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한 가운데, 북한이 러시아에 지난해 8월부터 올해 1월까지 7만 4000t 이상의 폭발물을 보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각) 미국 비영리 싱크탱크인 선진국방연구센터 (C4ADS)가 입수해 분석한 러시아 내부 교역 자료를 인용, 해당 폭발물이 러시아 극동의 항구 2곳에서 주로 우크라이나 인근 서부 국경을 따라 16곳에 보급됐다고 전했다.
선적물이 전달된 16곳 중 12곳은 이미 알려진 무기 저장 시설 인근이어서, 전문가들은 선적물이 탄약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 선임 연구원인 다라 매시콧은 무역 데이터에 나열된 장소 근처의 시설들이 포병 및 로켓 저장과 관련이 있으며, 일부 시설은 포탄 및 기타 장갑차용 탄약을 저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WP는 7만 4천t의 폭발물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서 사용하는 유형의 포탄 약 160만 발에 해당하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영국 싱크탱크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도 비슷한 시기에 나진항과 러시아 항구 두 곳 간에 이뤄진 27건의 수송을 파악했으며, 내용물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천 개의 컨테이너가 운송된 것으로 추정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마이클 코프먼 선임 연구원은 북한의 탄약 유입이 전쟁을 다시 러시아에 유리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주었다면서, 탄약 유입은 "소모전을 특징으로 하는 전쟁에서 작전 수행과 우위를 누가 점할지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매체는 위성사진 상 지난해 9월부터 12월 사이에 컨테이너들이 탄약고 근처에 위치하고 확장된 저장 공간을 나타내는 새로운 보호 둑도 확인되는 등 두드러진 변화들이 감지됐다고 전했다.
C4ADS의 러시아 분석가 마고 가르시아는 "폭발물을 격리하는 데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대규모 둔덕 조성은 그 폭발물이 탄약일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아울러 운송품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국경을 향해 서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전에 이들 탄약을 사용할 의도가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19일 저녁 북한 평양의 공연장에서 대화 나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 대통령(좌)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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