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 54주 연속↑…임대차 수요 매수세 전환
임대차 2법 시행 4년차…집주인 4년치 변동률 올릴 가능성 ↑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전셋값이 오르면서 전월세 살이를 살던 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서고 있다. 분양가가 높아지고 있는데다 전셋값이 매매가격을 밀어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전셋값에 조금 더 보태 매수에 나서려는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 임대차 2법 시행 4년차를 맞아 전셋값이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 역시 전월세 수요가 매수로 돌아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매수세 전환에 따른 거래량 증가로 집값 역시 당분간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공급 부족 우려 확대에 따른 전월세·매매가격 상승이 지속되면서 기존 임대차 수요가 매매시장으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셋값이 오르면서 전월세 살이를 살던 수요자들이 매수에 나서고 있다. 사진은 11일 서울 여의도 63 스퀘어 전망대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사진=뉴스핌DB] |
◆ 서울 아파트 전셋값 54주 연속↑…임대차 수요 매수세 전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전월세 살이 대신 매수를 택하려는 세입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해 5월22일(0.01%)부터 54주 연속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난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평균 0.10% 오르며 전주(0.10%)와 같은 상승폭을 유지했다.
매매가격 역시 10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은 지난주 기준 0.06% 오르며 10주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3월 셋째 주 0.01%로 시작해 상승 폭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특히 약 10개월간 전셋값은 상승세, 매맷값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매매가와 전세가의 간격이 좁아지면서 임대차 수요가 매수로 돌어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1년 넘게 오르고 있는데다 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실수요자들이 전세가격에 조금 더 보태 실거주 목적으로 매매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전세가 9498건, 월세가 6044건으로 총 1만5542건이다. 이는 2021년 2월(1만5018건)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전달인 3월(2만1538건) 보다 27.8% 감소했다. 지난 3월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간 매매는 오히려 늘었다. 지난 4월 서울 아파트 매매량은 4350건이다. 3월 4210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많진 않지만 거래량이 늘었다. 서울 아파트 매매는 지난해 12월 1839건에서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난달 매매계약을 맺은 정모(41)씨는 "청약 당첨될때까지 전세로 계속 살려고 했는데 (전세)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집사람과 상의한 끝에 그냥 사기로 했다"면서 "아무래도 전세계약 끝날때마다 집 알아보고 이사다니는 것도 일이고 집값 등락 신경쓰지 않겠다고 마음 먹으니 오히려 속이 편하다"고 말했다.
◆ 임대차 2법 시행 4년차…집주인 4년치 변동률 올릴 가능성 ↑
특히 올해 하반기 임대차 2법 시행 4년차를 맞으면서 4년전 전세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이 다가오면서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더 올릴수 있다는 우려 역시 매수세 전환에 영향을 끼진 것으로 풀이된다.
임대차 2법으로 4년간 임대료 가격이 묶이면서 집주인들이 4년치(변동분)를 한꺼번에 올려 전셋값이 더욱 치솟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특히 4년전 저렴한 전세로 들어가 한 차례 갱신권을 사용한 세입자의 경우 보증금 추가 지급이 불가피한 만큼 차라리 돈을 조금 더 보태 매수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최근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오모(38)씨는 "전세계약 당시 4억원 정도로 들어왔는데 현재 5억원대로 매물들이 올라와 있더라"면서 "전세계약 만료시점이 다가와 갱신권을 사용하겠다고 하니 차라리 집주인이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매수하지 않겠냐고 물어보더라"고 말했다.
전세가율이 높아지면서 늘어나느 갭투자 역시 매수세가 늘어나는 요인으로 보인다. 서울 등 수도권 내 매매가격과 전셋값 차이가 줄어든 일부 단지에서 갭투자 매매가 다시 나타나는 모습이다. 아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에서 갭투자 매매가 가장 많이 증가한 지역 상위 10곳 중 7곳이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갭투자 거래가 가장 많은 지역은 경기 화성이다. 1분기 전체 매매 거래 2130건 중 100건(4.6%)이 갭투자 매매였다. 이어 경기 수원 영통구(73건), 충남 천안 서북구(72건), 경남 김해(69건), 인천 서구(60건), 경기 시흥(58건), 충남 아산(57건), 인천 연수구(53건), 경기 남양주(52건), 경기 성남 분당구(52건) 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매매가와 전세가격의 차이가 좁혀지면서 갭투자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결국 매매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집값 역시 오름세를 보일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min7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