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문화·연예 전시·아트

속보

더보기

'돌 쌓는 작가' 우고 론디노네, 단순한 작품이지만 '독해'가 필요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스위스작가 우고 론디노네 국내 첫 뮤지엄전시
형형색색 돌덩이 조각, 선셋 그림으로 유명
삶의 순환, 인간과 자연 성찰한 작품 40점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새 봄을 맞아 전세계 미술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현재진행형 작가'들의 한국 전시가 줄을 잇고 있다. 불과 5,6년 전까지만 해도 정상권에서 살짝 빗겨간 작가들의 전시가 주를 이뤘던 것에 비하면 고무적인 변화다. 미술애호가에겐 이같은 변화가 반갑기 그지 없다. 어느 전시부터 관람해야 할지 기대가 만발(?)하는 4월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원주 뮤지엄 산의 백남준관에 설치된 우고 론디노네의 조각. '노란색과 빨간색 수도승'. 높이 4m, 무게 1톤에 달하는 청동 조각이다. 2021. painted bronze. [사진 =뮤지엄 산] 20 2024.04.12 art29@newspim.com

올 봄과 여름을 관통할 해외 예술가들의 전시 중 '톱3'를 고르라면 단연 필립 파레노(한남동 리움미술관), 클레어 퐁텐(신사동 아뜰리에 에르메스), 그리고 우고 론디노네(원주 뮤지엄산)의 전시다.

물론 여성 아티스트 중 '가장 핫한'작가여서 작품 모으기 어려운 영국의 세실리 브라운(청담동 글래드스톤)과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하며 스타 반열에 오른 스웨덴의 나탈리 뒤버그(청담동 송은), 직관적인 드로잉으로 유명한 미국의 에디 마티네즈(마곡동 스페이스K 서울)의 전시도 곧 개막하거나 현재 열리고 있다. 또 브라질의 작고 작가 리지아 파페(신사동 화이트큐브), 벨기에의 젊은 작가 리너스 반 데 벨데(소격동 아트선재센터)의 작품전도 한창이다.

이 가운데 하루쯤 시간을 내 온전히 현대미술의 세계로 빠져들고 싶다면 뮤지엄 산(관장 안영주)의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 전시가 제격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우고 론디노네가 푸른빛 유리로 주조해 제작한 말 조각과 '매티턱' 수채화 연작. [사진= 뮤지엄 산] 2024.04.12 art29@newspim.com

◆영상 조각 회화 설치 등 30년 작품활동 망라한 전시

스위스에서 태어나 미국 뉴욕에서 작업하는 우고 론디노네의 작품전이 강원도 원주시 뮤지엄 산에서 막을 올렸다. 지난 6일 시작된 전시는 작가의 최대 규모 개인전이자 한국 내 첫 미술관 전시로, 미술관이 아니곤 접하기 어려운 영상작업과 대형조각이 포함됐다. 전시 타이틀은 'BURN TO SHINE'. '빛나기 위해 타오르라'는 뜻의 제목은 작가의 필름 작업의 타이틀에서 따온 것이다. 

이번 전시는 뮤지엄 산의 세 전시실은 물론 백남준관, 야외 스톤가든을 아우르며 조각 회화 설치 영상 등 총 40점이 출품됐다. 따라서 그간 형형색색의 돌덩이 조각으로 대중에게 각인된 우고 론디노네의 다채롭고 폭넓은 예술적 스펙트럼을 두루 살필 수 있다. 개별 작품의 제각기 다른 시각적 표현과는 달리, 이번 'BURN TO SHINE'전은 전체가 하나의 포괄적인 주제로 수렴된다. 그것은 삶과 죽음의 연약한 경계, 존재의 순환, 인간과 자연의 관계, 그리고 그를 통해 형성되는 인간 존재의 불가해함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뮤지엄 산 로비갤러리에 내걸린 우고 론디노네의 시계 작업. 벽에는 창문 연작 석점이 마주하고 있다. [사진=뮤지엄 산] 2024.04.12 art29@newspim.com

태양빛을 무지개색으로 변주한 뮤지엄 산 로비에 들어서면 공중에 매달린 오색의 시계들이 눈에 들어온다. 시침, 분침이 없어 시간은 오리무중이다. 시계 옆으론 거대한 창문 연작(평화, 무의미, 고요)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 '환타지'같은 인트로 공간을 지나면 푸른색 유리로 주조한 말 조각들이 자리한 화이트큐브다. 저마다 투명한 수평선을 품은 말 조각에는 '켈트해' '에게해' '황해' 같은 이름이 명명돼 있다. 11마리의 푸른 말들은 서로 눈길을 마주치지 않은채 고요히 서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우고 론디노네의 말 유리조각 '황해'(2023)와 수채화 '2023년9월13일'. [사진=뮤지엄 산] 2024.04.13 art29@newspim.com

