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펜싱 간판 하를란, 최세빈 꺾고 女사브르 동메달
러시아 침공 이후 2년여 만에 조국 품에 첫 올림픽 메달
우크라 기자 "조국 지키는 이들 위한 메달… 금보다 값져"
하를란 "조국과 러시아에 의해 죽은 선수들을 위한 메달"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올하 하를란은 우크라이나의 '국민 검객'이다. 지난해 7월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64강전에서 러시아 출신 선수인 안나 스미르노바를 15-7로 물리치고 악수를 거부하고 피스트를 벗어났다. 펜싱 규정상 의무로 명시된 악수를 하지 않은 하를란은 실격당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 실격으로 파리올림픽 출전 기회가 사라진 하를란에게 파리행 티켓을 약속했다.
하를란은 30일(한국시간) 파리올림픽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 결정전에서 대접전 끝에 최세빈(전남도청)을 15-14로 꺾고 동메달을 확정하고 무릎을 꿇고 오열했다. 우크라이나 국기가 그려진 마스크에 입을 맞췄다. 관중들은 그랑 팔레 중앙홀이 떠나갈 듯 박수치고 함성을 질렀다.
[파리 로이터=뉴스핌] 박상욱기자 = 하를란이 30일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을 확정짓고 피스트에 앉아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4.07.30 psoq1337@newspim.com |
[파리 로이터=뉴스핌] 박상욱기자 = 하를란이 30일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을 확정짓고 울먹이며 최세빈과 손을 마추지고 있다. 2024.07.30 psoq1337@newspim.com |
[파리 로이터=뉴스핌] 박상욱기자 = 하를란이 30일 펜싱 여자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을 확정짓고 코치와 감격의 포옹을 나누고 있다. 2024.07.30 psoq1337@newspim.com |
[파리 로이터=뉴스핌] 박상욱기자 = 하를란이 30일 목에 건 여자 사브르 개인전 동메달에 입을 맞추고 있다. 2024.07.30 psoq1337@newspim.com |
하를란의 동메달을 지켜본 우크라이나 기자는 "정말 너무나 소중하다. 그 사태 이후 우리가 딴 첫 번째 메달이다. 금메달보다도 값지다"며 울었다.
하를란은 우크라이나 매체들과 자국어로 먼저 인터뷰한 후 다시 외신들을 위해 영어로 말했다. 전 세계 기자들이 몰려 공동취재구역이 북새통이 됐다. 하를란은 "믿을 수가 없다. 조국을 위한 메달이고 러시아에 의해 죽은 선수들을 위한 메달"이라며 "조국이 전쟁 중인 가운데 (대회에) 출전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무슨 메달인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 이건 금메달"이라며 웃었다.
하를란의 동메달은 2022년 2월 러시아가 영토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가 치른 첫 번째 올림픽에서 거둔 첫 번째 메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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