수적이다. 공공 행위의 평가에서 투입 비용과 결과에 대한 피드백이 필요하다. 효율성은 투입한 자원의 결과치에 대한 평가, 효과성은 목표한 결과를 얼마나 성공적으로 달성했는지를 측정하고, 경제성은 가장 낮은 가격으로 적절한 수준의 질에 도달했는지에 대한 평가를 담는다.

우리나라의 2023년 공공 조달 규모가 200조 원을 돌파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달청이 발간한 '2023년 공공조달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조달 전체 계약 규모는 전년 대비 12조 6000억 원(6.4%) 증가한 208조 6000억 원으로 2015년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림 2> 분기별 공공조달 전체규모 및 부분별 비율 (2021-2023) 출처: 조달청 온통조달. 공공조달 계약 추이 분석 (g2b.go.kr).

'2023년 공공조달통계연보'에는 879개 공공기관의 계약 실적을 매월 수집해 다양한 지표로 공공시장 현황을 분석한 자료와 정부조달우수제품, 벤처나라 등 조달정책 운영 실적이 포함됐다. 기관별 공공조달 시장 규모는 지방자치단체가 90조 8000억 원으로 전체 분야 중 43.5%를 차지해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이 결과는 2022년에 대비해 8.8%가 올라 기록한 결과다. 그다음으로 공공기관이 72조 원으로 34.5%를 차지했으며, 그다음으로 국가기관이 45조 8000억 원으로 22.0%를 차지하고 있다.

사업별로 보면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의 공사비용으로 80조 1000억 원이 지출되어 38.4%를 차지하고 있으며, 물품 구입을 위해 78조 2000억 원, 즉 전체 규모의 37.5%를 기록하고 있고, 서비스 용역비용으로 50조 3000억 원을 지출해 24.1%를 차지하고 있다.

2024년 1분기의 공공조달 규모는 이미 71조 4000억 원을 돌파해 전년 대비 35% 수준을 넘어서고 있어 올해는 다시 전년에 이어 빠르게 규모가 늘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가의 조달 사업에 참여하는 가장 큰 기업은 어디일까? 아래 그림에서 보듯 중소기업이 48조 2900억 원을 차지해 가장 큰 수혜자임을 알 수 있다. 그만큼 국가 조달은 중소기업의 중요한 수입원이 되고 국가가 가장 큰 시장을 제공하고 있다.

<그림 3> 공공조달의 기업별 분류 (2024) 출처: 조달청 온통조달. 공공조달 계약 추이 분석 (g2b.go.kr).

우리나라 공공조달의 평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회원국들의 공공조달 업무를 담당하는 정부 기관을 평가해 발표하는데, 2016년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조달청이 "다른 선진국이 본받을 만한 수준"이라는 극찬까지 아끼지 않는 수준이다.

특히 조달청이 구축한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인 '나라장터'는 OECD로부터 "선진국이 본받을 만한 수준"이라는 평가와 함께 전 세계에서 모범적으로 전자조달 활성화를 통해 민간에 IT 활용 사례를 제공해 민간 전자상거래 확산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전자조달(G2B) 수준을 "더 이상 조치가 불필요한 수준(no further action required)"으로 평가하며 최상의 수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3만여 공공기관과 10만여 조달업체가 거래하는 나라장터는 세계 최초로의 전자조달시스템을 서비스해 2003년에는 UN 공공서비스상을 수상할 정도였다. OECD와 ITU가 공동으로 발간한 M-Government 보고서에서도 모바일 전자정부 사례 중 '세계 4대 모범 사례'로 소개하고 있다 (OECD/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M-Government: Mobile technologies for Responsive Governments and Connected Societies, 2011).

공정거래위원회의 국제적 위상

100개국 이상의 공정 경쟁 자료를 보유하고 매년 각국의 공정거래 순위를 발표하는 글로벌 경쟁 평가 기구(Global Competition Review)의 최근 자료는 공정위원회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래 <그림 4>에서 보듯, 한국은 독일에 이어,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프랑스와 함께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칭찬일색만은 아니다. 조사에 참가했던 일부 변호사들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진행하는 기업 담합에 대한 조사 기간이 너무 길어 적실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담합 조사 평균 기간은 2022년 877일로 2021년 511일, 2020년 730일보다 더 길어졌다. 합병 심층 심사는 2022년 평균 83.2일 소요돼 2021년 90.2일에 비해 소폭 줄었지만 2020년의 67일에 비해서는 조금 늘어난 셈이다.

