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사회 환경

속보

더보기

[기고] 섬, 디지털 전환의 실험실로 설계하자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김태호 전남대학교 해양생산관리학과 교수

섬은 오랫동안 '쉼'의 공간이었다. 도시인에게는 여유와 느림을, 관광산업에는 문화와 생태의 가치를 상징해왔다. 2026년 여수세계섬박람회도 이러한 감성을 앞세워 준비 중이다. 그러나 지금 섬에 기대해야 할 역할은 훨씬 더 크다.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지방소멸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풀어낼 정책 실험지이자 시스템 테스트베드로 섬을 다시 설계할 필요가 있다.

전국 3,300여 개 섬 중 약 472개는 유인도다. 이들 대부분은 고령화, 인구 감소, 인프라 부족이라는 공통의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바로 이러한 조건들이 오히려 기술과 제도를 실험하고 환류하기에 이상적인 환경을 만들어준다. 외부 변수는 적고, 행정 경계가 뚜렷하며, 단위 규모가 작아 정책 효과의 실시간 검증과 피드백이 가능하다. 섬은 행정 단위이자 생태 단위이며, 정책 단위로서도 독립성이 높아 정책 실험의 최소 단위로 적합하다.

노르웨이의 프뢰위아(Frøya)섬은 대표적인 사례다. 이곳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연어 가공공장이 위치하고, 외해에는 '오션팜 1(Ocean Farm 1)'이라는 스마트양식장이 실시간 AI 관제로 운영 중이다. 양식 기술에 그치지 않고, ICT와 해양산업, 물류, 고용이 통합된 하나의 디지털 수산 플랫폼이 섬을 중심으로 작동하고 있다. 해양 데이터, 원격제어, AI 분석이 실시간 연결되며, 지역 전체가 디지털 생태계로 진화한 셈이다.

김태호 교수.

이 같은 구조가 가능했던 배경에는 노르웨이 정부의 '연구시험면허' 제도가 있다. 규제 유예를 일정 기간 허용하고, 면허 비용도 일반 양식면허 대비 1/15 수준으로 낮춰 민간기업의 기술 실증을 제도적으로 지원한 것이다. 기술은 현장에서 검증되고, 그 결과는 다시 제도로 이어졌다. 실험과 환류가 자연스럽게 반복되는 구조였고, 이는 신뢰와 속도를 동시에 잡기 위한 정교한 설계였다.

반면 우리나라의 섬은 여전히 실험이 머뭇거리는 공간이다. 스마트양식, 디지털 어촌 등 정부 정책도 대부분 장비 보급이나 시범사업 수준에 머물러 있다. 섬에 사는 사람들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기술이 일상에 스며들 기회도 적다. 제도 설계나 시스템 실증은 소외되고, 현장의 변화는 느리다. 기술은 정착되지 못하고, 산업 전환의 기회는 반복해서 흘려보내고 있다. 실험의 공간은 있지만, 실험을 뒷받침할 제도적 틀이 부재한 셈이다.

이제는 섬을 수산정책의 샌드박스로 지정할 필요가 있다. 지역의 현실과 기술의 가능성을 함께 놓고, 작은 실험부터 시작해야 한다. 「규제자유특구 및 지역특화발전특구에 관한 규제특례법」, 「산업융합촉진법」, 「어촌·어항법」 등 현행 법령을 활용해 디지털 어촌 실증지구를 지정할 수 있다. 스마트양식, 원격의료, 청년 정착, 에너지 자립 같은 복합 정책을 하나의 섬에서 통합적으로 시험할 수 있는 구조가 가능해진다.

거문도, 욕지도, 연평도처럼 바다를 삶터로 삼아온 섬들은 이미 그 가능성을 품고 있다. 어업공동체 기반, 외해 접근성, 행정협력 체계 등에서 시범지로서의 잠재력이 크다. 특히 통신 인프라만 보강된다면 드론 배송, 디지털 금융, e헬스케어 서비스 등과 연계된 '디지털 전환의 마이크로 모델'로 진화할 수 있다. 섬 하나가 곧 하나의 디지털 마을이 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거버넌스의 설계다. 지방정부, 기술기업, 연구기관, 지역주민이 기획 단계부터 전 주기에 걸쳐 참여해야 한다. 지역에서 나오는 데이터는 지역이 함께 쓰고, 사업의 성과도 지역이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 데이터 공유, 책임 운영, 성과 평가가 명확하게 연결되는 플랫폼형 정책 구조가 필요하다. 일회성 사업이 아닌 지속가능한 정책 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기술은 수단일 뿐이다. 실제로 변화를 이끄는 건, 그 기술이 지역에서 어떻게 쓰이고 운영되느냐다.

섬은 더 이상 변두리가 아니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이 쌓아온 삶의 질서가 새로운 변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수산업의 미래도, 디지털 전환의 미래도 이 섬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섬을 디지털 실험실로 재설계해야 할 때다.

