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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짜그룹 수퍼플렉스 "세상의 종말보다 '자본주의 종말' 더 상상하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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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3인조 컬렉티브 그룹 수퍼플렉스,국제갤러리에서 7월28일까지 작품전
-경제학적, 기후학적 시스템 성찰한 비평적 작업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덴마크의 3인조 작가그룹 수퍼플렉스(SUPERFLEX)는 시니컬하면서도 재기발랄한 컬렉티브 그룹이다. 이들은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길을 골라서 간다. 대체로 심각한 이슈를 건드리는데 가뿐하니 흥미롭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덴마크 작가그룹 수퍼플렉스의 국제갤러리 K1 개인전 'Fish & Chips'설치전경.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2024.06.05 art29@newspim.com

1993년 결성된 이래 수퍼플렉스는 자본의 불균형과 왜곡, 민주주의, 기후위기, 거대도시, 난민 등 범세계적 이슈들을 독특한 방식으로 파고들어왔다. 이들이 서울에서 작품전을 갖는다.

서울 삼청로의 국제갤러리(회장 이현숙)는 지난 6월 4일 수퍼플렉스의 'Fish & Chips'전을 K1과 K3에서 개막했다. 작금의 지배적인 경제학 논리를 비트는 작업에서 출발한 이들은 사회, 문화, 정치적 문제로 영역을 넓혀가며 자신들의 사고와 목소리를 미술을 통해 구현해왔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국제갤러리 K1 수퍼플렉스 개인전 'Fish & Chips' 설치전경. 왼쪽은 뉴욕에 소재한 씨티은행 사옥을 패러디한 화분형 조각에, 제주도 등지에서 자라는 독성식물인 '협죽도'를 심은 것으로 연작 '투자은행 화분' 중 한 작품이다.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2024.06.05 art29@newspim.com

2019년 국제갤러리 부산점에서의 작품전 이후 5년 만에 갖는 한국 전시에서 수퍼플렉스는 기후문제와 경제시스템 사이의 관계성을 살펴본 비평적 작업을 내놓았다. 이 주제를 풀어낸 페인팅, 조각, LED텍스트 설치, 인터랙티브 영상 등 다양한 작품들이 국제갤러리 K1, K3에 자리잡았다.

전시 제목 'Fish & Chips'는 영국을 대표하는 생선튀김 요리가 연상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다른 뜻이다. 수퍼플렉스가 K3에서 소재로 다룬 해양생물과 K1에 내걸린 마이크로칩 회화 속 '데이터의 거래'라는 모티프를 합성한 것으로, 다종다기한 작품을 통해 자신들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표현하기 위해 조합한 단어다.

K1 전시장에 수퍼플렉스는 'Chips'라는 제목의 화이트톤의 단색화 페인팅들을 내걸었다. 근래 한국에서 재조명돼 세계로 뻗어나간 한국의 단색화 같지만 수퍼플렉스의 회화에는 거대 경제자본의 논리가 저변에 깔려 있다. 수퍼플렉스는 "요즘엔 세상의 종말 보다 자본주의의 종말을 상상하기가 더 어려워졌다"고 했다.

지구의 종말은 먼 미래처럼 느껴지나, 자본주의의 종말은 너무나도 끔찍하고 아찔해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누구나 휴대폰이나 신용카드를 잃어버렸을 때의 황망함을 떠올리면 된다.  

수퍼플렉스는 캔버스에 흰색 아크릴물감을 일곱 겹으로 칠하고, 실리콘으로 마감했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미세한 패턴이 보인다. 신용카드에 부착된 작은 마이크로 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패턴이다. 이 작은 칩이 지구촌 무수한 사람들의 소비활동을 가능케 하고, 경제적으로 연결시키며 종국적으론 복속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그 칩을 크게 확대해 보일듯 말듯 회화 속에 숨겨놓았다.   