이를 반영하는 것이 바로 <그림 5>에서 3.25를 받아 측정치의 가장 낮은 점수를 받고 있는 조사 기간 및 시간(Length and timing of its investigation) 항목이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항목은 불공정 거래에 대한 법 규제력과 미래 의지로 각각 4점씩을 받고 있다.

2023년 평가에서 지적하는 또 다른 긍정적 요소는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아온 독점 금지 조사의 투명성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표준 관행을 준수하기 위한 절차적 권리를 강화하겠다고 확약한 보고서를 대통령에게 제출해 그 의지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그림 4> 각국의 공정거래위원회 2023년 랭킹. 출처: Global Competition Review (GCR). https://globalcompetitionreview.com/survey/rating-enforcement/2023/article/star-ratings/
<그림 5> OECD의 공정거래위원회 항목별 평가 (2023년) 출처: Global Competition Review (GCR). https://globalcompetitionreview.com/survey/rating-enforcement/2023/article/star-ratings/

높은 수준에 자만하지 말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주도해야

우리나라의 조달청과 공정거래위원회는 국제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에 올라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981년 구성되어 43년 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세계 공동 2위 수준에 있다. OECD가 시행한 조달청의 국제 평가에서도 좋은 평가 일색이다. 우리나라의 공공 조달의 투명성과 시장 감시 체계의 공정성을 이제 어느 정도 믿을 만한 수준에 올라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2018년 OECD 국가 중 일본과 함께 방어권 보장 절차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변호사-의뢰인 비밀 보호 제도(Attorney-Client Privilege·ACP)가 없어 지적을 받은 적이 있다. 일본은 문제점을 인식해 바로 2020년 공취위(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 격) 심사 규칙 개정과 비밀 유지 권 지침 제정 등의 방법으로 ACP를 제정했다.

OECD 국가 중 (변호사에게) 압수 수색 거부권이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뿐이다. 재판·수사 과정에 있는 사람들을 보호하고 대변하는 변호사들과 의뢰인들의 대화가 압수 수색 대상이 된다는 건 본질적으로 변론권을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시급하게 손볼 필요가 있다.

공정위가 우리나라에서 ACP 도입이 어려운 이유로 법 체계상 형법과 민법 등에 먼저 적용한 후에야 행정 조사를 하는 공정위가 도입하는 것이 순서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 방식으로 담합 사건에서 리니언시(자진 신고) 목적으로만 법률 자문 자료에 대해 비밀 보호 자료(ACP)를 인정하도록 하는 방법도 우선적으로 검토해 보아야 한다.

공정위가 세계적인 위상에 걸맞은 글로벌 스탠더드를 주도하지는 못할망정 아직 OECD의 지적을 받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고 궁색한 변명만 늘어놓을 이유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형법과 민법 개정은 국회를 통해야 하기 때문에 언제 이루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서둘러 국제적 수준에 걸맞은 묘안을 찾아야 하리라 본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최연혁 교수. 2024.01.15 mironj19@newspim.com

