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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 쌓는 작가' 우고 론디노네, 단순한 작품이지만 '독해'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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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작가 우고 론디노네 국내 첫 뮤지엄전시
형형색색 돌덩이 조각, 선셋 그림으로 유명
삶의 순환, 인간과 자연 성찰한 작품 40점

[서울=뉴스핌]이영란 편집위원/미술전문기자=새 봄을 맞아 전세계 미술계에서 각광받고 있는 '현재진행형 작가'들의 한국 전시가 줄을 잇고 있다. 불과 5,6년 전까지만 해도 정상권에서 살짝 빗겨간 작가들의 전시가 주를 이뤘던 것에 비하면 고무적인 변화다. 미술애호가에겐 이같은 변화가 반갑기 그지 없다. 어느 전시부터 관람해야 할지 기대가 만발(?)하는 4월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원주 뮤지엄 산의 백남준관에 설치된 우고 론디노네의 조각. '노란색과 빨간색 수도승'. 높이 4m, 무게 1톤에 달하는 청동 조각이다. 2021. painted bronze. [사진 =뮤지엄 산] 20 2024.04.12 art29@newspim.com

올 봄과 여름을 관통할 해외 예술가들의 전시 중 '톱3'를 고르라면 단연 필립 파레노(한남동 리움미술관), 클레어 퐁텐(신사동 아뜰리에 에르메스), 그리고 우고 론디노네(원주 뮤지엄산)의 전시다.

물론 여성 아티스트 중 '가장 핫한'작가여서 작품 모으기 어려운 영국의 세실리 브라운(청담동 글래드스톤)과 2009년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은사자상을 수상하며 스타 반열에 오른 스웨덴의 나탈리 뒤버그(청담동 송은), 직관적인 드로잉으로 유명한 미국의 에디 마티네즈(마곡동 스페이스K 서울)의 전시도 곧 개막하거나 현재 열리고 있다. 또 브라질의 작고 작가 리지아 파페(신사동 화이트큐브), 벨기에의 젊은 작가 리너스 반 데 벨데(소격동 아트선재센터)의 작품전도 한창이다.

이 가운데 하루쯤 시간을 내 온전히 현대미술의 세계로 빠져들고 싶다면 뮤지엄 산(관장 안영주)의 우고 론디노네(Ugo Rondinone) 전시가 제격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우고 론디노네가 푸른빛 유리로 주조해 제작한 말 조각과 '매티턱' 수채화 연작. [사진= 뮤지엄 산] 2024.04.12 art29@newspim.com

◆영상 조각 회화 설치 등 30년 작품활동 망라한 전시

스위스에서 태어나 미국 뉴욕에서 작업하는 우고 론디노네의 작품전이 강원도 원주시 뮤지엄 산에서 막을 올렸다. 지난 6일 시작된 전시는 작가의 최대 규모 개인전이자 한국 내 첫 미술관 전시로, 미술관이 아니곤 접하기 어려운 영상작업과 대형조각이 포함됐다. 전시 타이틀은 'BURN TO SHINE'. '빛나기 위해 타오르라'는 뜻의 제목은 작가의 필름 작업의 타이틀에서 따온 것이다. 

이번 전시는 뮤지엄 산의 세 전시실은 물론 백남준관, 야외 스톤가든을 아우르며 조각 회화 설치 영상 등 총 40점이 출품됐다. 따라서 그간 형형색색의 돌덩이 조각으로 대중에게 각인된 우고 론디노네의 다채롭고 폭넓은 예술적 스펙트럼을 두루 살필 수 있다. 개별 작품의 제각기 다른 시각적 표현과는 달리, 이번 'BURN TO SHINE'전은 전체가 하나의 포괄적인 주제로 수렴된다. 그것은 삶과 죽음의 연약한 경계, 존재의 순환, 인간과 자연의 관계, 그리고 그를 통해 형성되는 인간 존재의 불가해함이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뮤지엄 산 로비갤러리에 내걸린 우고 론디노네의 시계 작업. 벽에는 창문 연작 석점이 마주하고 있다. [사진=뮤지엄 산] 2024.04.12 art29@newspim.com

