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과 그의 가족 SK 지분 25% 보유…지배력 약화 가능성"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판결로 SK그룹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헤지펀드의 공격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슐리 렌 블룸버그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는 4일(현지시간) '10억달러 규모의 한국 이혼, 수치심에 실패했을 때 작동하는 방법' 제목의 칼럼에서 "최태원과 그의 가족은 SK그룹 지주회사 지분의 25%만 보유하고 있다"며 "최태원의 SK 지배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뉴스핌] 이호형 기자 =SK 최태원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소송 항소심 마지막 변론기일에 출석하고 있다. 2024.04.16 leemario@newspim.com |
렌 칼럼니스트는 "SK의 가치는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다"며 "최 회장이 이혼 소송을 해결하기 위해 지분을 일부 양도하거나 매각해야 한다면 최 회장 일가의 지분율은 국내 지배력 기준인 20% 아래로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고등법원 가사2부는 지난달 30일 최태원 회장에게 전 부인인 노소영 관장에게 공동 재산 분할금 1조3808억원과 위자료 2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지난 2022년 판결을 뒤집는 결과로 최태원 회장의 SK주식이 부부의 공동 재산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다만 현재 최태원 회장의 현금성 자산은 2000~3000억원 수준인 데다 대부분의 자산이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SK㈜ 지분(지분율 17.73%)이라는 점에서 2심 판결 확정 시 지분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다.
특히 렌 칼럼니스트는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헤지펀드 행동주의 캠페인의 위협은 현실"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를 예시로 제시했다.
그는 "SK의 평가 가치는 판결로 인한 강력한 상승세에도 불구하고 분석가들이 부여한 평균 가치보다 20% 이상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러한 유형의 재벌 디스카운트는 코스피 지수가 인기를 끌지 못하는 이유"라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알려진 코스피는 현재 닛케이225(2배), MSCI 차이나(1.3배)에 비해 장부가치 이하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은 적어도 10년 동안 강력한 가족 경영 대기업을 통제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거의 성공하지 못했다"며 "이번 이혼 소송이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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