*필자 최연혁 교수는=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정부, 웨스팅하우스 지분투자 추진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설희 인턴기자= 정부가 미국 내 대형 원전 건설과 미국 원전 원천기술 기업 '웨스팅하우스' 지분 투자를 대미 전략투자 후속 사업으로 추진하면서 국내 원전 상장사의 실제 사업 참여 범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웨스팅하우스 지분율과 신규 원전 노형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시장에서는 지분 투자 자체보다 국내 업체가 설계와 설계·조달·시공(EPC), 주기기와 보조기기에서 얼마나 구체적인 사업권을 확보하는지가 향후 수주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 지분보다 사업권…韓 역할 명문화 관건 23일 산업통상부와 국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미국 내 대형 원전 8기 건설을 후속 대미 투자 프로젝트로 추진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 지분은 미국 측과 5~10% 수준에서 협상 중이다. 미국 신규 원전 8기 가운데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6기와 한국이 개발한 APR1400 2기로 구성하는 방안은 아직 합의되지 않았다. [AI 일러스트=설희 기자] 증권가에서는 지분율 자체보다 향후 미국 원전 사업에서 국내 기업이 실제로 확보할 사업 범위를 핵심 변수로 보고 있다. 특히 AP1000 사업에서는 과거 공급 이력과 웨스팅하우스와의 기존 협력관계가 신규 수주로 이어지는지가 상장사별 실적을 가를 요인으로 거론된다. 기업별로는 두산에너빌리티가 AP1000 핵심 주기기 공급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비에이치아이도 원전 보조기기(BOP) 공급 이력을 갖고 있다. 현대건설은 웨스팅하우스와 설계·조달·시공(EPC)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어 향후 미국 원전 사업 구체화 과정에서 실제 수주로 연결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2027년이 원전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구간"이라고 평가했다. 장 연구원은 미국 에너지부의 공급망 금융지원과 한국의 대미 원전 투자 구체화가 맞물리면서 미국 원전 관련 프로젝트의 진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두산에너빌리티, 美 AP1000 주기기 공급…추가 물량 기대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AP1000 공급망에서 직접적인 납품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 보글과 V.C.서머 AP1000에 원자로용기와 증기발생기를 공급한 경험이 있어 신규 미국 원전 사업에서도 기존 공급망을 기반으로 한 추가 수주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태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의 웨스팅하우스 인수 시 AP1000 사업에서도 원자로용기(RV)·증기발생기(SG) 외 추가 공급 범위(Scope) 발주를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미투자 자금 집행에 따라 공기 단축 위해 동사가 생산하는 장납기 품목에 대해 선발주를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본사 전경. [사진=두산에너빌리티] 원자로용기와 증기발생기는 제작기간이 긴 핵심 주기기다. 미래에셋증권은 대미 원전 투자 과정에서 기존 원자로용기와 증기발생기뿐 아니라 추가 기자재까지 두산에너빌리티의 공급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했다. 정혜정 KB증권 연구원도 미국 에너지부(DOE)의 금융지원으로 장납기 기자재 발주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봤다. 정 연구원은 "지난 6월 DOE가 발표한 장납기 기자재 조달 대출 프로그램에 따라 최종투자결정(FID) 이전 주요 기자재 발주가 가능해졌다"며 "AP1000 핵심 장납기 기자재 공급업체인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가 당겨지면서 원전 기자재 생산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KB증권은 향후 가장 먼저 나올 대형원전 기자재 발주 대상으로 웨스팅하우스와 미국 전력사업자가 구성하는 특수목적법인(SPV)의 장납기 기자재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미국 신규 원전 사업이 구체화될 경우 두산에너빌리티가 다른 원전 밸류체인 업체보다 먼저 수주를 가시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현대건설, 웨스팅과 EPC 협력…美 사업 확대 기대 현대건설은 기자재가 아닌 EPC 분야에서 웨스팅하우스와 직접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022년 웨스팅하우스와 AP1000 글로벌 사업 공동 참여를 위한 전략적 협약을 체결하고 향후 프로젝트별 계약을 통해 EPC 분야 우선 참여 협상권을 확보했다. 