태양빛을 무지개색으로 변주한 뮤지엄 산 로비에 들어서면 공중에 매달린 오색의 시계들이 눈에 들어온다. 시침, 분침이 없어 시간은 오리무중이다. 시계 옆으론 거대한 창문 연작(평화, 무의미, 고요)이 관람객을 맞는다. 이 '환타지'같은 인트로 공간을 지나면 푸른색 유리로 주조한 말 조각들이 자리한 화이트큐브다. 저마다 투명한 수평선을 품은 말 조각에는 '켈트해' '에게해' '황해' 같은 이름이 명명돼 있다. 11마리의 푸른 말들은 서로 눈길을 마주치지 않은채 고요히 서있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 우고 론디노네의 말 유리조각 '황해'(2023)와 수채화 '2023년9월13일'. [사진=뮤지엄 산] 2024.04.13 art29@newspim.com

시시각각 푸른빛을 뿜어내는 말 주위에는 론디노네의 아름다운 수채화 12점이 걸려 있다. 자신이 거주하는 뉴욕 롱아일랜드 매티턱의 일몰과 월출 풍경을 매일매일 담은 이 작품은 내밀한 일기이자 삶의 기록이다. 오직 3가지 색으로 해가 수평선 아래로 지는 순간과 노을을 시적으로 표현한 '마법'같은 작품이다. 작가는 "나는 마치 일기 쓰듯 '살아있는 우주'를 기록한다.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계절, 하루, 시간, 풀잎 소리, 파도소리, 일몰, 하루의 끝, 그리고 고요함까지"라고 읊조린다.

전시공간을 적극 활용하는 작업과 야외 설치작업을 주로 해온 작가는 2000년대부터는 하늘의 태양과 구름, 바람 등 자연을 공감각적으로 재현하거나, 빌딩 위에 무지개를 마치 건축의 일부처럼 띄우는 작업을 선보였다.

[서울=뉴스핌]이영란 기자= 우고 론디노네가 원주지역 어린이 1000명과 협업한 작업. '너의 나이, 나의 나이, 그리고 태양의 나이'(2013~현재). [사진=뮤지엄 산] 2024.04.12 art29@newspim.com

자연의 순환에 대한 사유는 원주시 어린이들과 협업한 작품에서도 이어진다. 미술관 1, 2층에 똑같은 구조로 전시된 두 점의 프로젝트 '너의 나이, 나의 나이, 그리고 태양의 나이'(2013-현재)와 '너의 나이, 나의 나이, 그리고 달의 나이'(2020-현재)는 각각 태양과 달을 상징하며 화음과 불협화음으로 서로 공명한다. 이 작업에는 원주시의 5세부터 12세까지, 1000여 명의 어린이들이 참여했다. 어린이들이 그린 2000점의 드로잉은 전시가 끝난 후 작가에 의해 소장, 축적되며 프로젝트가 거듭될수록 진화한다.

한편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영상작품 'burn to shine'(2022)이다. 론디노네는 프랑스계 모로코인 안무가와 협업해 모로코 사막에서 나흘간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아프리카 마그레브지역의 전통의식과 현대무용을 결합한 퍼포먼스는 강렬한 사운드와 안무가 관객에게 압도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영상은 12명의 타악기 연주자와 18명의 남녀 무용수가 등장해 불꽃을 둘러싼채 춤추기 시작해 무아지경에 이르렀다가 동이 트면 끝이 난다. 작가는 'burn to shine'은 변화에 대한 욕망을 담고 있으며, 삶과 죽음의 연약한 경계를 탐색한 축제이자 애도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우고 론디노네의 영상작업 '번 투 샤인'. 2022. 모로코사막에서 타악기 연주자들과 무용가들이 해질녘부터 동이 트는 시간까지 강렬한 퍼포먼스를 펼치는 장면을 담은 필름이다. [사진=뮤지엄 산] 2024.04.12 art29@newspim.com

