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수상 탈출 훈련 중점…생존수영·동체탈출 등 실전 훈련
[세종=뉴스핌] 김보영 기자 = 소방청은 그동안 국가기관인 소방청, 보건복지부, 산림청 헬기 탑승 대원을 대상으로 운영되던 수상 생환훈련을 민간 헬기 탑승 대원까지 확대해 처음으로 민간 8개 기관 44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훈련은 헬기 수상 추락 사고 대비 헬기 승무원 생존율 향상을 위해 민간 업체 헬기 승무원 44명 대상으로 지난 15일부터 19일까지 대구광역시 소재 중앙119구조본부에서 추진됐다.
민간업체 소속 헬기 승무원들이 대구 중앙119구조본부에서 헬기 동체 탈출 실전훈련을 하고 있다=소방청 제공2024.07.18 kboyu@newspim.com |
이번 생환훈련 민간 확대는 지난해 10월 산불 진화 헬기 수중 추락사고 발생 이후 민간 헬기 탑승 대원 생존율 향상을 위해 국토교통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생환훈련을 요청한 것을 계기로, 소방청과 국토교통부, 서울‧부산지방항공청의 협업으로 추진됐다.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산불 진화를 위해 헬기가 저수지 등에서 물을 채우던 중 추락한 사고는 총 7건 발생해 6명이 사망했다. 이를 계기로 헬기 수상 추락 시 생존율 향상을 위한 생환훈련 필요성이 부각되었다.
헬기는 구조 특성상 엔진이 기체 윗부분에 장착돼 있어, 물속으로 추락할 경우 무거운 윗부분이 아래쪽으로 전복되어 수영에 익숙한 탑승자라 하더라도 탈출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이러한 위급 상황에서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생환훈련이 필수적이다. 실제 미국 해군 연구자료에 따르면 헬기 수상 추락 사고 시 헬기에서 탈출한 생존자의 92%는 생환 훈련을 이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실제 헬기가 물속으로 추락하는 긴급 상황을 가정해 진행된 이번 생환훈련은 헬기 수상 추락 사고 시 생존율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훈련의 주요 내용은 ▲헬기 사고 사례 분석 ▲헬기 수상 탈출 시뮬레이터 소개 및 탈출훈련 ▲수상 비상 호흡기 사용법 ▲생존수영 등이며 높은 파도와 안개, 강우 등 악천후 기상상황을 구현한 환경에서 헬기 수상 탈출 시뮬레이터 훈련장비를 활용해 생존수영, 동체탈출 등 실전과 같은 훈련으로 운영했다.
훈련에 참여한 우리항공 소속 김경동 조종사는 "사고 사례를 이론상으로는 접했지만, 실제 사고 상황을 가정하여 직접 훈련해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헬기 수상 추락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겼다. 앞으로도 민간 항공대원들에게도 정기적인 훈련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윤상기 소방청 장비기술국장은 "민간 헬기 승무원은 생환훈련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없어 그동안 관리의 사각지대였으나, 정기적으로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해 헬기 수상 추락사고 시 탑승자 생존율을 높일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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