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주들 AI 변화에 피로감...소규모 업체들은 전략 수정할 수도
다른 AI검색 엔진으로 소비자 이동 막을 수 있을지 의문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구글이 인공지능(AI) 개발 계획을 전격 공개했지만 현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구체적인 청사진이 부족하고 경쟁 압박 속에 AI 검색 선두를 차지해야 한다는 다급함만 엿보였다는 혹평이 이어졌다.
구글은 지난 14일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 'I/O 2024'에서 검색 엔진에 AI 모델 제미나이를 접목한 'AI 오버뷰(개요)'를 전면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어 21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구글 마케팅 라이브(GML) 2024' 행사를 열고 생성AI 시대의 광고 및 마케팅 전략을 공개했다.
하지만 22일 야후파이낸스와 검색 관련 미디어 서치엔진랜드(SEL), 디지털 인포메이션 월드 등은 전문가들의 반응이 기대보다는 우려가 가득했다고 전했다.
이마케터 선임 애널리스트 에블린 미첼-울프는 "AI 오버뷰 도입 이후 구글의 검색 광고 매출이 어떻게 달라질지에 관해 (확실한 비전보다는) 의구심이 더 많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구글의 AI 이니셔티브가 검색 질을 향상시키도록 설계되었지만, 시장은 기존 검색 결과에 의존하는 많은 사이트들이 새로 바뀐 AI 패러다임 속에서 오히려 피해를 입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아울러 구글 캐시카우인 광고기반 검색 사업에도 지장을 줄 수 있다고 걱정하고 있다.
과거 구글 연례개발자 회의 I/O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는 구글 최고경영자(CEO)인 순다르 피차이의 모습. [사진=김나래 특파원] |
◆ 구글 AI 청사진 '불명확'
구글은 AI를 활용한 검색 결과가 사용자들의 검색 확대와 웹페이지 체류 시간 장기화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 중이다.
사용자가 검색어를 입력하고 '생성' 버튼을 누르면 생성형 AI가 요약한 검색 결과를 제시하는 AI오버뷰는 연말까지 전 세계 10억 명의 사용자에게 제공될 방침이다.
하지만 GML 행사를 지켜본 굿AF 컨설팅 창립자 아말리아 파울러는 "AI가 마케터를 대체하지 않는다는 말과 AI가 마케팅 전략을 수행할 수 있다고 한 구글의 주장이 상충돼 혼란스러웠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구글 광고의 경우 AI 개발에 예산이 필요한데 상대적으로 자본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의 경우 마케팅 전략 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컴파운드 그로스마케팅 유료검색 디렉터 제레미 크란츠는 "실시간 AI 프로토타입은 구글이 챗GPT 4.0을 보고 다급히 내놓은 대안처럼 보이며, 퍼포먼스 맥스(PMAX) 등도 기대 이상은 아니었다"고 평가했다.
크란츠는 "전반적으로 올해 GML은 매우 실망스러웠고(underwhelming), 특히 B2B 관점에서는 서프라이즈라고 할 게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LLC 창립자 사라 스테멘은 "AI 오버뷰에 광고를 넣는 것은 불가피했을 것"이라면서 다만 구글이 AI 비전을 어떻게 구현해 나갈 것인지가 불명확했다면서 "아직은 구글이 어떻게 해야 할 지 감을 못 잡은 듯 보였다"고 평가했다.
서치엔진랜드는 이러한 전문가 반응을 소개하면서 일부 광고주들은 구글이 공개한 업데이트 내용을 일부 반겼지만 지나치게 빈번한 AI 관련 변화들에 점차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특히나 소규모 업체들은 당장 자신들의 실적에 어떻게 영향을 줄지가 명확하게 드러난 AI 업데이트를 기다리고 있지만 아직은 그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디지털인포메이션월드 사이트는 구글의 AI 개발이 경쟁을 두려워한 '패닉 반응'처럼 보인다고 혹평했다.
구글 내부자로부터도 구글이 경쟁 기업들의 추격에 다소 다급하게 AI를 추진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구글서 퇴사한 스콧 젠슨은 구글이 추진하는 AI 프로젝트들이 형편없는 모티베이션을 갖고 있으며, 'AI'만 들어가면 된다는 식의 패닉에 가까운 시도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첼-울프는"소비자들이 다른 검색 엔진으로 넘어가는 순간 구글의 기회는 사라지는 것"이라면서 "구글이 AI 생성 검색 경쟁에서 뒤쳐지면 소비자들은 결국 다른 AI 검색 업체로 넘어갈 것이며 그만큼 구글 수익원은 줄어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kwonjiun@newspim.com