영상작품의 타이틀 'burn to shine'은 론디노네가 자신의 연인(파트너)이자, 존경하는 시인이었던 존 지오르(1936~2019)의 시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동시에 이는 '삶과 죽음의 공존'을 가리키는 불교 격언이기도 하다. 죽음으로 재가 되지만 재에서 다시 태어나, 새 생명을 얻는 불교의 윤회사상을 론디노네는 무한반복되는 강렬한 영상을 통해 압도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 작업은 2019년 심장마비로 세상을 뜬 존 지오르에게 바치는 헌사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론디노네의 시그니처 작품인 거대한 돌 조각 연작을 만날 차례다. 백남준관에는 높이 4m의 '노란색과 빨간색 수도승' 조각이 원형의 천정에서 내려오는 자연광 아래 '중세의 성인'처럼 관객을 맞는다. 특별히 수도승을 고른 것은 '한없이 명상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스톤가든에는 고대의 거대한 돌기둥같은 6점의 '수녀와 수도승(nuns+monks)'이 투박한 자연석 위에 설치됐다.   

[서울=뉴스핌]이영란 미술전문기자=평소 작품이 설치되지 않았던 뮤지엄 산의 야외 스톤가든에 우고 론디노네의 강렬한 브론즈 조각 '수녀와 수도승' 6점이 놓였다. [사진=뮤지엄 산] 2024.04.12 art29@newspim.com

이 기념비적 연작에 대해 작가는 "돌은 내 작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재료이자 상징이다. 자연석을 아름다움과 사유의 대상으로 탐구하고 감상하려는 시도에서 출발했다. 이는 보는 이로 하여금 바깥세상과 내면세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매우 사적이며 명상적인 시각적 경험을 가능하게 한다"고 했다.       

론디노네가 세계적 작가로 부상한 것은 지난 2013년  퍼블릭 아트펀드 주최로 록펠러센터 광장에 거대한 청석 조각 'human nature'를 선보이면서다. 높이 2.7m의 청석 조각 9점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고대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을 선사해 화제를 모았다. 이를 기점으로 돌 작업을 더욱 파고든 작가는 2016년에는 네바다의 황량한 사막에 7점의 알록달록한 초대형 돌조각을 선보여 유명세를 더욱 키웠다. 

◆현대미술사가들이 론디노네에 주목하는 까닭은

현재 론디노네의 작업은 동시대 미술계에서 중요한 지점에 올라 있다. 그가 다양한 영역과 매체를 넘나들며 구현한 개념적 사유와 독창적 시각언어는 미술사가들의 연구대상이다. 데뷔 이래 수십년간 여러 작품을 연작으로 구현하거나 확장해온 작가는 돌, 나무 같은 자연의 재료들을 전혀 다른 차원으로 시각화해 새롭게 인식하게 만든다. 재료에 깃든 에너지를 끌어모으거나, 가뿐하게 뒤바꿔 '공명'을 일으키는 것에 있어선 론디노네가 단연 독보적이다. 

론디노네의 작업은 때로는 시적이고, 때로는 관념적이며, 때로는 심오하다. 그의 작품은 대체로 쉽고 간결하다. 쨍하게 강렬한 작품도 있고, 섬세하고 아름다운 작품도 있다. 간단명료해 보이지만 론디노네의 작품은 '독해'가 필요한 작업이다. 독해를 하지 않는다면 그를 그저 '돌 쌓는 작가' 쯤으로 치부하게 된다.