시시각각 푸른빛을 뿜어내는 말 주위에는 론디노네의 아름다운 수채화 12점이 걸려 있다. 자신이 거주하는 뉴욕 롱아일랜드 매티턱의 일몰과 월출 풍경을 매일매일 담은 이 작품은 내밀한 일기이자 삶의 기록이다. 오직 3가지 색으로 해가 수평선 아래로 지는 순간과 노을을 시적으로 표현한 '마법'같은 작품이다. 작가는 "나는 마치 일기 쓰듯 '살아있는 우주'를 기록한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계절, 하루, 시간, 풀잎 소리, 파도소리, 일몰, 하루의 끝, 그리고 고요함까지"라고 읊조린다.

전시공간을 적극 활용하는 작업과 야외 설치작업을 주로 해온 작가는 2000년대부터는 하늘의 태양과 구름, 바람 등 자연을 공감각적으로 재현하거나, 빌딩 위에 무지개를 마치 건축의 일부처럼 띄우는 작업을 선보였다.

[서울=뉴스핌]이영란 기자= 우고 론디노네가 원주지역 어린이 1000명과 협업한 작업. '너의 나이, 나의 나이, 그리고 태양의 나이'(2013~현재). [사진=뮤지엄 산] 2024.04.12 art29@newspim.com

자연의 순환에 대한 사유는 원주시 어린이들과 협업한 작품에서도 이어진다. 미술관 1, 2층에 똑같은 구조로 전시된 두 점의 프로젝트 '너의 나이, 나의 나이, 그리고 태양의 나이'(2013-현재)와 '너의 나이, 나의 나이, 그리고 달의 나이'(2020-현재)는 각각 태양과 달을 상징하며 화음과 불협화음으로 서로 공명한다. 이 작업에는 원주시의 5세부터 12세까지, 1000여 명의 어린이들이 참여했다. 어린이들이 그린 2000점의 드로잉은 전시가 끝난 후 작가에 의해 소장, 축적되며 프로젝트가 거듭될수록 진화한다.

한편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영상작품 'burn to shine'(2022)이다. 론디노네는 프랑스계 모로코인 안무가와 협업해 모로코 사막에서 나흘간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아프리카 마그레브지역의 전통의식과 현대무용을 결합한 퍼포먼스는 강렬한 사운드와 안무가 관객에게 압도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영상은 12명의 타악기 연주자와 18명의 남녀 무용수가 등장해 불꽃을 둘러싼채 춤추기 시작해 무아지경에 이르렀다가 동이 트면 끝이 난다. 작가는 'burn to shine'은 변화에 대한 욕망을 담고 있으며, 삶과 죽음의 연약한 경계를 탐색한 축제이자 애도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우고 론디노네의 영상작업 '번 투 샤인'. 2022. 모로코사막에서 타악기 연주자들과 무용가들이 해질녘부터 동이 트는 시간까지 강렬한 퍼포먼스를 펼치는 장면을 담은 필름이다. [사진=뮤지엄 산] 2024.04.12 art29@newspim.com

영상작품의 타이틀 'burn to shine'은 론디노네가 자신의 연인(파트너)이자, 존경하는 시인이었던 존 지오르(1936~2019)의 시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동시에 이는 '삶과 죽음의 공존'을 가리키는 불교 격언이기도 하다. 죽음으로 재가 되지만 재에서 다시 태어나, 새 생명을 얻는 불교의 윤회사상을 론디노네는 무한반복되는 강렬한 영상을 통해 압도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작업은 2019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뜬 존 지오르에게 바치는 헌사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론디노네의 시그니처 작품인 거대한 돌 조각 연작을 만날 차례다. 백남준관에는 높이 4m의 '노란색과 빨간색 수도승' 조각이 원형의 천정에서 내려오는 자연광 아래 '중세의 성인'처럼 관객을 맞는다. 특별히 수도승을 고른 것은 '한없이 명상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스톤가든에는 고대의 거대한 돌기둥같은 6점의 '수녀와 수도승(nuns+monks)'이 투박한 자연석 위에 설치됐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평소 작품이 설치되지 않았던 뮤지엄 산의 야외 스톤가든에 우고 론디노네의 강렬한 브론즈 조각 '수녀와 수도승' 6점이 놓였다. [사진=뮤지엄 산] 2024.04.12 art29@newspim.com

이 기념비적 연작에 대해 작가는 "돌은 내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재료이자 상징이다. 자연석을 아름다움과 사유의 대상으로 탐구하고 감상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했다.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바깥세상과 내면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매우 사적이며 명상적인 시각적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고 했다.       