이후 웨스팅하우스와의 협력은 실제 해외 프로젝트로 이어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4년 불가리아 코즐로두이 원전 설계계약을 시작으로 슬로베니아 원전 타당성조사, 핀란드 원전 사전업무착수 계약에 참여했으며 미국 페르미 아메리카의 프로젝트 매터도어에서는 기본설계(FEED)를 수행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공동으로 글로벌 확대 추진 중인 대형원전 AP1000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파트너십을 현대건설의 미국 원전 진출 경쟁력으로 평가한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웨스팅하우스 노형의 경우 벡텔과 함께 핵심 건설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머지않아 원전 영역에서 실질적 수주와 착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배세호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에너지부(DOE)의 금융 지원, 웨스팅하우스와 잠재적 파트너들과의 의향서(LOI), 그리고 한국의 대미투자 가능성 등을 감안 시 미국 내 원전 프로젝트가 조만간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현대건설의 미국 원전 프로젝트 참여 가시성도 보다 분명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김도엽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대형원전은 팀코리아 및 웨스팅하우스 파이프라인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며 "불가리아 AP1000 대형원전은 하반기 중 엔지니어링 서비스 계약(ESC) 2차 계약 체결이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 BHI, 美 AP1000 복수기 공급…BOP 수주 주목 비에이치아이도 미국 AP1000 공급 실적을 갖고 있다. 비에이치아이는 발전용 설비를 설계·제작하는 에너지 인프라 기업으로, 주력 제품인 배열회수보일러(HRSG)와 함께 원자력발전 보조기기(BOP)를 공급하고 있다. 미국 보글과 V.C.서머 AP1000에는 복수기를 공급한 이력이 있다. 원전 BOP는 아직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다. 리딩투자증권이 제시한 올해 2분기 기준 매출 구성은 HRSG가 65%로 가장 높고 보일러 22%, BOP 5%, 기타 8% 순이다. 미국 신규 원전 발주가 본격화될 경우 현재 비중이 낮은 BOP 사업이 추가 성장 축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비에이치아이 로고. [사진=비에이치아이] 한제윤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에이치아이의 수주 흐름과 관련해 "연간 신규 수주는 올해도 1조원을 상회할 전망이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HRSG 신규 수주는 약 5000억원이며, 하반기에도 약 4000억원 이상의 프로젝트가 수주 대기 중인 것으로 추산했다. 한 연구원은 미국 텍사스에서 추진되는 대미 투자 1호 가스복합화력발전 사업과 관련해서도 비에이치아이의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HRSG 8~10기 발주를 가정할 경우 잠재 수주 규모를 약 4000억~5000억원으로 추정했으며 과거 미국 칼파인(Calpine)에 HRSG를 공급한 이력이 있다는 점도 수혜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제시했다. 조재원 키움증권 연구원도 대미 투자에 따른 미국 사업 확대 가능성에 주목했다. 조 연구원은 "미국 시장 진입이 현실화될 경우, 추가적인 멀티플 확장을 기대한다"며 비에이치아이가 미국 사업에 진입할 경우 기존 국내와 아시아 중심의 사업 지역을 북미로 확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winter1004@newspim.com 2026-09-23 13:24
사진
추가은, 女공기권총 10m 금메달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 사격의 에이스 추가은(임실군청)이 눈부신 총성을 울리며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에 일곱 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한국 사격이 거둔 첫 번째 금메달이다. 세계랭킹 23위 추가은은 일본 도요타시 아이치 종합사격장에서 열린 여자 10m 공기권총 개인전 결선에서 246.3점을 쏴 셴이야오(중국)를 무려 5.0점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추가은은 고니시 유카리가 2017년 세운 결선 아시아 기록(245.3점)과 팔락(인도)이 항저우 대회에서 세운 아시안게임 기록(242.1점)을 모두 갈아치우는 기력을 발휘했다. 조라나 아루노비치가 세운 세계기록(246.9점)에도 불과 0.6점 모자란 엄청난 기록이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추가은. [사진=대한사격연맹] 2026.09.23 psoq1337@newspim.com 앞서 열린 본선에서도 추가은의 활약은 빛났다. 추가은은 582점(엑스텐 19개)을 기록해 종전 아시안게임 본선 기록을 1점 경신하며 전체 1위로 결선에 올랐다. 김보미(부산시청), 오예진(IBK기업은행)과 함께 나선 단체전에서도 1,730점을 합작해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이 이 종목 단체전에서 메달을 획득한 것은 2010년 광저우 대회 이후 16년 만이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추가은. [사진=대한사격연맹] 2026.09.23 psoq1337@newspim.com 다만 김보미와 오예진은 각각 574점(엑스텐 22개, 20개)으로 10위와 12위를 기록해 8위까지 주어지는 결선행 티켓을 아쉽게 놓쳤다. 두 선수 모두 8위와 1점 차에 불과해 아쉬움을 삼켰다. 홀로 결선 무대에 선 추가은은 흔들림 없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결선 첫 번째 스테이지 첫 발을 10.1점으로 기분 좋게 출발한 그는 네 발을 모두 10점대 언저리에 맞추며 51.8점으로 단숨에 선두에 올랐다. 두 번째 시리즈 초반 주춤하기도 했으나 10.3점으로 마무리하며 청연칭, 셴이야오, 장란신 등을 제치고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추가은. [사진=대한사격연맹] 2026.09.23 psoq1337@newspim.com 본격적으로 한 명씩 탈락하는 엘리미네이션 스테이지에 접어들면서 추가은의 독주가 시작됐다. 10.1점과 10.7점을 연달아 꽂아 넣은 뒤, 두 번째 시리즈에서는 10.8점과 10.7점에 적중하며 143.9점을 기록해 2위 셴이야오와의 격차를 벌렸다. 세 번째 시리즈가 끝난 뒤 격차는 더욱 벌어졌고, 다른 선수들이 실수를 연발하는 사이 추가은은 더욱 달아났다. 셴이야오에 4.1점 앞선 상황에서 맞이한 마지막 시리즈에서도 10.6점과 9.8점에 적중하며 완벽하게 우승을 확정 지었다. psoq1337@newspim.com 2026-09-23 13:16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