시라큐스대학교에서 현대미술사를 강의하는 Jon Ihnmi 박사는 "론디노네는 수행자이면서 명민한 수완가이기도 하다. 그의 '수녀와 수도승(nuns+monks)' 조각은 돌의 단순한 형태, 강렬하고 인공적인 색상, 압도적 크기로 물질적 현존을 뽐낸다. 돌에 내재된 아름다움과 기운을 믿는 론디노네는 우리가 세상의 관습, 규칙, 위계질서의 틈새에서 능동적으로 길을 찾아나서는, 그 과정에 동참하는 인간 세상과 인간 너머의 세상 모두와 상호관계하는 '일원'임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그런데 론디노네의 '수녀와 수도승' 연작은 실제 돌이 아니라는데 반전이 있다. 그가 원하는 질감을 돌로 내구성까지 담보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작가는 석회암으로 모형을 제작한 뒤 작품을 스캔해 확대해 청동으로 주조한다. 석회암의 질감을 살리면서도, 실리성을 위해 브론즈 주조를 택한 것이다.   

우고 론디노네의 돌(브론즈) 조각, 일몰과 월출을 담아낸 '매티턱'회화, 말 유리 조각, 여섯 개의 대형 스크린을 통해 선보이는 영상 'burn to shine'을 통해 삶과 자연의 순환, 인공성과 가변성을 사유해보는 뮤지엄 산의 전시는 오는 9월18일까지 계속된다.