흰색 페인팅들이 내걸린 전시장 중앙에는 역시 흰색의 세라믹 조각이 자리를 잡았다. 수퍼플렉스의 흥미로운 연작인 '투자은행 화분(Investment Bank Flowerpots)'의 한 작품(2019)이다. 골드만삭스, 도이치뱅크, 씨티그룹, JP모건 체이스 등 글로벌 금융계를 쥐락펴락하는 거대 투자은행의 본사 건물을 꽃병으로 제작한 일련의 시리즈다. 이 작품은 금융투자와 거래의 중독적인 면모를 은연 중 암시하고 있다.

초대형 투자은행들의 사옥을 패러디한 꽃병 조각에, 환각을 유발하는 식물(산 페드로 선인장, 페요테 선인장, 마리화나 식물 등)을 심고 이를 키우는 발상이 독특하다. 이번 서울 전시에는 씨티그룹 건물을 본뜬 모형에 제주도를 비롯해 한국 남부지역과 일본 등지에서 자생하는 독성 식물인 협죽도가 심어져 있다. 협죽도는 제주도 곳곳에서 만날 수 있는 식물로 붉은 꽃이 아름답게 피지만 올레안더라는 독성을 함유하고 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수퍼플렉스의 국제갤러리 개인전 K1 전시전경. 이미지제공:국제갤러리 2024.06.07 art29@newspim.com

K1 전시장의 바깥쪽 공간에는 LED 텍스트 작품이 빛을 발하고 있다. 알루미늄 프레임에 분홍빛의 LED 글귀를 새겨넣어 전시장은 그야말로 '핑크 룸'이다. 몽롱하고 화사하지만 텍스트는 아찔하다.'Save Your Skin'(위기에서 빠져나와라), 'Make a Killing'(크게 한몫 잡아라), 'Hold Your Tongue'(입을 다물어라)라고 쓰여진 텍스트들은 극심한 경쟁체제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하는 현대인의 경제적 상황을 보여준다. 동시에 인간의 끝없는 소유욕과 경제시스템의 붕괴를 암시하는 듯한 디스토피아적 분위기도 감지된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국제갤러리 K3 수퍼플렉스 개인전 'Fish & Chips'설치전경. 이미지 제공:국제갤러리 2024.06.05 art29@newspim.com

한편 K3 전시실은 전지구적 기후위기에 대면한 수중세계를 다룬 작품들이 어우러졌다. 1관이 암시하는 경제적 비평과는 결이 사뭇 다른, 생태학적 영역으로 전환한 작업이다. 전시장 중앙에는 지구의 지표면이 물에 잠기는 미래에 해양생물의 대안적 터전으로 기능할 수 있는 조각 'As Close As We Get'(2024)이 다섯점 설치됐다.

모듈 형태의 천연석으로 이뤄진 이 조각들은 인류세(Antropocene) 시대 너머의 시점에 인간과 해양생태계 모두의 생존을 지탱할 수 있는 '수면 아래 기반시설'을 표현한 것이다. 현재의 기후위기를 뛰어넘어 '미래'를 고찰한 작가들의 상상력이 빚어낸 수직의 작품들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덴마크의 컬렉티브 그룹 수퍼플렉스. 남태평양에서 수중 탐사를 하면서 점프수트를 입은 모습이다. 이미지제공 국제갤러리. 2024.06.07 art29@newspim.com

이번 서울 전시를 위해 선별된 조각들은 작가들이 "다양한 기하학적 형태를 내포한 거대한 어망처럼 보인다"고 묘사한 K3 건물의 구조와도 조형적 접점를 이루고 있다. 해양식물과 인간의 공생에 대한 작가들의 비전을 2차원적 작업으로 확장한 석점의 'Interface Painting'(2022)이 전시장의 벽면과 천장에 설치됐다. 어류가 서식하기 좋은 산호초들로 이뤄진 환경을 은유하는 산호빛 단색조 캔버스들이다.

​K3 전시실의 하이라이트 작품은 인터랙티브 영상 'Vertical Migration'(2021)이다. LED화면에는 수중해파리의 친척 뻘인 해양생명체 '사이포노포어'의 활동이 구현되면서 관람객의 시선을 인류세적 관점 바깥으로 확장시킨다.