*김태호 전남대 해양생산관리학과 교수는 수산자원 관리와 어업 경영 전문가다. 연근해 어종의 자원 평가, 지속가능한 어획량 산정, 어업인 소득 안정화 방안 등을 연구해 왔다. 최근에는 기후변화 대응형 수산 정책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아빠, 어른되면 만나요"…순직 소방관 딸의 편지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경기 부천 공장 화재 현장에서 순직한 고(故) 김진석 소방위의 6세 딸이 아버지에게 쓴 편지가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은 아버지에게 "그리운 아빠, 나중에 꼭 다시 만나요. 그땐 제가 아마 어른이 됐을 때일 거예요"라는 마지막 인사를 남겼다. ◆ "아빤 저를 제일 사랑하셨다는 거"…딸의 마지막 편지 18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인천 연수갑)이 소셜미디어에 공개한 사진에는 김 소방위의 딸이 아버지를 향해 직접 쓴 편지가 담겼다. 딸은 "보고 싶은 아빠께"라는 말로 편지를 시작했다. 이어 "아빤 어제 돌아가셨는데 지금도 너무 보고 싶네요. 우린 지금 장례식장이에요"라고 적었다. 고(故) 김진석 소방위 딸의 편지. [사진=송영길 의원 페이스북] 이어 "전 알아요. 아빤 저를 제일 사랑하셨다는 거"라며 "그리운 아빠, 나중에 꼭 다시 만나요. 그땐 제가 아마 어른이 됐을 때일 거예요"라고 했다. 편지는 "사랑해요. 보고 싶은 아빠. 사랑해요"라는 말로 끝났다. 편지 옆에는 '출동'이라는 글자와 함께 소방차 그림도 그려져 있었다. 송 의원은 조문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영정사진과 앞에 놓인 6살 딸이 아빠에게 쓴 편지를 보니 눈물이 핑 돈다"며 "소방관의 출근 인사가 마지막 인사가 되는 비극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해본다"고 전했다. ◆ 퇴근 20분 앞두고 출동…화재 진압 중 순직 소방 경력 11년 차인 김 소방위는 지난 16일 오전 8시 38분쯤 경기 부천시 오정구 내동의 한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현장에 출동했다. 24시간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기까지 불과 20여 분을 남겨둔 시점이었다. 김 소방위를 포함한 선착대원 4명은 건물 3층에 진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으나 불길이 확산하면서 2명이 고립됐다. 동료 대원은 구조됐지만 김 소방위는 약 27분 뒤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이번 화재로 김 소방위가 숨지고 소방대원 1명이 중상을 입는 등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김 소방위는 아내와 내년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과 함께 새집으로 이사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김 소방위를 소방장에서 소방위로 1계급 특진시키고 옥조근정훈장을 추서했다. 국립현충원 안장도 지원할 계획이다. kji01@newspim.com 2026-10-18 11:35
사진
GPU 없는 내 PC서 초대형 AI 돌린다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애플과 메타플랫폼스가 인공지능(AI)에서 손을 잡았다. 보통 데이터센터 기반 클라우드에서 돌아가는 AI 모델을 개인 컴퓨터에서 직접 돌리는 방식이다. 애플과 메타는 15일(현지시간) 메타의 새 오픈웨이트 모델 '뮤즈 스파크 오픈'을 애플 고성능 데스크톱에서 구동하는 협업을 공개했다. 파라미터가 8160억 개에 이르는 대형 모델이다. 파라미터는 AI가 학습한 내용을 저장하는 단위로, 많을수록 모델이 크고 성능도 높은 편이다. 맥스튜디오 2~4대를 연결하면 코딩이나 영상 분석 같은 작업을 맡길 수 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는 엑스(X)에 맥에서 돌아가는 메타 에이전트 화면을 올리고 "뮤즈 스파크 오픈이 존 터너스(애플 CEO)와 애플의 작업 덕분에 새 맥스튜디오에서 훌륭하게 돌아간다"고 적었다. 터너스 CEO는 "이 정도 수준과 규모의 모델을 책상에서 바로 이렇게 효율적으로 돌릴 수 있다니 놀랍다"고 답했다. 핵심은 모델이 클라우드가 아니라 내 컴퓨터 안에서 돌아간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AI를 쓰려면 대형 데이터센터에 깔린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빌려 써야 했다. 맥스튜디오에서 대형 모델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은 애플 칩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신호다. CNBC는 이번 협업이 "AI 칩 시장에서 애플의 힘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은 이번에 자사 칩의 성능 측정 결과를 새로 공개하고, 하나의 AI 모델을 여러 대의 컴퓨터에 나눠 돌리는 기술 문서도 내놨다. 자체 소프트웨어 도구인 MLX를 통해서다. 개발자는 허깅페이스 같은 사이트에서 복잡한 설정 없이 애플용 모델을 내려받을 수 있다. 뮤즈 스파크 오픈은 애플 기기에서 더 빠르게 작동하도록 조정됐다. 오픈웨이트 모델은 AI가 학습한 결과물이 공개돼 누구나 내려받아 자기 기기에서 돌릴 수 있는 모델이다. 메타는 뮤즈 스파크 오픈이 상업적 이용을 일부 허용하는 조건으로 공개된 모델 가운데 가장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CNBC는 이번 조치가 "메타의 재편된 AI 노력에 대한 중요한 신뢰의 표시이며 오픈AI와 앤스로픽에 도전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플랫폼스 최고경영자(CEO)가 15일(현지시간) 애플 맥(Mac) 스튜디오에서 돌아가는 메타 에이전트 화면을 소셜미디어 X에 올렸다.[저커버그 CEO X 게시물 캡처] 2026.10.16 mj72284@newspim.com mj72284@newspim.com 2026-10-16 04:09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