art2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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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스로픽·오픈AI 'AI 감속론'의 속내는?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앤스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가 지난주 12일 내놓은 인공지능(AI) 개발 감속론에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와 xAI 모회사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 CEO가 잇달아 동조했다. 경쟁 관계인 3사 수장이 최상위 모델의 성능 개선 속도를 늦추자는 데 공개적으로 뜻을 같이한 것은 처음이다. 다만 업계의 시선은 감속 선언에 붙은 조건에 쏠린다. 아모데이 CEO의 제안이 자발적 제동에 머물지 않고 정부 규제 요구와 한 묶음으로 제시됐다는 점에서다. 업계에서는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개방형 모델과 후발 주자의 진입로를 좁히기 위함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오픈AI·앤스로픽의 개방형 제한 로비가 '사다리 걷어차기' 논란을 부른 데 이어 같은 구도가 감속론을 매개로 되풀이된 양상이다. 3사만 속도를 늦추면 개방형이 격차를 좁히는 결과만 남는 만큼 개방형까지 같은 규제에 묶어야 감속이 성립한다는 셈법이 규제 요구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3단계안과 부속 조치 아모데이 CEO의 에세이 '우리는 프론티어(최상위 성능 모델)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3단계 구조로 짜여있다. 1단계는 앤스로픽이 단독 이행을 약속한 조치로 제3자 평가 기관에 내부 위험평가팀에 준하는 상시 접근권과 평가 결과 공개권을 준다. 같은 의무를 다른 개발사에도 지우도록 정부에 요구하는 내용이 함께 붙어 있다. 2단계는 미국 최상위 모델 개발사 전체에 대한 정부 규제를 기본으로 삼되 입법 지연에 대비해 개발사 간 자발적 기준 마련을 병행하는 내용이고 3단계는 국제 공조다. 앤스로픽이 스스로 지는 부담은 평가자 수용에 그친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CEO의 개인 웹사이트에 게시된 에세이 'We Must Pace the Frontier' 갈무리 [사진=아모데이 CEO 개인 웹사이트] 2단계에 함께 담긴 부속 조치들이 개방형 진영을 자극했다. 아모데이 CEO는 중국과의 격차 이상으로 감속하면 안보 위험이 생긴다며 반도체 수출통제 강화와 무단 증류(한 모델의 출력으로 다른 모델을 훈련하는 기법) 단속, 가중치(모델이 학습한 결과를 담은 핵심 수치) 도난 방지를 요구했다. 표적은 중국이지만 다른 모델의 출력을 훈련에 활용하는 증류가 널리 쓰이는 개방형 생태계에서는 무단 증류의 규제 범위를 넓게 잡을 경우 통상적인 모델 개발 기법까지 제한될 수 있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우려다. ◆개방형 추격과 감속 딜레마 감속 주장의 '저의'를 따지기에 앞서 살펴야 할 것은 규제를 동반한 감속 주장이 나온 배경이다. 개방형의 추격 속도가 아모데이 CEO에게 규제 없는 감속을 허용하지 않는다. AI 모델 이용 중개 플랫폼 오픈라우터에 따르면 미국 이용자가 요청한 토큰 처리량 가운데 개방형 비중은 작년 9월 26%에서 지난달 60%로 높아졌다. 유럽연합 이용자의 개방형 비중도 같은 기간 16%에서 65%로 상승했다. 가성비로 시장을 파고드는 개방형 모델 앞에서 3사만의 감속은 점유율 양보와 다르지 않다. 앤스로픽의 공동창립자인 다리오 아모데이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폐쇄형 3사만 속도를 줄이면 개방형과의 성능 격차가 좁혀지는 시간만 짧아진다. 기술 우위로 높은 기업가치를 떠받치는 회사가 스스로 감속을 선언하는 것은 자기 약화에 가깝다. 에세이에는 자기 약화를 피하는 장치가 들어 있다. 아모데이 CEO는 훈련 중단이 아니라 안전 검증 시간 확보가 목적이라고 했다. 감속 대상은 외부 공개 모델의 역량 향상 속도이고 내부 연구는 제약에서 비켜난다. 폐쇄형은 공개 시점만 조절하면 되지만 공개 자체가 사업 방식인 개방형은 공개를 늦추면 남는 것이 없다. 규제를 동반한 감속이 개방형에 지우는 부담은 준수 조건에서 한층 커진다. 아모데이 CEO가 제시한 제3자 평가자 상주 방식은 모델을 자사 서버에 두고 API로 제공하는 구조에서만 작동한다. 누가 쓰는지 확인하고 위험한 사용을 감시하며 접근을 차단하고 문제 모델을 서비스에서 내리는 일은 서버를 통제하는 개발사만 할 수 있다. 가중치를 공개한 개발사는 수정·재배포된 복사본을 회수할 방법이 없다. 해당 조건이 강제되면 개방형은 결국 존재 방식 자체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진입장벽 논란과 '규제 포획' 공방 앤스로픽이 6월 내놓은 규제 프레임워크의 적용 기준도 논란이다. 훈련 연산량이 10의 25제곱 플롭을 초과하고 연간 AI 매출 5억달러 또는 연구개발비 10억달러가 넘는 기업을 대상으로 삼는다. 