이 작업을 위해 남태평양의 한 지역에서 수중탐사를 시도하기도 했던 수퍼플렉스는 "매일 밤 먹이를 찾기 위해 수면으로 올라오는 수조마리의 바다 생물들처럼, 다가오는 미래에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인간들도 '수직 이동'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인류와 해양 생명체 사이의 공통된 운명을 그리고 싶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수퍼플렉스 'Vertical Migration'. 2021. [이미지제공:국제갤러리] 2024.06.05 art29@newspim.com

영상 속 카메라는 칠흑같이 어두운 심해에서 해수면을 향해 이동하는 사이포노포어의 모습에서 시작해 점점 더 생명체에 가까이 다가가며, 후반부에는 사이포노포어라는 비인간의 시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게끔 유됴한다. 이 작품은 2021년에 열린 제76회 유엔 총회에서 유엔 사무국 파사드의 프로젝션으로 선보인 바 있다.

인터랙티브 영상 속 사이포노포어는 관람객이 가까이 다가가거나 물러서면 커지거나 작아지며 반응한다. 작가들은 "어류의 의식이란 게 어떤 것인지 궁금해 출발한 작업으로 인간과 다른 종과의 긴밀한 관계성과 소통을 시도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전시는 '종말'에서 '미래'로 작가들의 시선이 이행되고 있음을 감지하게 한다.전시는 7월28일까지.

[서울=뉴스핌] 국제갤러리 K3 수퍼플렉스 개인전 'Fish & Chips' 현장에서 한국 기자들과 인터뷰 중인 작가들. 포즈를 취해달라는 미디어의 주문에 한 명은 천정을, 또다른 작가는 발밑(맨발이다)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이영란 기자] 2024.06.05 art29@newspim.com

▲수퍼플렉스는 어떤 그룹?

​덴마크의 컬렉티브 그룹인 수퍼플렉스는 지난 2002년 난민을 상대로 배타적 태도를 취하던 코펜하겐 정부를 비판하며 '이방인들이여, 제발 우리를 덴마크인과 홀로 남겨두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를 코펜하겐 도심 곳곳에 부착했다. 공공장소 표지판을 연상시키는 강렬한 주황색 배경에 검은색 텍스트로 디자인한 이 포스터 작업은 외국인, 난민, 디아스포라 등의 이슈를 부각시키며 덴마크에서만 10만장 이상 배부되었다. 2018광주비엔날레를 포함해 이후 전세계적으로 다양한 형태로 활발히 소개됐다.

수퍼플렉스는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라는 주제로 개막한 2024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에도 초대됐다. 이들은 본전시에서 'Foreigners, Please Don't Leave Us Alone With The Danes!'를 두가지 형태로 선보이고 있다. 초기 포스터와 동일한 포스터를 바닥에 쌓아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지난 20여 년간 수많은 이들이 공적, 사적 공간에서 해당 포스터를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보여주는 영상을 선보이고 있다. 

그룹 수퍼플렉스는 1993년에 야콥 펭거, 브외른스테르네 크리스티안센, 라스무스 로젠그렌 닐슨이 설립했다. 자본의 불균형, 이주 문제, 저작권 문제 등을 주목하며 일관되게 세상의 불합리함의 근원을 파헤친 작품들을 선보여왔고, 자신들의 작업을 '도구(tools)'라 명명한다. 사람들로 하여금 작업을 매개로 범세계적 담론에 대해 함께 고민해볼 것을 제안하고 있다. 

이들은 ICA 샌디에고(샌디에고, 2024), 사우스 플로리다 현대미술관(템파, 2023), 르 비콜로르(파리, 2022), 쿤스트하우스 그라츠(그라츠, 2021), 투르쿠 미술관(투르쿠, 2020), 테이트 모던(런던, 2017), 후멕스 현대미술재단(멕시코 시티, 2013), 사우스 런던갤러리(런던, 2009), 쿤스트할레 바젤(바젤, 2005)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또한 샤르자 비엔날레(2017, 2013), 광주비엔날레(2018, 2002) 등 다수의 비엔날레와 단체전에 초대되었다. 광주광역시에 공공조형물인 '폴리'작업을 선보이기도 했다. 주요 작품 소장처로는 덴마크 아르켄 현대미술관과 미국 워싱턴 D.C. 허쉬혼 미술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 뉴욕 현대 미술관(MoMA), 마이애미 페레즈 아트뮤지엄 등이 있다.