론디노네가 세계적 작가로 부상한 것은 지난 2013년  퍼블릭 아트펀드 주최로 록펠러센터 광장에 거대한 청석 조각 'human nature'를 선보이면서다. 높이 2.7m의 청석 조각 9점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고대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을 선사해 화제를 모았다. 이를 기점으로 돌 작업을 더욱 파고든 작가는 2016년에는 네바다의 황량한 사막에 7점의 알록달록한 초대형 돌조각을 선보여 유명세를 더욱 키웠다. 

◆현대미술사가들이 론디노네에 주목하는 까닭은

현재 론디노네의 작업은 동시대 미술계에서 중요한 지점에 올라 있다. 그가 다양한 영역과 매체를 넘나들며 구현한 개념적 사유와 독창적 시각언어는 미술사가들의 연구대상이다. 데뷔 이래 수십년간 여러 작품을 연작으로 구현하거나 확장해온 작가는 돌, 나무 같은 자연의 재료들을 전혀 다른 차원으로 시각화해 새롭게 인식하게 만든다. 재료에 깃든 에너지를 끌어모으거나, 가뿐하게 뒤바꿔 '공명'을 일으키는 것에 있어선 론디노네가 단연 독보적이다. 

론디노네의 작업은 때로는 시적이고, 때로는 관념적이며, 때로는 심오하다. 그의 작품은 대체로 쉽고 간결하다. 쨍하게 강렬한 작품도 있고, 섬세하고 아름다운 작품도 있다. 간단명료해 보이지만 론디노네의 작품은 '독해'가 필요한 작업이다. 독해를 하지 않는다면 그를 그저 '돌 쌓는 작가' 쯤으로 치부하게 된다.

시라큐스대학교에서 현대미술사를 강의하는 Jon Ihnmi 박사는 "론디노네는 수행자이면서 명민한 수완가이기도 하다. 그의 '수녀와 수도승(nuns+monks)' 조각은 돌의 단순한 형태, 강렬하고 인공적인 색상, 압도적 크기로 물질적 현존을 뽐낸다. 돌에 내재된 아름다움과 기운을 믿는 론디노네는 우리가 세상의 관습, 규칙, 위계질서의 틈새에서 능동적으로 길을 찾아나서는, 그 과정에 동참하는 인간 세상과 인간 너머의 세상 모두와 상호관계하는 '일원'임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그런데 론디노네의 '수녀와 수도승' 연작은 실제 돌이 아니라는데 반전이 있다. 그가 원하는 질감을 돌로 내구성까지 담보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작가는 석회암으로 모형을 제작한 뒤 작품을 스캔해 확대해 청동으로 주조한다. 석회암의 질감을 살리면서도, 실리성을 위해 브론즈 주조를 택한 것이다.   

우고 론디노네의 돌(브론즈) 조각, 일몰과 월출을 담아낸 '매티턱'회화, 말 유리 조각, 여섯 개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선보이는 영상 'burn to shine'을 통해 삶과 자연의 순환, 인공성과 가변성을 사유해보는 뮤지엄 산의 전시는 오는 9월18일까지 계속된다.