소규모 개발사는 면제되는 구조지만 문제는 기준선을 넘는 순간부터다. 문턱을 넘자마자 비용과 기간을 가늠하기 어려운 승인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면 투자자와 창업자로서는 문턱 아래 머무는 편이 합리적 선택이 된다. 소규모로 남는 것은 허용하되 대형사로 성장하는 길은 막는 면제 조치가 된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사진=블룸버그통신] 백악관에서 감속론을 공개 비판한 인사는 데이비드 색스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이다. 색스 공동의장은 감속 선언 다음 날인 13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서 "다리오가 프론티어 속도를 조절하자고 썼고 샘이 동의했다. 그렇게 해라. 당신들이 프론티어다"고 했다. 두 회사가 점유율·매출·성능 어느 기준으로 봐도 최상위 모델 시장을 사실상 둘이 나눠 갖고 있으니 남을 규제할 것 없이 스스로 늦추면 된다는 논리다. 감속의 대가로 원하는 규제 틀을 얻으려는 시도는 규제 포획(규제가 기존 강자의 이익 보호 수단으로 변질되는 것)에 해당한다고 했다. 색스 공동의장의 규제 포획 비판은 지난달 아모데이 CEO와의 엑스 공방에서 이미 구체화된 바 있다. 당시 그는 앤스로픽이 요구하는 사전 심사 체제를 'AI를 위한 차량국(DMV)'에 빗댔다.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정부 시험과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면 대응 인력과 자금을 갖춘 대형사만 대기열을 견디고 후발 주자는 출시 자체가 늦어진다는 논리다. 안전을 명분으로 한 심사 요건이 기존 강자에게 유리한 경쟁 규칙으로 굳어진다는 지적이 감속론에서도 되풀이된 셈이다. ◆반독점 면제 요청 문턱 규제 포획 논란과 별개로 규제를 동반한 감속은 현행법의 문턱부터 넘어야 한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오픈AI는 최근 수주간 의회 의원들에게 업계 차원의 감속 조율이 합법인지 지침을 요청했다. 경쟁사 간 개발 속도 합의는 일종의 생산량 제한에 해당해 반독점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 법조계 일각의 해석이다. 7월 초당파 의원들이 안전·보안 협력에 반독점 예외를 두는 법안을 발의했으나 하원 법사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아모데이 CEO의 반독점 면제 요청은 현행법 아래 조율이 자동으로 합법이 아니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기도 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사진=블룸버그통신] 법적 문턱을 넘더라도 실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포브스는 에세이가 제3자 평가자 도입 시한을 명시하지 않은 점을 짚었다. 아모데이 CEO가 요청한 반독점 면제도 정부가 받아들일 의무가 없어 거부되면 2단계는 시작조차 어렵다. 반독점법을 거론하는 것 자체가 두 회사의 협력 회피를 가리기 위한 구실이라는 시각도 있다. 면제가 나올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알고 요청한 것이라면 감속은 처음부터 이행 의사 없이 내건 조건부 약속에 가깝다. 공동 제안서조차 만들지 않은 채 규제 요청부터 앞세운 순서가 의심의 근거로 언급된다. ◆백악관 입장과 개방형 반응 앤스로픽의 규제 요청은 지난달 백악관이 한 번 거절한 내용과 같다. 백악관이 지난달 확정한 자발적 AI 심사 틀은 대상을 폐쇄형 최상위 모델로 한정했다. 개방·폐쇄를 가리지 않는 시험을 요구했던 앤스로픽으로서는 폐쇄형 최상위 모델만 심사받고 개방형은 빠지는 결과가 됐다. 에세이에서 거론된 2단계가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모든 최상위 모델 개발사에 같은 기준을 강제하라는 내용이다. 폐쇄형에 그친 심사 대상을 개방형까지 넓혀 달라는 요구를 감속론의 이름으로 다시 낸 셈이다. 데이비드 색스 백악관 대통령 과학기술 자문 공동의장 [사진=블룸버그통신] 개방형 진영의 대응은 규제 확대 요구를 맞받아치는 형태로 나왔다. 오픈소스 개발자 제이크 골드는 공개서한에서 "진심이라면 가중치를 공개하라"고 했다. 개방형을 심사 대상에 넣자는 요구에 폐쇄형도 가중치를 공개해 외부 검증을 받으라고 맞선 것이다. 개방형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의 클렘 들랑그 CEO도 감속 자체에는 동의했지만 규제 대상 확대에 대한 찬반은 명시하지 않았다. 감속의 필요성은 인정하더라도 감속의 조건을 폐쇄형 진영이 정하는 구도는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이 개방형 진영의 입장으로 읽힌다. ◆IPO 시기와 겹친 감속론 감속론의 저의를 둘러싼 근본적 물음은 왜 지금이냐에 있다. 최상위 모델 개발사들은 이전 세대 훈련 비용을 회수하기 전에 다음 세대에 더 큰 자본을 투입하기를 거듭해 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픈AI의 GPT-6 아스트라는 내부 다량 사용 직원 기준 하루 7000달러어치 토큰이 소모된다고 한다. 