수퍼플렉스는 2019년 한국과 덴마크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파주 도라산전망대에 '집단'의 잠재력과 '협업'의 중요성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3인용 모듈식 그네 작품 '하나 둘 셋 스윙!'을 선보였는데,  이 작품은 2023년 통일부에 영구 기증됐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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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원대 5G 요금제 나온다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동통신 3사 대표가 첫 공식 회동에서 2만원대 5G 요금제 출시와 AI 서비스 공동 개발에 합의하며, 통신 산업의 민생 기여와 AI시대 선도를 위한 민관협력의 출발점을 공식 선언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배경훈 부총리가 9일 오후 2시 과총회관에서 이동통신 3사 대표와 간담회를 갖고, 통신 요금 체계 개편과 AI 서비스 공동 개발 등 주요 현안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SK텔레콤과 KT의 신임 대표 공식 취임 후 부총리와 이통3사 대표가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인 자리로, 급변하는 통신 환경 속에서 국민 신뢰 회복과 미래 협력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TF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04.09 gdlee@newspim.com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합의 사항은 통신 요금 체계 개편이다. 이통3사는 어르신 대상 음성·문자 서비스 확대와 함께 2만원대 5G 요금제를 포함한 통합요금제를 신속히 출시하기로 했다. AI 활용이 일상화되는 시대에 기본적인 데이터 이용을 보장하는 정부의 기본통신권 정책에 대해 이통3사 모두 공감을 표하며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미래 협력 측면에서는 통신사 플랫폼을 활용한 독자 AI 모델 기반 대국민 서비스를 공동 개발·제공하기로 했다. 정부는 AI 네트워크 초격차 기술 확보를 위한 R&D와 대규모 실증사업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며, 이통3사도 AIDC 투자뿐만 아니라 차세대 통신네트워크 투자를 적극 확대하기로 했다. 배경훈 부총리는 "AI시대를 뒷받침할 차세대·지능형 네트워크 투자는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국가 인프라 투자"라고 강조하며, 이통3사의 통신 본연의 투자 확대를 강력히 촉구했다. 배 부총리는 이어 "지난해 해킹 사태를 겪으며 통신사들의 책임과 역할의 무게가 더욱 분명해졌다"며 "이제는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넘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환골탈태 수준의 쇄신과 기여로 답해야 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하철 와이파이의 LTE에서 5G로의 고도화, 고속철 품질 개선 등 대중교통 서비스 향상에도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또한 산불·화재 등 대규모 재난 상황에서 소방청 긴급구조 통신이 상용망에서 우선 처리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추진할 계획도 밝혔다. 간담회 직후 이통3사는 국민 신뢰 회복, 민생 기여, 미래 선도를 위한 쇄신 의지를 담은 공동선언문을 발표하며 협력을 공식화했다. 배경훈 부총리는 "오늘 간담회 의제들이 일회성 논의에 그치지 않도록 간담회를 정례화하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성과가 현장에서 차질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민관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통신은 국민 생활과 국가 경쟁력의 핵심 기반인 만큼, 통신 산업이 민생 안정과 AI시대 글로벌 리더십 강화에 기여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2026-04-09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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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핌 설문] 바람직한 정당체제는? [서울=뉴스핌] 김종원 정치부장 = 22대 현역 국회의원 10명 중 6명(60%)은 한국 정당의 가장 바람직한 지도체제와 관련해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권한을 분담하는 이원적 지도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치학자 10명 중 5명(49%)도 현역 국회의원과 동일하게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이원적 지도체제'를 가장 바람직한 지도체제라고 