art29@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금융사·대학 해킹 지속…보호법은 '국회 계류 중' [서울=뉴스핌] 송기욱 기자 = 금융권과 대학 등에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국회의 입법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야가 기업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고 침해사고 은폐를 방지하기 위한 법안을 잇따라 발의했지만 상당수가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야가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처벌 강화와 증거 보전 등에서 유사한 법안을 내놓고 있어 향후 법안 심사 과정에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 금융사 CEO 보안책임·침해사고 증거보전 강화 추진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킹 등 침해사고가 확인된 금융회사는 모두 16곳으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약 10만건에 달한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을 긴급 점검한 결과 130곳에서 보안관리 미흡 사항이 확인됐다. 대학가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2일에는 연세대 포털서비스가 해킹 당해 재학생과 졸업생, 교직원 등 1만5000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8월에는 서강대에서도 약 18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처럼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면서 국회에서도 재발 방지를 위한 입법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상당수 법안이 소관 상임위원회에 머물러 있어 실제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유동수 의원이 지난해 11월 금융회사의 정보보안 책임을 강화하는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금융회사 대표이사를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 확보와 이용자 보호를 위한 관리조치의 최종 책임자로 명시하고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내용을 담았다. 침해사고에 따른 전자금융거래정보와 개인신용정보 유출에는 총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정보보호 공시제도를 마련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민규 의원도 지난달 14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때 관련 증거를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접속기록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사고 자료를 은닉하거나 폐기·위조·변조한 경우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조사 방해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하는 내용도 담겼다. 손명수 의원도 지난달 21일 해외 기업이 지정한 국내 대리인의 개인정보 유출 대응과 피해구제 업무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국내 대리인에게 시정명령과 변경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국민의힘, 증거은폐 제재·유출정보 불법유통 차단 입법 속도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재발 방지와 사후 대응을 위한 입법이 이어지고 있다. 박성훈 의원은 지난달 17일 개인정보 침해사고 발생 이후 증거를 은폐하거나 조작한 기업에 매출액의 최대 3%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개인정보 보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조사 개시 이전과 조사 과정에서 자료를 은닉·폐기·위조·변조하는 행위를 제재 대상으로 규정하고 관련 위반행위를 신고하거나 제보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강명구 의원도 지난 7월 유출된 개인정보의 불법 거래를 처벌하고 다크웹 등에서 유통되는 개인정보의 탐지·삭제·차단을 강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침해사고 관련 자료의 보전을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개인정보 보호 실태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박형수 의원도 지난달 7일 퇴직자나 부서 이동 직원의 개인정보 접근 권한을 변경·말소하도록 하는 의무를 법률에 명시하고 관련 기록을 3년간 보관하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 ◆주요 법안 6건 모두 정무위 계류…향후 입법 성과 주목 여야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안을 잇따라 내놨지만 실제 국회 심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발의한 개인정보 보호 관련 주요 법안 6건은 모두 국회 정무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이 가운데 유동수 의원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만 지난해 12월 1일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뒤 올해 3월 31일 상정됐으며 이후 의결로 이어지지 못했다. 나머지 5건은 정무위원회에 회부된 이후 아직 상정되지 않은 상태다.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은 일부 시행되고 있다. 지난 9월 11일부터 시행된 개정 개인정보 보호법에는 반복적이거나 중대한 개인정보 침해행위에 대해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업 대표자의 개인정보 보호 최종책임을 명문화하고 개인정보 보호책임자(CPO)의 권한도 강화했다. 다만 이미 시행된 개인정보 보호법과 별개로 금융권에 특화된 보안관리 체계와 침해사고 조사 과정의 증거 확보, 유출정보의 불법유통 방지를 포함한 추가 입법 과제는 여전히 국회에 남아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금융권을 넘어 대학 등으로 확산하는 가운데 여야가 유사 법안을 중심으로 협의에 나서고 실질적인 입법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가 핵심 관건이다. oneway@newspim.com 2026-10-27 05:00
사진
금리·전쟁 충격 같은데…韓 증시, 왜 더 흔들렸나 [서울=뉴스핌] 이나영 기자= 빠르게 상승했던 만큼 하락폭도 빨랐던 코스피, 미국의 고금리와 중동 긴장에 따른 유가 불안, 환율 변화가 국내 기업의 수익성과 투자 여건에 부담을 줬다. 여기에 수출주 비중이 높은 시장 구조와 약해진 매수 기반이 맞물리면서 대외 충격이 코스피의 낙폭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코스피는 18.83% 하락했다. 코스피는 지난 9월 30일 6838.04에서 10월 23일 5550.30으로 내려왔다. 이달 2일 7003.74까지 올랐던 지수는 15일 5554.22로 하락했으며, 이후에도 5000대에서 등락을 이어갔다. 특히 반도체 등 수출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는 글로벌 AI 투자와 금융환경 변화에 민감한 모습을 보였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매도가 이어지면서 환율뿐 아니라 반도체 기업의 이익 전망과 국내 매수 기반의 약화가 주가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AI 일러스트= 이나영 기자] ◆ 유가·고금리 부담,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 압박 중동 긴장에 따른 고유가는 기업의 비용 부담과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통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 꼽힌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산·운송비를 높이는 가운데 물가 불안이 지속되면 국내 기업과 해외 고객사의 투자 여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101.79달러,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2월물 브렌트유는 108.79달러에 마감했다. 