기술 투자자 마틴 바르사브스키는 엑스에서 "[3사가 다른 건 몰라도] 서로 벌이는 경주가 모두를 파산시킬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할 것"이라고 썼다. 감속 합의의 실제 동기가 안전이 아니라 비용에 있다는 지적이다. 감속 선언과 상장 절차 연기가 비슷한 시점에 나온 점은 의심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앤스로픽은 지난주 예정됐던 증권신고서(S-1) 공개를 이달 늦은 시점으로 미뤘고 올트먼 CEO는 12일 연내 상장 배제 의사를 밝혔다. AI 연구자 엘리 데이비드는 엑스에서 "S-1이 손실 규모를 드러낼 것이므로 훈련 비용을 줄여 수익성 경로를 보여야 한다"고 했다. 상장을 앞둔 회사로서는 손실을 줄일 방법을 투자자에게 보여야 하는데 훈련 비용 절감이 가장 확실한 수단이고 안전을 이유로 감속하면 비용 절감이라는 속내를 드러내지 않고도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6-09-14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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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 핵심인사 일가족 중국서 탈북했다고?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고위층 일가족이 중국 체류 중 우리 관계기관에 탈북·망명을 요청해 국내에 무사히 입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사정에 밝은 대북정보 관계자는 15일 뉴스핌에 "중국에서 대표부 대표급으로 일해온 노동당 핵심 인사가 지난 7월 망명을 요청해 정부가 이를 수용했다"면서 "현재 국가정보원의 보호 아래 합동신문과 국내 정착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중국에 체류해온 북한 노동당 고위급 인사의 일가족이 지난 7월 탈북 망명해 한국에 입국한 것으로 15일 파악됐다. 사진은 북한 고위층 일가족의 한국행을 AI를 이용해 표현한 가상 이미지. [사진=AI생성] 2026.09.15 ◆북한 고위급 인사 망명 확인은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  노동당 대외 관련 핵심 부서의 간부급으로 중국으로 파견돼 일해온 이 인사는 부인은 물론 자녀를 동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체류 고위급 북한 인사의 탈북·망명과 수용 조치가 확인된 건 이번이 이재명 정부 들어 처음이다. 탈북·망명 동기와 관련해 이 인사는 한국과 서방국가의 자유로움과 발전상을 보며 북한 김정은 정권의 폭압적인 행태에 실망했고, 특히 어린 자녀의 미래를 위해 평양 귀환을 하지 않고 서울행을 택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망명해 온 인사가 동북 3성 지역의 북한 공작 핵심 거점 도시에서 일해온 만큼 최근 북한의 대남 관련 동향이나 북중 관계 정보를 다수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귀띔했다. 특히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대남적대 노선 노골화 이후 북한의 대남 전략이나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을 파악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해당 인사의 탈북과 국내 입국 과정에서의 구체적인 정황이나 중국 당국의 협조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지난 6일 강원도 원산항에서 열린 구축함 강건호 취역식에 참석한 조용원(앞줄 왼쪽) 노동당 조직담당 비서를 비롯한 핵심 간부와 가족들이 축하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행사장 대형 화면에 국무위원장 김정은과 딸 주애의 모습이 보인다. [사진=조선중앙TV 화면캡처] 2026.09.15 yjlee@newspim.com 해외 근무 북한 외교관이나 대표부 요원, 파견 근로자의 한국행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6년에는 태영호 영국 주재 공사가 가족과 함께 망명했고, 조성길 이탈리아 대리대사(2018년), 류현우 쿠웨이트 대리대사(2019년), 리일규 쿠바 주재 대사관 참사(2023년) 등이 대표적이다. 대북정보 관계자는 "당사자의 요청에 따라 구체적인 체류 국가나 신상을 밝히기 어려운 고위급 인사들이 훨씬 더 많다"고 말했다. yjlee@newspim.com 2026-09-15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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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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