답했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은 올해 창간 23주년을 맞아 14회 서울이코노믹 포럼을 오는 4월 9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면서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와 공동 기획으로 국회의원·정치학자를 대상으로 정치개혁 인식 심층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현역 국회의원 50명·정치학자 100명 심층 설문 올해 6·3 지방선거를 50여 일 앞둔 상황에서 뉴스핌과 한국정치학회 공동기획 설문조사 결과는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정치 정쟁에서 실용으로 대전환'이라는 대주제 속에 실시된 이번 설문조사는 현재 한국의 정치개혁이 '정당의 민주주의, 당내 민주주의'가 선결되지 않고서는 실질적인 정치개혁을 이룰 수 없다는 문제 인식 속에서 진행됐다. 현역 국회의원 50명과 정치학자 1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월 25일부터 3월 25일까지 한 달 간 ▲정당 민주주의 ▲정치신뢰 ▲정치제도 ▲국회 입법 생산성 분야로 나눠 심층적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특히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국의 정당들이 크고 작은 공천 잡음과 난맥상을 보이는 가운데 이번 정치개혁 인식 설문조사 결과가 한국 정치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 정당 민주주의 선결돼야 실질적인 정치개혁 가능해 무엇보다 한국 정당의 당내 민주주의 수준이 낮은 편이라고 답한 현역 국회의원 중 '당내 민주주의를 가장 저해하는 요인'으로 61.9%가 '후보자 공천 과정의 중앙집중적 운영'이라고 가장 많이 답했다. '당대표에 권한이 집중된 정당 구조' 47.6%, '당론 결정 과정의 중앙집중적 운영' 47.6%, '특정 계파 또는 정치세력 중심의 정당 운영' 47.6%로 비슷하게 뒤를 이었다. 7개 예시 중 최대 3개까지 선택할 수 있는 이번 조사에서 '공천의 중앙집중'이 정당 민주주의 저해 1순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역 국회의원들은 가장 바람직한 공천 방식과 관련해 '완전 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를 40%로 가장 선호했다. '당원 중심 상향식 공천'(34%)도 비교적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독립적인 공천기구 설치'(12%)가 대안으로 선택됐다. 현행 공천 관행이 폐쇄적이고 중앙집중적이라고 의원들은 봤다. ◆현역 의원 70% '현행 정당 지도체제 제도적 변화 필요' 특히 현역 의원들은 '현행 정당의 지도체제에 대한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데 무려 70%('그런 편이다' 60%+'매우 그렇다' 10%)가 답했다. '향후 한국 정당의 가장 바람직한 지도체제'에 대해서는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권한을 분담하는 이원적 지도체제'가 60%로 압도적으로 높았다. 이번 설문조사의 책임연구원인 윤종빈 한국정치학회장(명지대 정외과 교수)은 "당 운영과 원내 운영을 분리해 각각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국회의원들의 문제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윤 회장은 "당대표는 당 전체의 비전과 조직관리, 원내대표는 국회 협상과 입법, 의원단 관리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책임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 의원들은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이원화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원내대표의 권한을 강화하고 원내정당 체제와 상임위원회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윤 회장은 "균형 있는 지도부 수립을 위한 원내 정책 정당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의 공감대가 어느 정도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대표 중심 체제의 대안으로 당대표-원내대표 권한 분산과 원내 정당화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정치학자 '공천 과정 중앙집중' 정당 민주주의 약화 핵심 정치학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가장 바람직한 한국 정당의 지도체제'에서도 '당대표와 원내대표가 권한을 분담하는 이원적 지도체제'를 49%로 가장 선호했다. '당대표를 폐지하고 원내대표 중심으로 운영되는 원내 정당체제' 20%, '중앙당을 축소하거나 폐지하고 국회의원 중심으로 운영되는 분권형 정당체제' 20%로 비슷했다. 다만 '현행 당대표 중심체제' 존속에 대한 선호도는 9%에 불과했다. 일각에서 제기돼 온 '집단지도체제'는 1%로 미미했다. 