두 유종 모두 전 거래일보다 하락했지만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았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의 9월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7.6% 올라 8월(15.9%)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원유와 원재료를 수입하는 기업이 비용 증가분을 판매가격에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면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다. 미국의 물가 상승은 높은 금리가 지속될 수 있다는 경계를 통해 국내 증시에도 부담을 주는 변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전월 대비 0.6% 상승해 8월(각각 3.4%, 0.4%)보다 상승률이 높아졌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전체 월간 물가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으며,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전년 동월 대비 6.3% 올랐다. 국내 반도체주에는 높은 금리가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데이터센터 투자기업의 차입 비용이 늘어나면 설비투자와 반도체 구매가 지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AI 수요가 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자금 확보 여부에 따라 국내 기업의 수주와 실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인프라가 부채 기반 투자로 이동하는 가운데 자금조달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는 우려가 AI 인프라 투자의 지속 성장 가능성에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며 "조달금리가 실제로 계속 높아지면 AI 사업 수익성에 대해 우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 뉴스핌DB] AI 인프라 기업의 자금조달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코어위브의 신용위험도 부각됐다. 금융정보업체 S&P글로벌 마켓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코어위브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15일(현지시간) 1100bp(1bp=0.01%포인트)를 넘어섰다. 채무불이행 위험에 대비한 보장 비용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코어위브 등 AI 인프라 기업의 재무 부담은 국내 증시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미래 이익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현재 실적이 양호하더라도 고객사의 투자 지연이 향후 주문과 제품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다. ◆ 원화 강세에도 주가 약세…메모리 중심 구조에 충격 집중 한국 증시의 상대적으로 큰 낙폭을 두고는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된 산업 구조가 대외 충격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투자에 대한 경계가 고객사의 구매 물량과 메모리 가격에 대한 우려로 이어지면서 국내 대표 기업의 이익 지속성에 대한 평가도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는 설명이다. 9월 말 MSCI 한국지수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합산 비중은 62.9%였다. 글로벌 투자자가 메모리 기업의 비중을 줄이면 한국시장 전체에 대한 투자 비중 조정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분석이다. 원화 강세에도 외국인 주식 매도가 이어진 점은 최근 국내 증시 약세를 달러 강세에 따른 환차손 우려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환율이 하락해도 반도체 이익 전망에 대한 경계가 남아 있으면 외국인 매수가 회복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1일 기준, 전 거래일보다 2.2원 내린 1328.1원을 기록하며 4거래일 연속 연저점을 경신했다. 2024년 10월 2일(1319.3원)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반도체 수출 호조에 따른 달러 공급 기대가 하락 요인으로 꼽힌다. 원화 강세는 환헤지를 하지 않은 외국인의 달러 환산 수익률을 높이는 요인이다. 다만 수출기업에는 원화 환산 매출과 이익 감소 부담이 될 수 있어 환율 안정이 주가 상승으로 곧바로 이어지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스핌] 김예원 기자 = 코스피가 전장 종가보다 1001.89포인트(17.91%) 상승한 6595.45로 거래가 마감된 가운데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을지로 본점 딜링룸에 SK하이닉스와 삼정전자, 달러/원 환율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2026.07.31 yeawon2@newspim.com 중국 메모리 기업의 기술 추격 우려도 국내 반도체 기업의 향후 수익성을 둘러싼 변수로 꼽힌다. AI 고객사의 투자 여력과 함께 중국 업체의 공급 확대가 메모리 가격과 국내 기업의 가격 협상력에 미칠 영향도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국내 증시는 반도체 대형주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AI·반도체 투자심리 변화에 민감한 데다, 외국인 매도세를 받아낼 국내 매수 여력도 약해지면서 다른 주요국보다 낙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 금리·환율 안정만으로 회복 한계…이익 지속성 확인 필요 다만 금리와 환율이 일부 안정됐던 10월 중순에도 국내 증시는 약세를 보였다. 높은 자금조달 비용이 유지되면서 대외 변수의 단기 개선만으로는 AI 투자와 반도체 이익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기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지난 20일 기준,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5.109%로 일주일 전보다 약 10bp 낮아졌지만 여전히 5%대를 유지했다. 10월 13~20일 원·달러 환율도 하락했으나 코스피는 종가 기준 8.0% 내렸다. 시장에서는 금리·환율의 단기 움직임보다 고객사의 투자와 국내 기업의 이익 증가세가 지속될 수 있는지가 중요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재 실적 전망이 양호해도 높은 조달비용이 향후 투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주가에 부담을 줬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9월 23일부터 10월 19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하락률은 각각 23.6%, 31.4%였다. 같은 기간 두 기업의 향후 12개월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각각 1.8%, 3.3%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종형 센터장은 "주가는 현재 실적뿐 아니라 미래 이익에 대한 기대와 이를 실현할 가능성까지 선반영한다는 점에서 실적과 주가가 단기적으로 괴리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증시 회복을 위해서는 물가·금리 부담 완화와 함께 AI 투자가 실제 매출과 현금흐름으로 이어지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진단이다. 이 센터장은 "미국 금리와 물가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반도체 업황과 AI 투자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회복되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nylee54@newspim.com 2026-10-27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