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월적 지위 이용해 장기간 무수한 피해자 발생"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에 대한 사회적 신뢰 훼손"
[서울=뉴스핌] 배정원 기자 = 자체 발행한 코인의 시가를 조작하고 고객 예치금 약 100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소닉 대표가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5부(권순형 부장판사)는 25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비트소닉 대표 신모 씨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로 함께 기소된 비트소닉의 기술부사장(CTO) 배모 씨에 대해서도 항소를 기각하고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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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불특정 다수 고객들의 계정에 허위 원화 포인트가 입력되게 함으로써 이 사건 회사의 전자기록을 위작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피해자들은 당시 허위 원화 포인트가 유통된다는 사실과 바이백 매수거래가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았더라면 이 사건 거래소를 이용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비정상적인 바이백 이벤트와 피해자들의 입금행위 사이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또 "해외 유명 거래소와 제휴 계약을 체결해 상호 협력하는 관계에 있는 것처럼 공지하거나 이 사건 거래소의 인수합병 등에 대한 공지는 허위 사실"이라며 "피고인들은 이를 통해 거래소 고객들을 기망했다"며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범행은 코인거래소를 운영하는 회사 대표자 및 특정한 가상자산의 실질적인 발행자라는 우월적·중첩적 지위를 이용해 교묘하게 행한 범죄"라며 "거래소를 이용하는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장기간에 걸쳐 반복적으로 이뤄져 무수한 피해자를 발생시켰고, 투명하고 공정한 가상자산 거래소 운영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시켰다"며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씨는 지난 2019년 1월부터 2021년 5월까지 비트소닉이 자체 발행한 코인 BSC(비트소닉코인)의 안전성과 투자 가치를 가장해 회원 100여명으로부터 예치금 등 명목으로 100억원의 현금 및 가상자산을 편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BSC에 대한 '바이백'(자사 자금으로 시장에 유통 중인 코인을 되사들이는 행위)을 통해 허위로 현금을 입금한 것처럼 시스템을 조작하고 가상자산 가격과 거래량을 부풀린 혐의도 받는다. 아울러 해외 유명 거래소와 업무 제휴를 맺었다는 등 허위 공지를 한 혐의도 적용됐다.
기술부사장(CTO) 배씨는 거래 시스템상 신씨가 보유한 코인을 우선 매입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제작·구동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신씨에게 징역 7년을, 배씨에게는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에 쌍방이 불복해 항소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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