한국의 당내 민주주의 수준이 낮은 편이라고 답한 정치학자들의 10명 중 8명인 81%가 '당내 민주주의 발전을 가장 저해하는 요인'에 대해 '후보자 공천 과정의 중앙집중적 운영'이라고 답했다. '특정 계파 또는 정치 세력 중심의 정당 운영' 55.7%, '당론 결정 과정의 중앙집중적 운영' 49.4%, '당대표에 권한이 집중된 정당 구조' 48.1% 순이었다. 정치학자들도 현역 국회의원들과 마찬가지로 '공천의 중앙집중'이 정당 민주주의를 약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봤다. ◆6·3 지선 정국 속 공천 방식 '완전국민경선' '상향식' 선호 '가장 바람직한 공천 방식'으로는 '당원 중심의 상향식 공천' 35%, '완전 국민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 31%, '독립적인 공천기구 설치' 27%로 다소 비슷했다. 현역 국회의원들이 '완전 국민경선제' 40%, '당원 중심 상향식 공천' 34%, '독립적인 공천기구 설치' 12%인 것과는 다소 차이를 보였다. 윤 회장은 "당원 중심 상향식 공천과 오픈 프라이머리는 공천의 민주성을 강조하는 공통점이 있다"면서 "독립적 공천기구 설치는 공천 과정의 공정성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정치학자들은 어떤 공천 방식이든 공천 과정의 투명성과 신뢰성 확보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진단했다. ◆정치학자 79% '당내 민주주의 수준 낮다', 60% '당대표 권력 집중' 특히 정치학자의 무려 76%('매우 그렇다' 14%+'그런 편이다' 62%)가 '현행 한국 정당의 지도체제에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압도적으로 높은 의견을 보였다. 대다수 정치학자들은 현재 당 지도체제가 당내 갈등을 조정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데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당대표에 권한이 집중된 구조를 개혁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특히 공천 과정에서 당대표의 영향력을 축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정치학자들은 '현재 한국 정당은 당대표에게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것에 대해 60%('매우 동의한다' 8%+'동의한다' 52%)가 동의했다. '한국 정당의 당내 민주주의 수준'에 대해서도 무려 79%('매우 낮다' 22%+'낮은 편이다' 57%)로 10명 중 8명 가까이가 낮다고 평가했다. 당내 민주주의 수준이 높다는 응답은 3%에 그쳤다. 정당 민주주의 취약성과 수직적 당 운영 구조의 위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윤 회장은 "정당 의사결정 과정에서 당대표와 중앙당 지도부가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점과 당대표에게 권력이 지나치게 집중돼 있다는 점에 현역 의원과 정치학자 집단 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두 집단 모두 정당 내 민주주의 수준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했다"면서 "정당 지도체제에 대한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고 바람직한 지도체제로 '당대표와 원내대표의 권한 분담을 통한 이원화 체제'를 가장 선호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진단했다.  ◆뉴스핌, 한국 언론 첫 '4당 원내대표' 정책 토론장 마련 뉴스핌은 한국정치학회와 공동으로 기획한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포럼 당일인 9일 오전 11시부터 한국 정치의 개혁을 위한 실질적인 해법을 모색하는 정책토론의 장을 마련한다. 윤 회장 사회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와 김영배 의원, 제1야당인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최형두 의원, 조국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가 한국 언론 사상 처음으로 4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참석하는 정책토론이 진행된다.  입법 당사자인 4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직접 정책토론에 나와 실질적인 정치개혁 입장을 밝힌다는 것은 그 의미가 적지 않다. 이번 토론은 뉴스핌TV 유튜브 방송으로도 실시간 라이브 중계된다. 이번 설문조사의 공동연구원으로는 한의석 성신여대 정외과 교수, 최현진 경희대 정외과 교수, 윤성원 한양대 정외과 조교수, 임희수 연세대 정치학과 BK21 박사 후 연구원이 참여했다. 뉴스핌은 설문조사 결과를 이번 포럼 토론 이후에도 뉴스핌TV '이슈터미네이터' '정국진단' 프로그램을 통해 정치개혁 차원에서 실질적 해법을 강구하는 정책 공론화의 장을 마련해 나간다.   kjw8619@newspim.com 2026-04-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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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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